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인사이드] 개정된 공연법, 아이유·임영웅 암표 방지해 줄까?
[컬처 인사이드] 개정된 공연법, 아이유·임영웅 암표 방지해 줄까?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4.03.21 11: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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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부터 개정된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매한 공연 티켓 판매를 금지한다. 개정 공연법은 나름의 공헌 점이 있다. 그동안 암표가 더 창궐했는데 그에 비해 관련 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노준희 기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3월 22일부터 개정된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매한 공연 티켓 판매를 금지한다. 개정 공연법은 나름의 공헌 점이 있다. 그동안 암표가 더 창궐했는데 그에 비해 관련 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범죄 처벌법과 형법상 업무방해죄 정도로 처벌했지만, 달라진 시대상과 환경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비등했다. 나룻배 요금 시절의 기준으로 디지털 모바일 시대의 티켓 구매 행태를 규제하고 있어서였다. 

특히, 매크로 프로그램은 일시에 대량으로 티켓을 자동 구매해 판매하기 때문에 다른 관객의 관람 기회를 모두 빼앗고, 부당하게 이득을 취했다. 흔히 단 2~3분 만에 티켓이 완판되는 이유다. 

처음에는 공연 기획사도 이를 홍보 마케팅 소재로 사용했지만, 나중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진정한 팬, 즉 ‘찐팬’들이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연령대가 높은 경우 도저히 티켓을 살 수 없고, 웃돈까지 얹어 구매하는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팬들을 사랑하는 가수들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때로는 원성이 아티스트에게 쏟아지기도 했다.

개정된 공연법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공연 티켓에만 한정되므로 스포츠 경기는 사각지대가 되었다는 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라는 처벌 규정의 수위가 너무 낮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처벌 수위의 경우, 암표 행위로 얻는 이익이 더 커서 벌금을 감내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기 가수나 작품의 경우에는 중고 마켓 플랫폼에서 더욱 큰 웃돈이 붙기 때문이다. 

여기에 근본적으로 ‘상습성’과 ‘영업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개정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티켓의 대량 매집이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에 반복해서 즉 상습적으로 티켓을 판매하거나 사업처럼 티켓을 대량으로 사고파는 행위를 주안점에 두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자칫 특정 세력만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과 같다. 개정 공연법이 간과하고 있는 점은 ‘플미 재테크’ 행태였다. 

이는 각 개인이 어느새 프리미엄을 얹어서 이익을 얻는 이른바 리셀 재테크 관념이 광범위하게 확산한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SNS를 통해 개인적으로 은밀하게 접촉하므로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요컨대, 이는 암표 행위 자체를 범죄가 아니라 재테크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문화 인식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심지어 투자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으로 생각하며, 투기 행위라는 점에도 무감각하다.

물론 암표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해외에서는 티켓을 구매하려는 이들을 추첨하고 그 뽑힌 사람에게 신분 대조를 통해서 정확하게 현장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공연 기획사나 플랫폼의 비용 상승을 유발할 수 있기에 그동안 선택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실제 상황은 비용 상승이나 불편함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관객 개인을 특정하는 과정을 도입하고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항공권은 왜 암표가 없는가 하는 점이다. 항공권은 중고 마켓 플랫폼에서도 볼 수가 없다. 이유는 모두 실명으로 티켓이 판매되어 구입한 티켓에 구매자 개인을 특정해 인적 사항을 기재하게 되어 있다. 

항공권은 양도를 금지하고 있어 양도받아도 발권하거나 탑승할 수 없다. 항공권에 기재된 실명과 신분증을 하나하나 대조해 탑승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에 갈 때는 여권은 필수다. 이렇게 항공권을 실명 대조하는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안전은 항공기를 이용해 범죄 행위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해 다른 승객들을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안전성을 위해서라면 공연 티켓도 마찬가지로 확장해 적용해야 한다. 온전한 공연권과 문화적 향유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모바일 문화의 급진전으로 이제 암표는 일반화되었다. 

암표는 특정 세력이나 집단만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개인의 도덕적 윤리적 행태를 질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 수위에 이르렀다. 이런 차원에서인지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방안이 부각 되고 있다. 

예컨대, 가수 장범준의 경우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를 선보였다. 개별 티켓 자체가 앱을 통해 보관되므로 안전과 신뢰성이 담보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테크놀로지 서비스 이용이 쉽지 않은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항공권 시스템과 같은 맥락에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점은 공연 티켓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달라져야 하는 점이다. 공연 티켓은 팬 문화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는 스포츠 경기도 마찬가지다. 

티켓은 팬에게 돌아가야 하고 그것이 권리로 보호되어야 한다. 누구나 쉽게, 중고로도 매매할 수 있는 일반 공산품처럼 취급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구나 미래의 공연이나 경기 티켓은 중고품이라고 할 수 없다. 새 상품이다. 특히, 공연 등은 예술적 행위이자 찐팬들의 문화적 향연이라는 점에서 보호해야 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이에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개입한다면 이익이 취하는 범죄 행위를 넘어 문명 파괴 행위 즉 반달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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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총 2024-03-21 21:42:13
항공권이 암표가 없다는거에서 부터 조사 자체를 안하고 기사를 쓰는게 뽀록이 나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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