[청년광장] 꼬리 자르기로 덮으려는 정부
[청년광장] 꼬리 자르기로 덮으려는 정부
도마뱀의 꼬리를 잘라도 몸통은 그대로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1.03 10: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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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0월 29일에 일어난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해 국내 분위기가 아직도 많이 가라앉은 상태다. 희생자는 또 늘어서 156명이 되었다.

이 중 남성은 55명이고 여성은 101명이라고 한다. 이전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번 참사는 명백히 정부의 안전불감증과 무사안일주의로 인해 빚어진 인재(人災)였다.

그런데 무능하고 한심하다 못해 철면피이기까지 한 이 정부는 사고의 책임을 지기는커녕 모든 책임을 일선 경찰들에게 모조리 떠넘기려 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능해도 양심적이기라도 했으면 욕은 덜 먹을 것인데 어찌 이리 양심도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단어들 하나하나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그 의미가 너무도 다르다.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 중에는 외국인 희생자도 있었다. 총 26명이었는데 이 중 5명이 이란인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이란 외무부 대변인 나세르 칸아니는 “불행히도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이란인 5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한국 정부가 관리 방법을 알았다면 행사 관리를 했어야 했다.”고 한국 정부의 무능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란 측의 이 같은 지적은 당연한 지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외교부는 이런 이란 측의 지적이 듣기 싫은 모양이다. 지난 1일에 외교부는 이란 측에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란 쪽을 접촉해 확인한 결과, 이란 쪽은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 언급이 기사화된 것이라고 해명해왔다.”고 했다. 또 덧붙여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이런 언급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각별한 주의 및 재발 방지를 이란에 강력 요청했다.”고 했다.

지금 이걸 잘 했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하는 것인가? 개인적 언급이든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이든 우리 정부가 이란 측에 항의할 자격은 없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이번 참사를 키운 건 무사안일주의에 젖어 통제를 소홀히 한 정부다.

그런데 뭘 잘 했다고 이란 측에 항의를 하는가? 외교부가 했어야 하는 일은 이란 측에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과를 하는 것이었다. 대통령부터가 아마추어니 정부 부처도 아마추어 수준으로 전락한 것인가?

참고로 희생자 중에는 미국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인 브래드 웬스트럽의 조카인 앤 기스케 양도 있었다. 앤 기스케 양은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유학생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번 사고로 인해 향년 20세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이런 거물급 인사의 친족도 희생자 중 한 사람이 되자 미국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왔다. 미국인들은 “발전된 도시인 서울 한복판에서 왜 이같은 대형 참사가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임과 동시에 한국 정부가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럼 외교부는 왜 미국 측에 대해선 항의하지 않는 것인가?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연일 한국 정부의 미숙한 대처가 사고를 키웠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럼 미국 측에도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란은 만만하고 미국은 무서워서 그러는 것인가?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통역 관련해서 문제가 생겼다는 공지가 나오자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말했다.

한 외신기자가 직전에 자신의 질문 요지를 다시 설명하면서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지 질문했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해 농담을 한 것이다. 그 말을 할 때 한덕수 총리는 분명히 실실 웃고 있었다.

한덕수 총리 당신이 지금 제 정신인가? 지금이 웃고 농담 따먹기할 분위기로 보이나? 이런 정신상태인 사람이 무슨 총리랍시고 앉아 있는 것인가? 이렇게 한심하기 짝이 없는 한덕수 총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에서도 유승민 전의원등이 총리를 경질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옳은 말이다. 한덕수 총리는 마땅히 경질되어야 한다.

그리고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난 10월 31일에 인터뷰에서 “이건 축제가 아니다.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핼러윈 데이에 모이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된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했다. 참 가지가지 한다. 그러면서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다.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고 했다.

그래 말 한 번 잘 했다. 당신이 전략적인 준비를 한 게 구체적으로 뭐가 있었는지 한 번 읊어봐라. 이태원에 꼴랑 불법주정차 단속 요원 30명 배치한 게 전략적인 준비인가? 어디서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것인가? 그냥 죄인처럼 고개 푹 숙이고 아무 말 안 했으면 중간이나 갈 것인데 왜 욕을 벌고 매를 버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역시 계속해서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이렇게 본인들의 책임은 회피하고 있는 이 한심한 정부는 급기야 사고의 책임을 일선 경찰들에게 뒤집어씌우려 하는 것 같다.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을 대기 발령으로 돌렸다고 하는데 그에게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물으려 하는 거로 강한 의심이 든다. 허나 일개 경찰서장 한 사람에게 몽땅 다 뒤집어씌운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 듯하다. 이번 참사는 연대책임이다. 경찰서장 이임재 한 사람 매장시킨다고 그 윗선들의 책임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일선 경찰들에게 참사의 책임을 뒤집어씌우려고 하자 이제 경찰 측에서도 내부 폭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이태원 파출소 직원이라는 사람이 내부 폭로를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참사 당일 근무했던 약 20명의 직원들은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몰려드는 인원과 신고들을 처리하기엔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고, 기동대 지원 요청도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 직후 주요 시민단체와 언론의 동향을 수집해 내부 문건까지 만든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분명히 이는 일선 경찰관 누군가가 언론에 유출한 것이라 생각된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때의 대응 방식과 바뀐 게 없는 셈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언급해 보면 이렇다.

