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대전시 필수의료 체계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응급·외상·감염·분만 등 시민에게 반드시 보장돼야할 의료서비스를 일컫는 필수의료 주요 진료과목인 외과·산부인과 등에서 신규 인력을 확충하지 못하며, ‘의사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대전지역 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0%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안경자 의원(국민·비례)이 19일 개최한 ‘필수의료현황과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김영일 대전시의사협회장은 “필수의료 주요 진료과목인 외과만 하더라도 전문의가 전국 7000명 내외로 알고 있는데, 이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10년 정도만 있더라도 인원이 반토막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전지역도 의료체계 공백에 직면할 수 있다”며 “결국 내 가족이 암에 걸려도 수술해 줄 의사가 없는 날이 올 것이다”고 경고했다.
실제 필수의료과의 고령화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필수 의료 과목 전체 전문의 평균 연령은 50세였으며, 외과와 산부인과 전문의의 평균 연량은 53세로 가장 높았다.


흉부외과, 비뇨의학과 전문의 평균 연령도 52세였으며, 소아청년과는 50세, 내과는 48세였다. 필수의료 진료과목 의사들의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신규 인력 확보 난항을 꼽을 수 있다.
단적으로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지난 2019년에는 80%였지만,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에서는 16.6%라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전의 경우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었다.
이 같은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기피현상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고위험·고부담’ 진료라는 점을 든다. 유인술 충남대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과거 의사들은 환자가 10% 생존가능성만 있어도 과감하게 수술했다. 그러나 최근 형사·민사 소송 등의 부담이 커지면서 90% 생존율이 있어도 이를 주저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유 교수는 이에 대한 대한 긴급처방으로는 지자체의 역할 강화를 제시했다. 그는 “의료보장은 1차적으로 지자체의 역할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야간이나 휴일 등 응급의료 취약시간대에 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한 병원 간 이송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순환당직제 등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이 선제돼야 한다. 이후 의료사고 무과실 국가보상 제도나 환자와 의사의 신뢰관계 회복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제언에 대해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안 의원은 “지역 주민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대전형 의료체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