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백 만평] 타인의 고통, 사진에 대하여 
[서라백 만평] 타인의 고통, 사진에 대하여 
  • 서라백 작가
  • 승인 2022.11.15 15:4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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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서라백] 프리랜서 사진 기자 케빈 카터(Kevin Carter)는 1994년 '독수리와 소녀'라는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다. 하지만 죽음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지 않고 사진 찍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윤리적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비난은 그가 3개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계속된다(다만 세간의 비난이 직접적인 죽음의 원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와 동행했던 동료의 해명에 따르면 사진을 찍은 후 소녀는 일어나 인근 급식소로 걸어갔고 독수리는 홀연히 날아서 제 갈길을 갔다. 카터가 굳이 소녀를 구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저널리즘은 때때로 도덕적 딜레마를 동반한다. 기자가 현장에 개입하게 되면 그 사건은 '조작'이 된다. 하지만 생명이 달린 경우라면, 기자 말고는 주변에 아무도 피사체를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기자는 기꺼이 촬영이 아닌 인명구조를 우선해야 한다. 이것이 사진기자들이 원칙으로 삼고있는 보도윤리다. 이 원칙이 지켜진다는 전제로 사진(영상)은 오늘날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가장 막강한 수단으로 대우받고 있다.  

'독수리와 소녀' 사진은 아프리카 수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근의 실상을 여실히 전달했다. 1963년 베트남에서 소신공양한 틱꽝득 스님의 분신 사진도 그러했고, 1972년 네이팜탄에 놀라 알몸으로 뛰쳐 나오는 소녀의 사진도 그러했고, 1991년 전남대 박승희 열사의 분신 장면도 그러하다. 

하지만 보도사진이 원칙을 넘어 독자의 관음증과 조우하는 순간 천박한 포르노그래픽으로 전락한다. 우리는 TV나 인터넷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폭발하는 전차와 폭사당한 군인들의 영상을 본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넘나드는 미사일을 구경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테러사건도 목격한다. 헐리웃 영화를 보듯 뉴스를 감상하는 우리의 심리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을까? 

작가이자 래디컬한 비평가인 수전 손택은 그의 책 <사진에 대하여>에서 "사진은 현실의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사물을 바라보는 기준이 됐으며, 리얼리즘의 개념 자체까지 뒤바꿔버렸다"며 사진에게 부여된 '지위'를 풀이했다. 손택은 그러면서도 또 다른 책 <타인의 고통>에서는 "고통받는 육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은 나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만큼이나 격렬한 것"이라고 감상자의 심리를 꼬집었다. 

G20 일정 중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아동병원에서 찍은 사진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 여사가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소년을 장식품으로 동원했다는 지적인데, 후원금 모금을 위한 구호단체의 광고를 일각에서 '빈곤의 포르노그래픽'이라고 비난하는 맥락과 유사하다. 대통령실에서 뿌린 사진이므로 '연출의 의도'가 있을 터, 그것이 테레사 수녀와 같은 '성녀'나 오드리 헵번과 같은 '존경받는 셀럽'의 이미지지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예수 가라사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6장1절)'고 했다. '아무도 모르게' 했다는 여사의 봉사 사진이 왜 그토록 '아무나 다 알도록' 세간에 뿌려지는지 참으로 신묘한 일이다. 일국의 대통령 부인이 티를 내도 꼭 촌스럽게 티를 내서 손가락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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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2022-11-20 11:01:32
병원 퇴원했다는 말 듣고 아이의 집까지 알아내 기어이 찾아가 조명들 여기 저기 설치하고 스튜디오 만들어 사진 찍는 무서운 여자.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의 형편과 심리 이용해 자기 홍보. 꼬라지가 도무지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다는 아이 표정.
도우려면 밖으로 전혀 새지 않게 해라. 천박하게 전 세계에 홍보 사진, 영상 뿌려가며 하지 말고.
남편 하야시키고 국민들 눈에 보이지 말고 아무 것도 말고 개나 키우며 살아라.

피에타 2022-11-18 01:42:15
주가 조작으로 사람들 거덜내고, 가난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찰칵. 장난으로 사는 인생,

해운 2022-11-16 08:20:54
술집작부가 감히 오드리햅번을 더럽히고 있다니 분노할일이다

라마다 2022-11-15 23:32:20
연기라도 잘하면 봐줄만 한데
이건 뭐 사진사가 찍기전에 저쪽 허공을 바라보세요 하니까 그냥 눈과 고개만 돌린 아주 유치찬란한 주작임이 뻔히 보이는데 이컷을 홍부수석이 골랐다면 그냥 해고시키는게 그나마 남은 이미지 유지에 도움이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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