이태원 참사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에 경찰청은 ‘정책 참고 자료’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고 한다. ‘특별취급’이란 글자가 써진 내부 보고서에서 경찰은 이번 참사를 둘러싼 주요 시민단체의 반발 분위기를 자세히 적었다. 경찰은 특히 이번 참사가 세월호 참사 직후와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걸 부각했다. 민주노총 관계자 등의 SNS 글을 특정해 거론하며, 이들이 이태원 참사에서 정부 대응이 부족했던 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제2의 세월호 참사로 규정해 정부를 압박하려 한다고 썼다.

또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7시간’이 논란이 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윤석열의 지시사항을 분초 단위로 확인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거라고도 내다봤다. 경찰은 보고서에서 이태원 참사가 촛불 집회, 혹은 정권 퇴진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 언론이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는 보도량을 대폭 늘렸다며 부정적인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 성금’을 모으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했다.

경찰청은 정보국이 작성한 문건이 맞다고 인정했지만, 합법적 활동 범위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15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대규모 참사가 제대로 수습되기도 전에 시민단체와 언론 동향부터 파악하려 했다는 게 과연 정상적인 모습인가?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을 동원해 정부 책임론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유가족과 언론을 사찰하고, 내부 문건에서 민심과 여론을 관리할 방안을 자세히 적어 논란이 됐던 바 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소홀히 한 주제에 대통령 탄핵 걱정부터 하고 있는 것인가? 이런 한심한 정부가 어디에 있을까 모르겠다. 박근혜 정부가 역대 최악의 정부인 줄 알았는데 바닥 밑에 또 바닥이 있었다. 이렇게 후안무치하고 무능한 정부는 어째서 또 다시 나오게 된 것인가? 

박근혜 정부도 그렇고 윤석열 정부도 그렇고 보수 정부는 절대 참사가 터지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책임을 지기는 커녕 어떻게든 남에게 전가하고 교묘하게 프레임을 전환하여 물타기에 급급하다.

때마침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했는데 이걸로 빠져나가려고 시도할 요량인가본데 어림도 없다. 이미 북풍에 국민들은 내성이 생겼고 그걸로 참사의 책임을 덮기엔 너무 늦었다.

그 밖에 한겨레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태원에서는 저녁 6시 34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등 11건의 위기 징후가 날아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진행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을 위한 촛불대행진’ 현장에서 집회를 통제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즉,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 막으러 가는데 정신 팔려서 잇단 신고도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집회는 그 날 밤 9시에 끝났고 참사는 그로부터 1시간 뒤인 10시 15분경에 터졌다. 1시간이 넘는 공백이 있는데 그 동안에 기동대를 투입하면 못할 것도 없었다.

도대체 용산경찰서는 뭘 한 것인가? 이임재서장은 그 시간 동안 뭘 했으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뭘 한 것인가? 이임재 서장은 정부가 국민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바치는 제물로 전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를 동정하지는 않는다.

끝으로 필자가 오늘 한겨레 단독보도 기사를 읽은 것 중에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학생의 빈소에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있었다. 처음에 가족들은 조화를 거부하려다 배달원을 생각해 결국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조화엔 오로지 윤석열 본인 이름만 있었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표시는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이에 고인이 된 학생의 어머니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그 조화에 붙은 윤석열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를 뜯어버리고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막을 수 있었던 사고에서 생때같은 아이를 보냈는데, 분향소에선 희생자가 아니라 사망자로 표시하는 게 맞나. 가슴이 답답해 죽겠다.”고 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겠는가?

이 정부는  공감 능력 이런 게 전혀 없는 것 같다. 언제까지 이런 정부를 두고 봐야하는 것인지 필자도 참 답답하다.

정말 이 정부는 하나부터 열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 0점을 주기에도 아까운 정부라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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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2022-11-04 21:08:18
11건의 신고접수가 아니라 70건이 넘었다고 합니다. 후련한 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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