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엄경영 소장님께 묻고 싶습니다. 근거가 뭡니까?
[조하준의 직설] 엄경영 소장님께 묻고 싶습니다. 근거가 뭡니까?
- 정확한 근거 데이터 제시 없이 1년 전 주장 재탕한것 같다는 의문들어
- 일방적 주장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언론이 더 나쁘다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3.15 13:58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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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국민의힘의 170석 압승을 예측(?)한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그러나 그의 주장은 근거 데이터라고는 전혀 없는 주술에 가깝다.(사진 출처 : 교보문고 홈페이지)
1년 넘게 국민의힘의 170석 압승을 예측(?)한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사진 출처 : 교보문고 홈페이지)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총선이 점점 가까워오자 언론들이 계속해서 띄우는 인물이 있다. 그는 바로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다. 대다수의 기성 언론들은 그를 가리켜 ‘엄문어’라는 별명까지 붙이며 엄청 대단한 인물인 것처럼 추켜세우기 바쁘다. 그러면서도 정작 그의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있는지는 전혀 검증하지 않고 있다.

엄경영 소장에게 붙은 ‘문어’란 별명은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독일의 수족관에 살았던 문어 파울이 독일 대표팀 경기 결과 대부분과 그 대회 우승국이 스페인이라는 것까지 정확하게 맞추어서 생긴 일종의 신조어다. 언론들이 그에게 ‘엄문어’란 별명을 붙인 것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그가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획득할 것이란 걸 정확하게 예측했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그건 그 당시 정치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와 비슷한 예측을 했었다. 호들갑스럽게 ‘엄문어’니 뭐니 떠들기 전에 엄경영 소장이 21대 총선 외에 선거 승패를 정확하게 예측한 것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언론들은 검증한 적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당장 엄경영 소장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예측도 틀린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대 총선 결과 하나 맞췄다고 호들갑스럽게 ‘엄문어’니 하는 별명을 붙이며 그의 말이 마치 대단한 공신력이라도 있는 것처럼 기사를 쓰는 이유는 뭔가? 동종업계 종사자 중 한 사람으로서 그의 말을 받아쓰기 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엄경영 소장은 지난 14일 YTN의 라디오 프로그램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여전히 국민의힘 170석-더불어민주당 120석 구도가 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름지기 언론이라면 그의 주장에 대한 근거가 무엇인지를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필자가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엄경영 소장이 하는 주장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어봐도 그가 어떤 근거로 여전히 국민의힘 170석-더불어민주당 120석 구도가 깨어지지 않는다는 것인지 제시한 것이 없다. 최소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여론조사 데이터 하나라도 제시해야 하는데 엄경영 소장의 말엔 자신의 주장만 있을 뿐 근거라고는 없는 것 같다.

또한 그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다음 주부터 빠질 것이라 했는데 그걸 입증할 만한 데이터 역시 없다. 오직 “저는 바람은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바람 또한 언젠가 지나가고 또 거대 양당 중심의 총선 선거전이 본격화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는 말만 했을 뿐이다.

그럼 이걸 예측이라고 볼 수 있을까? 예측이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와서 이 데이터에 따라 이럴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예측이다. 하지만 그 방송에서 한 엄경영 소장의 말은 자신의 주관과 주장만 있을 뿐 데이터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왜 언론들은 무비판적으로 그의 말을 받아쓰기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엄경영 소장의 말과 달리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선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 중앙일보를 통해서 보도되기까지 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이종섭 신임 호주대사 임명 강행 이후 좋던 분위기에 찬물 뿌렸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의석 수가 비례대표 포함해서 120석이라고 하향조정됐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같은 날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145석, 국민의힘 135석이라고 엄경영 소장과는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그런데 이택수 대표가 엄경영 소장과 달랐던 점은 그는 자신의 주장을 하면서 근거로 최근 여론조사 데이터를 통해 추이 변화를 들었다. 이것이야말로 분석이요, 예측이라 할 것이다.

또한 엄경영 소장이 국민의힘이 싹쓸이할 것이라 진단했던 부울경 지역 특히 낙동강 벨트 지역에서 전략공천된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줄곧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무슨 구도가 1년 전과 변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인지 엄경영 소장은 분명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속속들이 나오는데도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고집한다면 그건 이미 분석이나 예측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엄경영 소장이 현재 언론에 나와서 떠드는 ‘국민의힘 170석-더불어민주당 120석’ 구도는 결국 아무 근거 없이 걸어대는 주술에 불과 한것 같다. 

예를 들어 필자가 아무 근거 데이터도 없이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230석 거대 야당이 되고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포함 60석밖에 못 얻을 것이다. 국민의힘의 의석 획득 지역은 TK랑 강원 영동 지방, 서부 경남, 충청도 농촌 지역 정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고 치자. 그럼 시민들은 “미친 놈이 헛소리하네”라고 하지 곧이 듣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필자는 그저 한 명의 무명 기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경영 소장은 이미 여론조사 분석가라는 타이틀로 여러 차례 방송에 탄 인물이고 필자보다 영향력이 큰 사람이다. 거기다 언론들의 푸시를 받으면 더더욱 그의 말이 공신력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실상은 필자가 앞에서 했던 말과 전혀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언론들이 이런 엄경영 소장의 주술에 가까운 예측(?)을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것은 여러 모로 좋지 않다. 만일 엄경영 소장의 저 주장이 크게 빗나가는 결과가 나오면 엄경영 소장 본인이나 그가 한 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쓴 언론사들은 과연 책임질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또한 국민의힘 지지층의 경우 저 엄경영 소장의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다가 만약 국민의힘이 대패한다면 엉뚱한 방향으로 분노가 확산될 수 있다. 지난 21대 총선 때 수구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퍼진 그 ‘사전투표 조작 음모론’ 같은 음모론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소장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쓰기 바쁜 기자들에게 동종업계 종사자 중 한 사람으로서 부탁하고 싶다. 속담에도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했다. 모름지기 기자라면 엄 소장의 말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최소한 검증이나 하고 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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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알고싶다 2024-04-15 22:59:16
엄경영 집안이 무당집이라는 소문이 있어요 취재 좀 해보세요

무지개 2024-04-03 13:03:55
엄경영소장 건드리지 마세요. 보수를 참칭하는 국민의 힘이 착각하도록 놔두세요. 보수도 아닌 것이 보수행세하는 것이나, 전문가도 아닌자가 전문가 행세하는 것이나 초록은동색이니까. 삼척동자도 민주당이 과반도 훨씬 넘는다는 것은 다 아는데, 독재정권과 국민의 힘 등 바보들은 모르게 놔두세요....

최석준 2024-03-28 13:17:36
그러다 맞추면 뭐라할래?

김석원 2024-03-26 06:56:05
그렇지 뭐든 주장을 하려면 근거를 내놓아야지..기자면 그걸 물어야하고..이제 좀 기자다운 사람들 소식이 들리네

한번더 2024-03-24 06:54:55
여기에 참기자가 있었네.. 기자라면 이정도 분삭 능력은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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