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타고 싶다… 시내버스!
[편집국에서] 타고 싶다… 시내버스!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6.01.25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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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찬우 충남 서북부 본부장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어느 시골 마을 주민들의 외침이 아니다.
천안시 62만명 인구 중 21만명(35%, 동남구 2개동 포함)이 살고 있는 신도심 주민들.
그들은 시내버스타고 장도 보고, 학교도 가고, 출·퇴근도 하고 싶다.

천안시 버스노선은 모두 148개다.
이 중 전체 인구의 5%가 사는 중앙동·원성동에 59개 노선. 25%가 사는 불당·백석·쌍용동 쪽 노선은 6개에 불과하다.

입주 6년차인 백석동 아이파크·푸르지오·리슈빌아파트 버스 노선은 달랑 2개. 입주 10년차인 불당동 동일·아이파크·대동아파트는 3개뿐이다.

차가 없는 노인들은 집안에서 옴짝달싹 못한다. 엄마들은 아이들 데리고 병원에 가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조차 포기해야 한다. 학생들은 지입차량 없이는 통학도 힘들다.

가구 당 2대 이상의 차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다. 아파트 주차장은 출퇴근 시간이면 넘쳐 나는 차들로 인해 전쟁터로 돌변한다.

천안 시내버스 요금은 전국 평균(1176원)보다 훨씬 비싼 1400원이다. 그래도 매년 47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시가 이를 보전하고 있다. 수요가 많은 지역엔 버스가 없고 탈 사람이 없는 지역은 빈차로 오가는 버스가 많다 보니 생기는 문제다.

이 와중에 2014년에는 천안지역 3개 시내버스 회사가 수년 동안 시 보조금 235억원을 빼돌려 관계자 7명이 구속됐다. 버스회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시청 공무원 1명도 포함돼 있다. 

올해 고교평준화 이후 첫 입시를 진행한 결과, 통학이 불편한 학교는 기피현상이 뚜렷했다.
1차 지망에서 기피현상이 가장 뚜렷했던 업성고는 시와 교육청이 나서 버스 노선 1개를 추가로 확보했지만 학부모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노선 하나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원하는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된 것도 속상한데 통학불편까지 참아야 하느냐”며 대책을 촉구했다. 

천안시는 지난 2006년 버스 노선을 개편했다. 이미 쌍용동·불당동·백석동에 인구가 몰려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천안시는 개편 당시 이 같은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천안시는 오는 8월, 10년 만에 다시 버스 노선을 개편한다. 시민 의견을 반영에 불편을 참아 오던 시민들은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지 않겠다”며 행동에 나섰다.

‘공정한 버스 노선을 염원하는 천안 사랑 시민 모임’(공정버스천사)은 지난 12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특혜를 달라는 말이 아니다. 원도심 버스를 빼서 신도심에 달라는 얘기도 아니다. 교차노선을 대폭 추가해 달라. 고속철 천안아산역에 환승거점을 만들어 원도심과 신도심이 상생 발전하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장혁 공정버스천사 회장은 “시 공무원이 ‘신도심 주민들은 가구당 차가 2대 이상이니 시내버스가 필요 없지 않느냐’는 소리를 하더라. 차가 2대여서 버스를 타지 않는 게 아니라 버스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차를 구입하는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공정버스천사는 23일 백석동 한들문화센터에서 ‘공정한 버스노선을 촉구하는 천안 시민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KTX 천안아산역이 생긴지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버스노선은 3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10년 만에 진행되는 버스노선 개편 계획이다. 더 이상 도심에 사는 주민들이 “타고 싶다. 버스!”를 외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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