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백 만평] '군림'하지만 '통치'는 안하는 영국 왕...둘 다 하고픈 우리 대통령
[서라백 만평] '군림'하지만 '통치'는 안하는 영국 왕...둘 다 하고픈 우리 대통령
  • 서라백 작가
  • 승인 2023.05.0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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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서라백]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70년만의 빅 이벤트가 열렸다. 찰스 3세가 웨스트민스터사원 대관식에서 왕관을 머리에 얹었다. 74세 노년의 나이에 비로소 영국과 영연방 15개국의 왕에 공식 즉위한 것이다. 

의회주의가 태동한 영국에서 현재까지 군주제가 유지되는 모양새는 한편 우습니다. 어쨌거나 이것은 왕의 절대권력을 제한하고 의회의 권리를 보장한 헌법 덕분이니, 명예혁명과 권리장전 등 과거 부침의 역사에서 획득한 시민 권력이다. 현재는 자국내에서도 왕실 제도 유지를 반대하는 의견도 꽤 높다고 한다. 

영국 왕은 권한 행사보다 그 상징성과 대표성만으로도 존재의 의미를 갖는다. 의회에서 의결한 법안에 대한 재가 권한을 갖고 있지만 400여년간 거부권을 행사한 왕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군림하지만 통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셈이다. 또한 왕세자 시절부터 혹독한 인성 수업과 도량을 닦아야 한다. '왕이 되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말이 공연히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이에 반해 세습도 아닌 5년짜리 선출직 주제에 갖은 만용을 일삼고 있는 우리 대통령의 품격은 어떠한가. 대놓고 당무에 개입하고, 국회가 의결한 법안을 번번이 퇴짜 놓는다. 의회민주주의를 노골적으로 농락하며 군림과 통치를 모두 행사하는 셈이다. 

대국에 공물을 바치는 소국의 임금 신세가 이러할까. 미국와 일본의 비위를 맞추며 굽신거리기 바쁘다. 심지어 사과도 없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과거사'을 더이상 따지지 말자고 한다. 이에 대한 댓가는 후쿠시마 오염수와 독도 침탈이 될 것이다. 방한한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차라리 삼전도, 아니 용산의 굴욕이 될 것이다. 

밖에서 빌빌거리면서 집에서 큰소리는 이런 사람을 우리는 방안 퉁수, 방구석 여포라고 한다. 어떤 모임에서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을 속된 말로 '쩌리'라고 한다. 주요 정상들의 미팅 장소에서 따돌림 당하거나 호구 취급 받는 주제에 안에서만 철권을 휘두르는 제왕적 대통령. '짜르'를 흉내내는 '쩌리' 대통령을 보고 살아야 하는 국민들 신세가 참으로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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