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쌀쌀한 날씨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대전 시민들의 촛불은 지난주보다 더 타올랐다.
26일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부터 시교육청 사거리 구간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하라 2차 대전 10만 시국대회’에는 4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측 추산 4000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주최 측 추산대로라면, 지난주 참여 인원인 3만 명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모인 것이다.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강원도 춘천)의 발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부 참가자들은 LED 촛불을 준비하기도 했다.
집회는 오후 5시부터 시작됐지만, 그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초를 들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지난 주엔 초 1만개를 준비했다가 6시 조금 넘어 동이 나는 바람에 곤란을 겪었다. 이번 주엔 2만개를 준비했다. 시민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집회에선 올해 초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꼬집는 발언들이 많았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대표(SNG 대표)는 “올해 총선에서 ‘친박 감별사’인 최경환 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3대 치적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통합진보당 해산, 그리고 개성공단 폐쇄’라고 말했다”며 “작은 영업장을 폐쇄하더라도 최소 몇 달 동안의 행정절차가 진행돼야하는데, 그 큰 개성공단을 설 연휴 등 한 달 동안, 그리고 한마디로 날려보냈다”고 꼬집었다.
이어 “2000명의 국내 근로자, 5만 명의 북측 근로자들이 거리로 내앉았다.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하나로 이렇게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이끌기 위해 경험도, 식견도, 경륜도 없다”고 비난했다.
가정주부 김미성 씨 역시 “개성공단은 16년간 정부와 북한의 작은 통일의 개념이었다. 이명박전 대통령도 개성공단을 건드리지 않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제한도 아닌 폐쇄를 시켜버렸다”며 “근데, 그것이 공식적인 결정이 아니다. 동네 아줌마인 최순실 씨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집회가 끝나자 시민들은 타임월드 네거리를 시작으로 경성큰마을 네거리에서 SK빌딩 삼거리 등을 거치는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오후 8시 무렵이 되자 주최 측은 저항의 상징으로 소등과 자동차 경적을 유도했고, 상당수 차량 운전자들이 이에 화답했다.
또 정당 및 노동조합 등 단체의 깃발이 많았지만, 간혹 00교회, 00성당, 행정동 이름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는 별다른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