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선거 의미 축소하는 대통령실
애써 선거 의미 축소하는 대통령실
'윤석열 책임론'으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한 몸부림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0.1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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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낙선이 확정된 후 패배 승복 선언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의 모습.(출처 : YTN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낙선이 확정된 후 패배 승복 선언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의 모습.(출처 : YTN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56.52% : 39.37%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상대로 득표율 17.15%p 차로 낙승을 거두었다. 선거가 끝난 직후 대통령실은 침묵으로 일관하다 12일 오전에야 뒤늦게 입장을 밝혔지만 ‘윤석열 책임론’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고 애써 선거 의미를 축소하기 바쁜 모습을 보인것 같다.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의 낙선이 확정된 직후 대통령실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인적으로 발언한 것은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선거를 치른 것은 대통령실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며 윤 대통령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험지’에서 치러진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한곳의 결과를 총선, ‘대통령 심판론’과 연결 짓는 것 자체가 너무 과열된 것”이라며 국민의힘 패배의 의미를 축소 평가했다. 또 서울 강서구를 굳이 ‘험지’라고 표현하며 마치 ‘지는 게 당연한 곳’으로 몰고 갔다.

그러다 12일 오전에 대통령실은 “어떠한 결과든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된다.”는 짧은 입장을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이번 선거를 '당이 치르는 선거'라며 거리두기를 유지했지만 예상 밖의 완패 결과는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이번 선거를 총선 예고성으로 보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면서도 "(결과를) 차분히 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대통령실이 애써 선거의 의미와 결과를 축소시키는 것에는 ‘윤석열 책임론’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보인다. 본래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는 이 정도로 판이 커질 선거가 아니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잇단 무리수로 판돈을 올리며 이 선거를 총선의 전초전으로 판을 키웠다. 그들의 야심찬 이 도박은 결국 ‘쪽박’으로 되돌아왔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지난 5월 18일에 대법원 1부는 2018년과 2019년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일하면서 공무상 알게 된 비밀을 여러 차례 언론 등을 통해 누설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태우 구청장에게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구청장은 당시 청와대 특감반이 일부 감찰을 무마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금품수수 의혹 첩보,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비위 첩보 등 공무상 비밀 5건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 중 4건의 누설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김 전 구청장은 스스로를 ‘공익제보자’라 자칭했지만 법원은 1심부터 3심까지 한결 같이 김 전 구청장이 “공익제보자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형이 확정되어 강서구청장직을 상실했는데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로 그의 형을 사면하는 이른바 ‘총알사면’을 단행했다.

그 후 김 전 구청장은 마치 자신이 면죄부라도 얻은 양 본인의 귀책사유로 인해 발생한 선거에 본인이 그대로 재출마하는 코미디 같은 행보를 보였다. 김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자 ‘윤 대통령 뜻’이라는 해석은 더욱 힘을 얻었다. 이 때문에, 예상을 뛰어넘는 큰 격차로 김 후보가 패배하면서 “윤 대통령이 (공천이 가능하도록) 김 후보자를 사면해준 것이 이 사태의 출발점”이라는 비판이 국민의힘 안에서도 제기됐다.

대통령실이 애써 선거의 의미와 결과를 축소시키려 하는 것에는 ‘윤석열 책임론’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보이는 이유가 바로 저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김태우 전 구청장을 무리하게 사면, 복권하여 선거 출마의 길을 열어준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란 것이다.

선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으면서 정작 선거가 참패로 끝나자 마치 자신은 전혀 책임이 없는 양 뒤로 쏙 빠지는 얌체 같은 행동을 보인 것인데 이는 장차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일으키게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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