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올해부터 나의 고향은 강원도 양구군
[특별기고] 올해부터 나의 고향은 강원도 양구군
  • 여인표 메타플래그 대표이사
  • 승인 2023.01.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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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군 북위 38° 꽃꿀 복원 프로젝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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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여인표 메타플래그 대표이사] 나는 IT 기술을 활용해 초·중·고등학생들의 교육을 돕는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청년사업가다. 그리고 요즘 말하는 MZ세대이다.

내 주소는 대전 중구에 있고, 회사는 대전 대덕구에 있다. 하지만 고향은 서울 마포구이고, 현재 부모님은 강동구에 사신다. 이처럼 나와 관련된 자치단체는 최소한 4곳이고, 부모님 고향까지 포함한다면 더 많아진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이사해서 주소를 둔 자치단체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이처럼 현대인들의 대부분은 나처럼 여러 자치단체에 적을 두고 생활할 것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었다. 내가 기부할 수 있는 곳은 내가 지금 주소를 두고 사는 대전시와 대전 중구를 제외한 나머지 자치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부터 관심이 있어 어느 자치단체에 기부할지 고민하곤 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마치 내가 태어나 살았던 고향에 기부하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고향’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라고 나와 있다. 즉,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가 될 나는 기부하고 싶은 자치단체를 고향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자치단체의 이름만 앞세운 홍보로 얼마나 모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출향인에 의지하는 지금의 자치단체 모금 홍보로는 한계가 너무 명확해 보인다.

고향사랑기부금 모금플랫폼인 ‘고향사랑e음’을 검색했다. 전국 모든 자치단체가 답례품을 내세워 기부금 모금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 답례품이라는 것을 굳이 그 공간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큰 의미가 없었다.

모금하는 자치단체가 ‘우리 지역을 어떻게 바꾸겠다’거나 ‘우리 지역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는 주제를 내세웠으면 좋겠는데 찾기 어려웠다. 이렇게 자치단체의 홍보를 아쉬워할 때 마침 언론에서도 모금한 돈으로 무엇을 할지 밝히지 않은 자치단체가 대부분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얼마나 바뀔지 의문이다.

반대의 사례도 있었다. 검색해보니 양구군의 사회적기업이 낙과와 상품화되지 못하는 못난이 농산물에 가치를 더하는 프로젝트(고향사랑 위기브 (wegive.co.kr))로 모금 중이었다. 또 기후변화로 사라지는 꿀벌을 지키고 복원하기 위한 프로젝트(고향사랑 위기브 (wegive.co.kr))를 진행하기 위한 모금도 진행 중이었다. 감동도 있고 기부한 의미도 찾을 수 있어 흔쾌히 기부할 생각이었다.

기부하기 위해 얼마 후 해당 사이트를 찾아보니 프로젝트의 모금이 중단되었던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아무리 검색해도 모금이 중단된 이유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자치단체에 기부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고향세’를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일본의 고향세 플랫폼을 찾아봤다. 일본 정부가 만든 플랫폼은 보이지 않는데 민간의 플랫폼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었고, 플랫폼마다 차별화된 특징이 있었다.

‘라쿠텐고향납세’ 플랫폼은 인터넷쇼핑몰과 같이 구성되어 운영하고 있고, ‘후루사토 초이스’ 플랫폼은 가장 많은 자치단체가 입점했고, 가입자 수도 가장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사토후루’라는 사이트는 답례품의 ‘환원율’을 노출시켜 기부자가 기부로 받는 답례품의 환원율을 알 수 있게 했다.

다른 플랫폼보다 많은 레스토랑 쿠폰이 답례품으로 차별화된 플랫폼, 숙박, 체험권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경쟁력 있는 곳 등 다양한 형태로 고향세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즉 기부자가 본인의 관심에 맞는 플랫폼을 선택해서 기부할 수 있는 구조이다.

나는 기부할 이유, 자치단체가 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알 수 있는 일본의 플랫폼을 보며 왜 ‘고향사랑e음’은 구현하지 못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정부는 연일 ‘경쟁’을 외치는데 왜 고향사랑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왜 등장하지 않는지도 의문이다.

여인표 메타플래그 대표이사
여인표 메타플래그 대표이사

처음 시행되는 제도라는 이유로 너그럽게 넘기기엔 아쉬움이 크다. 나는 아직도 강원도 양구의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2023년부터 내 고향은 태어난 곳이 아니라 나의 작은 기부로 변화를 기대하는 강원도 양구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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