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사실 어릴 적 오랫동안 화가의 꿈을 꿨어요. 단체 활동을 그만두고 여유가 생겨 붓을 잡고, 전시회까지 참여하게 돼 감개무량합니다.(하하)”
혁신자치포럼 운영위원장이자 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인 금홍섭(47) 씨가 이번엔 화가로 변신했다.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대전시청 2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그림전시회에 금씨도 4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금 씨는 20년이 넘도록 지역의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지역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과 문제해결 방안 등을 제시해 왔다. 그런 그가 단체 활동을 접고, 농부와 화가, 학생 등 쉴새 없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인생의 제2의 막을 열고 있다.
-어릴 적부터 화가가 꿈이셨다고요?
네. 다들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도 하고 싶어 했다가, 선생님도 하고 싶고 꿈이 자주 바뀌잖아요. 근데 전 줄곧 화가가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 고향이 경상북도 안동이거든요. 동네도 그렇고 부모님도 보수적이셨죠. ‘화가는 안된다’는 아버님 말씀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줄로만 알고 공부했어요. 그렇게 수 십 년을 그림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오다가, 대전시민대학에서 그림을 배우며 붓을 들었는데 사람들이 저더러 재능이 있다더군요.(하하)
-20년간의 시민단체 활동을 접고 어떤 시간을 보내셨나요?
20년간 몸 담아왔던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의 생활을 지난해 7월 정리했어요. 정말 바쁘고 쉼 없이 살아왔는데, 단체 활동을 접으니 제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한 게 그림과 농사, 그리고 못 다한 공부였어요. 처갓집 식구들과 아로니아 농사를 시작했는데, 초보농부이다 보니 아직은 모든 게 서툴고 힘들어요. 요즘 수확 철이라 새벽에 일어나 아내와 농장에 가서 3~4시간동안 열매를 수확하고 있어요. 아내와 관계가 더 돈독해지고 건강도 좋아지는 것 같아요.
그림은 지난해 9월 대전시민대학에서 유화를 배우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나이 먹어서 그림을 그리면 그림에 인생의 경륜이 묻어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림을 그리니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그림이 얼마나 좋은 지 소개하고 다니는 그림전파자가 됐을 정도예요.
또 한남대 행정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논문을 준비 중이에요. 논문은 대전지역 NGO와 대구, 광주 지역의 NGO를 체계적으로 비교분석 해 우리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한계와 문제를 지적해 보려고 합니다.
-단체활동 그만두고 여유 생기셨다더니, 어째 더 바쁜 것 같은데요?
바쁘죠. 근데 이것저것 이때까지 하고 싶었던 거 하니까 하나도 안 힘들어요. 내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어 즐겁고 재밌어요. 청렴특강 등 강의도 다니고 대전대 행정학과 학생들의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이런 게 제 성격이랑 잘 맞나 봐요. 내년에도 시켜만 준다면 영광일 것 같아요(하하). 새로운 일들을 하면서 지금까지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더 나아가기에 지금 생활이 안성맞춤인 것 같아요.
-지역의 발전을 위해 힘쓰셨는데, 요즘 관심 분야는 뭔가요?
올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저한테 20주년 기념사를 부탁했어요. 그래서 그동안 단체가 써 온 논평 등 1만 4000건을 분석하는 코딩작업을 진행했는데, 대전에 지역의 역사와 전통 등을 연구하는 단체가 거의 없더라고요. 이를 계기로 한남대 교수 및 마음이 맞는 사람과 지역사회연구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대학과 연구소 등 연구 인프라는 타 도시에 비해 월등히 많지만 민간단체의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전무한 실정이에요. 9월 중으로 대전발전연구원에서 현황과 방안 등을 발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