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4대강 옹호, 충남에 이용 안 했으면…”
안희정 “4대강 옹호, 충남에 이용 안 했으면…”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이같이 밝혀…“쓸데없는 정쟁을 일으키는 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5.10.24 19: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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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충남지사. 자료사진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안희정 충남지사는 24일 “4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논거로 충남도의 금강 물 이용 계획을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뭄과 관련 충남의 상황을 설명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충남도는 지난 2012년부터 계속해서 4대강 사업 그 이후의 금강 상태를 관찰 조사하고 있다. 이런 조사 작업의 축적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비단 강-금강을 가꿔 나갈 것”이라며 “하지만 24조원에 이르는 국가 재정 투자가 의회의 심사나 예비타당성 조사라거나 관련 토론, 심의도 없이 밀어부치는 일은 다시는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2010년 도지사 취임 후, 이명박 정부에게 한 개의 보를 우선 시행해보고 그 결과를 보아가며 나머지 사업을 하자고 서면으로 조용히 수정 제안했었다”며 “그랬더니 청와대는 저를 전향한 사람처럼 언론 플레이를 통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관련 부처 장관은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놓고 두 번이나 아무런 양해도 없이 약속을 파기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충남도의 가뭄 극복 노력을 4대강 사업에 대한 제 입장 변화로 해석하거나 4대강 사업의 정당성 입증 자료로 거론하는 것은 쓸데없는 정쟁을 일으키는 일”이라며 “그 논쟁은 추후에 금강 모니터링 자료를 더 축적하고, 가뭄도 다 끝내고 그러고 나서 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앞서 다수의 중앙언론들은 약 5년 전 안 지사가 4대강 사업을 반대했지만, 가뭄이 심해지자 금강 물을 활용하자고 제안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고 ‘안 지사의 입장이 변화했다’는 식으로 보도한 바 있다.

안 지사 측근은 이날 글과 앞선 보도에 대해 “지금은 4대강 평가가 아니라 가뭄 극복에 총력을 가해야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표현한 것 같다”며 “사실 가뭄은 4대강과 전혀 상관없는 얘기이고, 더구나 4대강 논쟁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가뭄 극복도 정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즉, 지금은 그런 것을 가지고 논쟁할 시기도 주제도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거 같다”며 “평가 문제는 별개의 얘기이기 때문에 오늘 글을 올리신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은 안 지사의 글 원문

가뭄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사대강 사업의 성패 여부를 따질 때가 아닙니다.

충남 서천군에서 보령,서산, 당진, 태안군에 이르는 서북부 8개 시군 50만명에게 하루 20만톤의 생활용수, 농공업 용수를 공급하던 보령댐이 고갈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 가을과 겨울에 비가 오지 않는다면 내년 1월이면 보령댐에서 물을 얻기 어려워질 위기입니다. 대전, 세종, 충남, 전북지역의 대청댐, 용담댐도 지금 같이 비가 오지 않는다면 내년 봄까지 정상적인 물 공급이 어려울 것입니다.

충남 서북부는 비도 적고 비가 오더라도 유역 면적이 넓지 않아 물을 가두어 쓰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늘 물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국에서 제일 큰 예당저수지가 일제시대에 만들어졌고 1970년대 삽교 방조제가 1980-1990년대에는 금강하구둑과 보령댐이 준공되었습니다.

몇가지 대안을 세워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1. 물절약으로 내년 봄 비올때까지 댐의 물을 더 아껴 쓰자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사용량의 20% 정도를 아껴써서 내년 봄 비올때까지 댐의 고갈을 막자는 것입니다. 많은 도민들께서 10월부터 시작된 20% 절수 운동에 동참해주고 계십니다. 감사드립니다.

2. 대용량 관정 등 지하수 자원의 이용을 극대화해서 비상 체제도 마련하려 합니다.

