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례를 보고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례를 보고
  • 박영진
  • 승인 2012.12.0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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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진<대전대신고등학교 교장>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자녀교육을 위해서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인정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한 교육열 때문에 우리나라가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 폐허를 딛고 40∼50년 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는 주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수긍을 한다.

그런데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이 지나쳐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할 사회지도층이나 부유층에 있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거나 물의를 야기하여 주위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번에는 자녀들을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서 부부간에 위장이혼을 하고 외국인과 위장결혼을 하거나, 거짓으로 혼인신고를 하려다가 불발에 그치자, 자신의 자녀를 외국국적 동포의 국내거소 신고증을 위조해서 외국인학교에 취학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과테말라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에 의해 여권위조가 이루어지면서, 외국인학교에 과테말라 국적의 아이들이 늘어나자 이를 눈치 챈 학교당국에서 입학을 거절하니까, 다시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니콰라과 등의 국적으로 위조해서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킨 예도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파렴치한 행동이고 국제적으로 망신스런 일인지 알 수 없다. 

위조여권을 발급받는 비용은 대개 4000만 원에서 1억 5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고 하는데, 이는 강남의 부유층 사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이렇게 허위로 국적을 취득하는 것도 죄가 되지만, 돈이 많거나 사회적으로 저명한 집안의 며느리들이 자기 자녀들을 외국인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양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성이 크게 결여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검찰에서는 부정입학에 연루된 사람들을 수사해서 구속대상자를 10여명으로 발표하기도 했으나, 한명만 구속기소하고, 46명의 학부모는 불구속 기소했다고 한다. 이러한 판단은 사법부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모범을 보여야할 지도층의 인사들이 국가의 품격을 훼손하거나 국익에 배치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다스려야 국가의 기강이 바로 설 수 있다.

그렇게 되어야만 가진 사람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밝은 사회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지도층 인사들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태도를 정착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외국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동원한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의 학교교육이 지나치게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힘쓰고, 특기를 계발하며, 개인의 적성에 맞추어 진로를 결정한 뒤에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중·고등학교까지 12년간을 대학입시에만 매달려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수능시험만을 준비한 뒤에, 그 점수에 따라서 대학진학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거나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어려움이 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돈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물질중심적인 사고는 결국 우리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남이야 어찌 되든지 자기 자녀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극단적인 이기심은 우리사회를 좀먹게 만드는 행위인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책당국도 이제는 평준화의 틀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초·중등학교를 다양하게 만들어서 우리학생들이 자기 능력에 알맞은 교육기관을 찾아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면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인재들이 배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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