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의 잡학사전] 알면 ‘보약’, 모르면 ‘독약’
[김근식의 잡학사전] 알면 ‘보약’, 모르면 ‘독약’
14-간식, 피해야 하나, 즐겨야 하나
  • 김근식
  • 승인 2015.12.14 17: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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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前) 국회의원 보좌관 T.041-565-8004 http://cafe.daum.net/theClassic

[굿모닝충청 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지금도 재래시장 한 귀퉁이에는 연탄불 화덕 석쇠 위에 올려진 굵은 가래떡이 길거리 간식의 하나로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예로부터 떡은 주로 가을과 겨울철에 해먹었으니 추수가 끝나 일은 별로 없고 곡식은 넉넉해 집에서 떡이나 해먹고 지낸다 하여 ‘여름비는 잠비 겨울비는 떡비’라는 말도 생겼다.

넉넉히 해둔 인절미를 구워 조청이나 홍시에 찍어먹는 것은 그 맛도 맛이려니와 겨울정취를 보여주는 한 폭의 풍경화와도 같은 것이었다.

항상 불화하고 사나운 일만 계속되는 집안을 ‘떡 해먹을 집안’이라고 했으며 나라가 온통 뒤숭숭한 일로 가득할 때 ‘떡 해먹을 세상’이라고도 했으니 선조들에게 떡은 단순한 간식거리가 아니라 일종의 만병통치약으로 통한 듯하다.

건강하게 살려면 간식을 피하라는 조언과 적당한 간식은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 공존하는 가운데 간식을 두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보리가루와 찹쌀을 섞고 꿀과 참기름으로 반죽한 약과와 콩강정, 검은깨강정 같은 간식이 수라간에서 임신한 왕비를 위해 특별히 만들었던 궁중 태교간식이었음을 알려준다면 선택에 조금은 도움이 될까?

미국 예일대 의대 공중보건학과 데이비드 카츠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적은 양의 간식을 자주 섭취하면 급격한 혈당상승을 막아 당뇨병 위험이 줄어든다고 하며 실제로 병원에서도 당뇨환자에게 식사량을 줄이는 대신 적은 양의 간식을 자주 섭취하도록 하는 식이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하루에 섭취해야 할 에너지를 간식으로 분산하면 공복감 없이 과식을 막을 수 있어 비만치료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 하며 특히 신체적, 정신적으로 활동량이 많은 성장기의 어린이는 세 끼니 식사만으로는 영양소 결핍이 우려되므로 DHA나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간식은 체력유지는 물론 두뇌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새벽같이 출근하기에 바쁜 가장이 꼬박꼬박 아침을 챙겨달라고 아내에게 요구하면 ‘간 큰 남자’라는 우스갯말이 있을 정도로 아침을 거르고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허겁지겁 지하철 출구를 나오다보면 어김없이 기다리는 길거리 메뉴가 다름 아닌 부친 계란을 곁들인 토스트 하나와 우유 한 잔… 그런데 아침을 거르고 오전에 마시는 우유는 생각보다는 건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침을 거르면 체내 혈당치가 낮아지면서 두뇌회전이 잘 안되므로 두뇌활동에 도움을 주는 당분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하므로 우유보다는 당분이 많은 과일주스가 좋다.

구내식당을 이용하든, 인근의 식당에서 외식을 하든, 점심식사를 통해 비교적 많은 열량을 섭취하는 것을 감안하면 오후 간식은 어지간하면 생략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래도 꼭 해야 한다면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을 듬뿍 먹고 저녁식사의 양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국내에 진출한 일부 다국적 기업에서는 오후 3시쯤 두 종류 이상의 과일을 실컷 먹도록 하는 ‘과일타임’을 도입하고 이를 전담하는 직원까지 채용했는데 직원들의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업무효율도 높아졌다고 하니 이쯤 되면 간식이 건강은 물론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일조하는 공신이라 하겠다.

겨울 문턱에 접어드는 즈음에 한 방송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겨울철에 가장 즐겨 먹는 간식 1위에 붕어빵(21.9%)이 올랐고 간발의 차이로 어묵(21.0%)이 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호떡(11.6%)이 3위, 호빵(8.7%)이 4위로 뒤를 이었다는데 재미있는 것은 여성의 경우 붕어빵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한 반면 남성들은 어묵을 1위로 꼽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순위에 오른 간식은 떡볶이, 순대, 라면 등이 있었는데 이 정도면 겨울철 길거리 포장마차 메뉴는 망라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붕어빵, 계란빵, 국화빵 등 겨울철 길거리 간식은 기름에 튀기지 않고 불에 구운 음식이라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를 염두에 둔 여성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칼로리를 생각하면 썩 좋은 간식은 아니다.

붕어빵 하나의 열량은 100 내지 200 Kcal, 계란빵은 130Kcal 정도가 되고 호떡은 260Kcal나 된다 하니 붕어빵이나 호떡 두세 개만 먹어도 밥 한 그릇의 칼로리를 섭취하는 셈이다.

겨울철에는 체온을 유지하는 열을 내기 위해 다른 계절보다 기초 대사량이 10% 정도 높아진다고는 하지만 필요한 에너지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다른 계절보다 살이 더 찌게 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간식으로 생각하는 붕어빵, 어묵, 호떡을 차라리 주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겠다.

간식은커녕 하루 세끼 끼니도 제대로 챙기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솔잎, 소나무 껍질, 느릅나무 껍질, 도토리, 칡뿌리, 쑥 등으로 허기를 채웠고 이를 ‘구황식품’이라 한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전 시기를 일관하여 솔잎으로 허기를 달랬는데 솔잎을 쪄서 말려 가루로 만든 다음 콩가루를 섞어 죽으로 만들어 먹었다. 콩가루를 섞은 이유는 변비를 막기 위함이었는데 가난이 극에 달해 콩가루조차 섞지 못해 변비로 고통을 받을 만큼 가난한 것을 두고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이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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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기 2015-12-15 11:07:21
겨울에 사랑방에서 동네친구들과 이불 잍??다리를 모으고 동그랗게 둘러앉아, 타닥 타닥 화롯불에 군밤과 가래떡을 구워먹으며 이야기로 밤을 지새던 그때가 그리워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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