3. 그동안 시군의 열악한 재정력때문에 손을 보지 못하고 미루어 오던 노후 상수도 관을 정비해서 물이 유실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4. 위기를 기회로 삼아 수 십년 동안 퇴적되어 온 저수지와 하천의 퇴적토를 준설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2주전, 230여억원의 도비를 긴급 편성해서 관정개발, 저수지 준설, 하천 정비에 투입했고 중앙정부에게도 노후상수도관 정비에 필요한 막대한 재정 수요에 재정 지원을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문제는 내년 봄입니다. 생활용수, 농번기 농업용수나 공업 용수 확보가 필요합니다.

5. 금강 수계의 물을 퍼서 보령댐 상류와 예당 저수지 상류에 쏟아 놓자고 제안했고 일단 금강 부여쪽에서 보령댐 상류로 물을 퍼오기로 했습니다. 중앙정부의 신속한 결정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이런 충남의 제안과 조치를 두고 이명박 정부의 사대강 사업이 잘 한 것을 입증하는 것 아니냐며 다시 다투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가뭄 극복에 필요하다면 그 어떤 도움이라도 청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대강 사업에 반대하던 제가 금강 물을 끌어다 쓰자고 하니 저의 그런 태도가 실사구시적으로 좋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께 그 격려와 칭찬의 마음만큼은 고맙게 받겠습니다고 인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그런 자세로 일하겠노라 약속드립니다.

하지만 이번 금강-보령댐 연결 공사는 사대강 사업과 거의 연관성이 없는 일입니다. 보의 물이 아니라 금강 하구의 흐르는 물을 퍼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조사된 결과로는 백제보나 공주보의 물은 수량으로 보거나 수질로 보거나 갖다 쓰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특히 부여-보령댐 간 도수관로 사업은 하루 11만톤 가량의 금강 물을 퍼오는 계획입니다만, 백제보에서는 이만한 물량을 얻기 어렵고 수질도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사대강 사업을 통해 지류하천별 하수종말 처리장 사업을 한 것은 잘 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보를 막거나 대규모 준설 사업의 경우는 친수 공간을 이용해서 부동산 개발을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가뭄 극복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게 현실입니다.

사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논거로 충남도의 금강 물 이용 계획을 사용하지 않길 바랍니다. 논거로 사용하기에는 적합치 않기 때문입니다.

충남도는 지난 2012년부터 계속해서 사대강 사업 그 이후의 금강 상태를 관찰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사 작업의 축적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비단 강-금강을 가꿔 나갈것입니다.

모든 일에는 긍정성도 있고 부정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24조원에 이르는 국가 재정 투자가 의회의 심사나 예비타당성 조사라거나 관련 토론, 심의도 없이 밀어부치는 일은 다시는 되풀이되어선 안됩니다.

저는 2010년 도지사 취임 후, 이명박 정부에게 한 개의 보를 우선 시행해보고 그 결과를 보아가며 나머지 사업을 하자고 서면으로 조용히 수정 제안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청와대는 저를 전향한 사람처럼 언론 플레이를 통해 정치적으로 이용했습니다. 관련 부처 장관은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놓고 두 번이나 아무런 양해도 없이 약속을 파기했습니다.

충남도의 가뭄 극복 노력을 사대강 사업에 대한 제 입장 변화로 해석하거나 사대강 사업의 정당성 입증 자료로 거론하는 것은. . 쓸데없는 정쟁을 일으키는 일입니다. 그 논쟁은 추후에 금강 모니터링 자료를 더 축적하고, 가뭄도 다 끝내고. . .그러고 나서 하도록 합시다.

가뭄 극복에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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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도 2015-11-08 19:54:21
충남에서는 여야 성향을 넘어 안희정도지사에 대한 평이 대단히 좋은 편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소견이나 평은 오히려 신뢰를 깎아내는듯,
인생의 선배요 정치의 선배이며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의 치적을 비판도 하고 칭찬도 해 줄수 있는 통큰 정치인.
우리는 그런 인물을 원한다,
배 고플땐 먹어야하고 목 마를땐 마셔야 한다.
그리고 고맙다고 해야 한다, 차기 도지사가 새로운 도청을 짖겠다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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