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것 좋아하면 내장기능 떨어진다
찬 것 좋아하면 내장기능 떨어진다
만병의 근원 ‘냉기’
  • 최재호
  • 승인 2012.07.11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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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얼마 전에는 첫눈도 왔다. 비록 쌓이지는 않았지만 겨울이 본격적으로 왔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예전 시골에서는 추운 날 밖에서 들어와 따뜻한 아랫목에 손발 녹이고 화로에 익힌 고구마, 감자, 떡 등을 먹곤 했으니 겨울은 그 만의 정취와 따뜻함이 있다. 눈 내리는 거리의 낭만, 추운 거리에서 따뜻한 사무실이나 집으로 들어갈 때의 포근함은 현대의 도시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반면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난방비 문제로 난방을 잘 못해 겨울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얼마 전 신임 서울시장이 서울역 앞의 일부 지하도에 난방을 해서 노숙자들이 밤에 몸을 녹일 공간을 만든다고 하는 기사가 났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사였다. 모두가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살아있는 생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따뜻함, 즉 체온이다. 스스로 일정한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 죽은 것에는 이것이 없다. 물론 작은 생명체 중에는 극한(極寒)의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생명체는 스스로 생명활동을 유지함으로 어느 정도 일정한 체온을 유지한다.

변온동물인 파충류도 체온이 내려가면 따뜻한 곳을 찾아가 체온을 올려놓곤 한다. 햇빛 비추는 바위에서 품위(?)있게 단체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큰 도마뱀들을 TV에서 자주 보는데 이게 다 체온 유지 때문이다. 뱀들도 겨울에는 땅속에 들어가 서로 엉킨 채 겨울잠으로 들어간다. 추운 겨울에 에너지 소모를 막고 최소한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다.

사람도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체온이 떨어진 상태로 한동안 있게 되면 생리활동이 충분치 못해지고 면역력도 저하된다. 심지어 지속적인 선풍기 바람에 체온을 뺏겨 자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생명의 핵심은 활동에 있다. 외부적으로 보이는 활동 뿐 아니라 내부에서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활동까지, 활동이 멈추면 죽는 것이고 활동이 충분하면 산다. 모든 활동에는 열이 생긴다. 그리고 일정한 정도의 열이 보통의 체온이다.

그래서 생명의 가장 큰 적 중 하나가 바로 차가운 것이다. 한 때 외국의 연구결과라고 해서 아기에게 차가운 분유를 먹이는 것이 장()에 좋다고 유행한 적이 있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장의 온도를 떨어뜨려, 내장이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 온기를 뺏는 것이 갓난아기에게 어떨 것인지. 봄에 자라나는 새싹에게 누가 얼음물을 부어주며, 아침에 기지개 켜고 일어나는 사람에게 누가 찬물을 끼얹는가.

더 상식적으로 모유의 온도는 체온과 비슷하다. 냉장고 물처럼 차갑지 않다. 외국의 연구 결과에 대한 믿음은 다행히 한때 유행을 하다가 아기들이 자꾸 탈이 나고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고 해서 곧 사라졌다.

차가운 것을 자꾸 먹고 차갑게 지내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이 요즘 많다. 이들 대부분의 특징이 열이 많다고 스스로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열이 많은 체질이라 찬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자신의 체질과 무관하게, 건강하다면 별일 없이 덥고 춥고 하지 않는다. 열이 많다고 느끼는 상태는 몸 안의 기운 흐름이 과열되고 과항되어 있는 것인데, 이 중 만성적인 사람의 대부분은 속이 냉()하다. 본인은 그렇게 못 느낄지라도 기능상으로 차가워진 부분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속이 차가워져서 열이 위로, 그리고 밖으로 쏠려서 덥고 갑갑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찬 것을 먹으면 내부의 체온이 내려가고, 내부에서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해서 다시 열을 낸다. 내부에서 열이 다시 발생하니 또 찬 것을 먹는다. 반복되면 내장의 기운들은 기능이 떨어지고 근본은 차가워지면서 밖으로는 열이 나는 상태가 된다. 만병의 근원이다.

몸뿐이랴. 마음은 더더욱 따뜻해야 한다. 누구를 미워하는 마음, 우울한 마음, 공포, 이것이 다 본래 따뜻한 우리의 마음을 차갑게 한다. 또 너무 욕심내는 것, 화나는 것, 이것은 우리의 마음을 과열시킨다. 그러나 이것들도 이면에는 불만족, 부족한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스스로 따뜻하지 못한 마음의 부족이 원인이다. 마음의 모양대로 몸 기운도 따라가니 몸도 차가워졌다 더워졌다 한다.

올 겨울에는 스스로 따뜻하게 자꾸 노력하고 주변도 같이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돌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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