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의 전통 활쏘기를 연구하고 계승해 발전시킬 온깍지협회가 창립됐다.
사단법인 온깍지협회는 25일 충북 청주시 모처에서 협회 설립을 위한 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출범을 알렸다.
온깍지협회 설립 목적은 활쏘기가 2020년 7월 30일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무형문화재 제142호로 지정됨에 따라 활터의 전통문화를 올바르게 잇고 후세에 이어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협회는 전통 활쏘기의 기준을 1929년 발간된 ‘조선의 궁술’을 기준으로 다양한 전통을 계승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활터의 전통문화 원형 보존 및 계승 ▲1940년대 해방 전후의 활쏘기 풍속을 기준으로 활쏘기의 본모습(사법과 사풍) 계승 발전 ▲예로부터 전승해온 활터 풍속과 활쏘기의 전통을 발굴해 채록하고 학술화 ▲경기소리 획창과 남도소리 호중 등 활터음악 보존 계승 ▲활터의 과녁 제원, 거리, 정자, 궁방 등 구조의 확립 ▲‘조선의 궁술’이 전통 활쏘기의 정수임을 널리 알리기 ▲온깍지 사법이 ‘조선의 궁술’ 속 사법이며 각궁과 죽시에 가장 적합한 정통 사법 교육 ▲학이 날개를 거두는 듯한 우아한 궁체를 갖춰 선배 한량들의 사풍과 궁예 계승 ▲국궁의 세계화를 통해 사회와 나라에 이바지하고 인류 문화 발전에 기여 ▲회원간 친목 도모 등이다.
협회는 이를 위해 활터의 전통문화에 대한 기준 연구 및 제시, 활 백일장 채록 연구 및 계승, 편사와 한량 놀음 채록 연구 및 계승, 애기살(편전) 및 육량전 쏘기 보급 및 활성화, 활터 예절 및 의례의 보존 및 활성화, 각궁 및 죽시와 사구의 계승 활용, 전통 복장 기준 제시, 국궁 발전을 위한 학술 연구 및 출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협회는 전통 사법을 수련하는 온깍지 궁체를 갖추고 ‘조선의 궁술’의 내용을 준수하는 한량을 회원으로 두기로 했다.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온깍지 활쏘기를 수련하며 호칭도 남자는 ‘접장’, 여자는 ‘여무사’로 부르고 사풍과 사법을 올바로 세우기 위해 ‘명무’제도를 두기로 했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온깍지 한량들은 만장일치로 정진명 초대 회장을 추대했다.
정 회장은 “우리 활쏘기는 50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세월 겨레와 함께하는 동안 전통문화가 스며들어 우리만의 독특한 활터 풍속과 철학사상을 이루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의 활쏘기인 대사례와, 지역공동체의 편사례, 편사 등은 1980년대까지 면면히 이어온,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전통문화가 1990년대 새 장비의 출현과 스포츠 경기 중심의 운영으로 활터 고유의 질서와 예절, 문화가 사라지거나 변질을 일으켰다”며 “이에 편리와 변화가 능사만은 아니라 우리 본래의 보습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2001년부터 전국의 활터를 찾아 옛 풍속을 발굴해 왔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온깍지협회는 오랜 세월 이어온 활터 풍속이 앞으로 1000년 뒤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지켜지도록 실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협회의 설립 목적을 강변했다.
그동안 온깍지 한량들은 2012년 ‘온깍지활쏘기학교’를 열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수련생을 교육했으며 2019년 ‘온깍지학회’를 조직해 국궁논문집을 발간해 왔다.
한편 온깍지협회는 이날 창립총회 후 청주시 국궁장에서 ‘국궁논문집13’ 출간 기념 활쏘기 대회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