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의 잡학사전] “닭고기 정말 먹어도 돼?… 쇼하고 있네!”
[김근식의 잡학사전] “닭고기 정말 먹어도 돼?… 쇼하고 있네!”
김근식의 ‘잡학사전’ 4-조류독감
  • 김근식
  • 승인 2015.10.05 15:0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前) 국회의원 보좌관 T.041-565-8004 http://cafe.daum.net/theClassic

[굿모닝충청 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장금: 홍시입니다.
정상궁: 어찌 홍시라 생각하느냐?
장금: 예? 저는... 제 입에서는...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정상궁: 호오! 타고난 미각은 따로 있었구나! 그렇지! 홍시가 들어 있어 홍시 맛이 난 걸 생각으로 알아내라 한 ,내가 어리석었다.

이는 동남아는 물론 중동지역에까지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대장금의 명대사 중 하나이다.

국민: 조류독감입니다.
정부: 어찌 조류독감이라 하느냐?
국민: 예? 저는... 닭들이... 독감에 걸려서 죽는 병이라길래... 또 한때 언론들도 조류독감이라 하길래 조류독감이라 하는데 어찌 조류독감이라 부르냐 하시면...
정부: 아니다. 독감은 사람이 걸리는 병명이라 불안감을 조성하니 조류 인플루엔자라 하라. 아니! 차라리 이를 영어로 Avian Influenza, 그렇지 더 헷갈리도록 이것도 줄여서 그냥 A.I.라고 부르라.

그리하여 탄생한 A.I.라는 명칭의 조류독감. 어차피 한글로 번역하면 유행성 감기나 독감으로 번역되는 Influenza를 원어로는 부르되 한글로는 못 부르게 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킨다는 것을 정부 당국자는 알고 있을까.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광주와 전남 등 7곳에서 발병했다. 지난 9월 18일 전남 나주와 강진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 확진 이후, 광주 북구와 담양의 가금판매소, 광주 광산의 오리농장, 전남 담양의 가든형 식당, 전남 강진의 계류장에서 차례로 AI가 확진됐는데 다행히 충청권까지는 확산되지 않고 있다.

인류는 새를 연락수단을 대신할 목적(비둘기), 사냥에 쓸 목적(매)으로 길들이거나 애완용(앵무새 등)으로 기르기 시작했으며 칠면조, 거위, 타조, 닭, 오리, 메추리 같은 새들을 식용을 목적으로 기르기 시작한 시기는 분명하지 않다.

조류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섭씨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따라서 닭고기를 날로 먹지 않는 우리나라의 식생활 문화를 감안할 때 설령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이라 하더라도 끓여 먹거나 튀겨 먹으면 절대로 감염될 우려가 없다. 정부 당국자나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수없이 반복되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조류독감이 발생하기만 하면 닭, 오리의 소비는 뚝 떨어지고 양계농가는 엄청난 피해를 입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살처분... 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처럼 방독면을 쓰고 방역복을 착용한 사람들이 마대자루에 담은 닭들을 땅 속에 파묻는 장면을 방송에서 되풀이해 보여주는 데 따른 공포감 때문이 아닐까?

‘살처분’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감 때문에 이를 ‘안락사’로 바꾸자는 자못 인도주의적인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되었으나 어차피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그냥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에 밀려 무산된 바 있는데 오염지역 또는 확산방지구역 내에서의 살처분 대상동물은 닭, 오리 뿐만 아니라 돼지, 개, 염소, 고양이까지 포함된다.

1991년 3월 14일 경북 구미시 소재 두산전자의 페놀 원액 저장탱크에서 유출된 30톤의 페놀원액이 대구시의 수돗물을 오염시키는 일대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국회 보건사회위원들은 문제의 현장인 다사 취수장을 찾아 수돗물 한 잔씩을 마시는 장면을 연출하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하였다.

이후로 소나 돼지의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겨 죽어가는 구제역이 발생하면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들이 국회 인근의 식당을 찾아 삼겹살을 먹는 장면을 연출했고 지난 2006년 전북 익산에서 사람에게도 전염될 우려가 있는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는 발표와 더불어 닭고기 유통이 크게 위축되자 국회의원 정도로는 약하다고 판단했는지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식당에서 삼계탕을 먹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사건만 터지면 카메라 앞에서 평소에 잘 먹지도 않는 것들을 억지웃음을 지으며 먹어대는 정치인들이나 고위 관료들의 행동을 보고 안심하는 국민은 별로 없는 것 같고 비교적 점잖다는 반응이 이 정도다. “쇼하고 있네...” 그들의 쇼는 중단되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영기 2016-01-30 05:05:00
구제역은 우리 농민들에게 정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대량의 살처분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을 지금이라도 확실하게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