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업계획서를 쓸까?
왜 사업계획서를 쓸까?
민광동의 거꾸로 보는 창업전략
  • 민광동
  • 승인 2012.12.27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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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광동 <한국교통대학교 창업실무 외래교수>
주변에 보면 과거의 창업 성공경험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꽤 있다. 그 중에는 지금도 사업을 하며 착실히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과거의 성공경험에 매몰된 이들도 있다. 한때 크게 성공했지만 다시 크게 망했다는 것이다.

재밌는 건, 이들 역시 자신만의 창업성공 법칙이 있다. 그래서 어떤 사업을 볼 때, ‘이 정도 규모를 운영하려면 직원이 몇 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 ‘좋아보여도,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지는 장사다’라는 의견을 말하는데, 그냥 느낌을 이야기하는 수준은 아니다. 나름의 기준이 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이 있다. 일이 성사되었거나 실패하였거나 노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3이요 나머지 7은 운수가 차지한다는 말이다. 다만, 창업에 있어서는 운이 성공의 70% 비중으로 역할을 한다고 해도, 30%의 노력이 70%의 운을 좌우한다.

이 30% 노력의 첫 단추가 사업계획서다. 사업계획서의 항목은 요식행위가 아닌, 사업준비를 위한 검증필터다. 한페이지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며칠간의 조사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한페이지 한페이지에 노력이 응축된 사업계획서를 보고 흔히들 ‘단단한 사업계획서’라 말한다.

왜 우리는 이런 ‘단단한 사업계획서’를 준비해야할까?

창업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내 돈으로 하는 창업, 남의 돈으로 하는 창업이다. 먼저 내 돈으로 하는 창업을 살펴보자. 사실 이 경우는 사업계획서가 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경우 사업계획서는 자기검증의 필터가 된다. 사업의 흥망이 ‘운’에 좌우되는 이들은 대부분, 사업에 필요한 하나의 요소에 강점을 가진 경우가 많다. 시장을 읽는 눈이 남보다 뛰어나든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주변 인맥이 많다든지, 차별화된 기술 혹은 매력적인 제품을 가지고 있든지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강점 한 가지만 가지고 창업을 한다면, 나머지 약점들 때문에 창업과정이 불안하다. 그리고 혹시 망하면 전 재산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업계획서는 바로 이 나머지 약점들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창업준비 단계에서 이 약점들을 찾아내고,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만약 이 약점들 중 치명적인 요소가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창업준비 단계에서 다른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다. 사실 창업아이템 검증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다음 남의 돈으로 하는 창업을 말해보자. 이는 누군가가 내 사업에 ‘투자’를 한다는 의미다. 지인이 만원, 십 만원 빌려줄 때는 계획서가 필요없다. ‘나’를 믿고 그냥 돈을 빌려준다. 하지만 내 ‘사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다르다. 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 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사업’에는 과거 이력이 없다. 나는 창업자이기 때문이다. 투자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요소는 1)창업자 자신의 이력과 신뢰도 2)사업계획서다. 둘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투자할 수 없다. 특히 사업계획서는 창업자의 1)창업에 대한 진정성, 2)수익을 내서 투자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물론 창업자 자신의 이력과 신뢰도 역시 사업계획서 안에 정리된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누군가의 투자를 받았다는 것은 창업준비단계에서 수익모델에 대해 검증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업준비단계, 즉 사업계획서에서의 수익모델이 실제 사업수행과정에서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세상에 보장된 것이 얼마나 될까? 모든 것들은 확률을 높이는 과정일 뿐이다. 사업계획서는 창업준비단계에서 창업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유력한 수단이다.

내 돈으로 혼자 검증해서 사업을 하면 모든 수익은 내 것이 된다. 하지만 사업계획서를 통해 누군가의 투자를 통해 사업을 하면 수익을 창업자와 투자자가 나눠야 하지만, 실패에 대한 부담 역시 나눌 수 있다. 결론은 어떤 경우라도 사업계획서를 통한 자기검증, 혹은 타인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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