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늘 비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참여연대 늘 비판만 하는 것은 아니다”
[굿모닝충청人]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신임 사무처장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3.03.0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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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대표적인 시민사회단체인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의 ‘얼굴’(?)이 바뀌었다. 6년 동안 사무처장으로서 현장을 누비던 금홍섭 처장이 정책위원장으로 오르고 문창기(41) 사무국장이 사무처장으로 선임됐다. 문 처장은 충남고등학교와 충남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목원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공학 석사를 마쳤다. 6년여 만에 작은 변화가 찾아온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를 찾아 문 처장과 마주했다.

-축하한다. 언제 사무처장으로 선임됐나.
지난달 20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대전참여연대) 정기 총회에서 선임됐다. 1주일 정도 지났는데 축하받을 자리는 아닌 것 같다. 고민이 많다. 하루하루가 전쟁과 같다.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새로운 활동 계획도 세우는데 고민하고 있다. 녹록치 않은 자리인 것 같다.

-대전참여연대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또 사무처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대전참여연대는 지방자치 초창기인 1995년 4월 창립돼 올해로 18년을 맞았다. 그동안 권력감시 운동과 지방자치가 제대로 설 수 있도록 감시하는 활동을 해왔다.

아파트 전기요금 인하, 대중교통 정책 등 주민들의 삶과 관련된 활동과 행정수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지역사회 현안과 관련한 문제제기와 여론 결집에 나름대로 노력해왔다.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작게는 충청권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다.

그 속에서 사무처장은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지역사회에 대한 정세 등을 기본으로 실무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민주적 의사 결정을 위해 집행위원회를 두고 현안에 대한 분석과 논의, 토론 시스템을 지키고 있다.

-중요한 임무를 맡은 것 같다. 소감과 각오는.
많이 부담스럽다. 전임 김제선·금홍섭 선배들이 남긴 탁월한 성과와 회원 및 임원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앞으로의 시민사회 운동이나 지방자치는 거버넌스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도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내·외부적 소통에 주력해 나갈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권력감시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개인적으로 시민사회 운동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1997년부터 환경운동연합과 참여연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평범한 삶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학생운동이 거의 소멸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것들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시민운동에 한창이던 학교 선배를 통해 1999년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됐다.

종래 학생운동과 다른 형태의 시민운동을 접하면서 시민사회단체가 사회의 작은 부분의 변화를 통해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게 됐다.

-시민운동 15년째다. 그동안 잘해왔다고 생각하는가.
잘한 기억은 거의 없다.(웃음) 돌아보면 항상 반성과 후회가 앞선다. 좀 더 노력하고 많이 알았으면 주민들의 삶의 환경이 더 긍정적으로 변했을 것이다. 아쉬움이 크다. 그 중에서도 2000년 총선시민연대과 2004년 행정수도 이전 관련 연대 운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유권자들의 열망을 봤고 현장 시민들의 진심을 알았다. 그것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직업적인 시민운동가로서 더 치열하고 투철하게 살아야겠다는 반성의 계기가 됐다. 그래서 소통을 많이 하려 한다. 지역사회 현안에 대한 정답을 찾아가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겠다.

-지역의 현안이 산적해 있다. 새 정부 시스템 아래에서 어떻게 풀어가야 하겠는가.
오늘 아침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는 정치가 아니고 힘 있는 자가 억누르는 형식이다. 여론몰이 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국회의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청와대 중심의 일방통행이 우려된다.

지역사회 현안과 관련해서는 시기적으로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논란도 여론몰이 식 정책을 탈피해서 객관적인 입장서 문제를 인지하고 실천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민관정 위원회 위원 탈퇴 등 그동안 파행적으로 진행돼오지 않았나.

엑스포재창조와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문제는 정권 교체 후 일정 부침이 있겠지만 일어날 수 있는 몇 가지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상황별 대응을 고심 중이다.

지역현안 관련 아쉬움은 대전 출신 의원들의 중앙에서의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역대 대전 출신들의 중앙 위상은 지금이 제일인데도 충남도청 이전 문제 등 법제화가 필요한 부분을 풀어내지 못했다. 과학벨트, 원도심 활성화, 도청이전 부지 등 지역사회의 역량을 다시 한 번 모아야 할 수도 있다.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엑스포 재창조 롯데복합테마파크는 원론적으로 백지화돼야 한다. 그 후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가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치단체 정책이나 시민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여론이다. 하나의 현상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옳고 그름은 시민들이 판단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판단에 근거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다른 각도에서 우려되는 문제를 제기하고 시민들의 뜻을 모아나가겠다.

시민사회단체를 바라보는 일부 시각처럼 대안 없는 반대를 했던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나름대로 고민을 거듭해 대안을 내놓았지만 대안 자체가 시민들 입장에서는 명확하거나 뚜렷하지 않고 추상적일 수 있다. 앞으로는 가능한 시민들과 공감을 나눌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내도록 노력하겠다.

-잘한다는 칭찬에 인색하다는 말도 있다.
늘 비판만 하는 것은 아니다. 빈도는 적지만 환영이나 공감 논평도 심심찮게 내고 있다. 다만 시민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것이 일상적으로 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앞으로도 지자체들이 현 지방자치 현실 속에서 뛰어나게 더 잘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역할을 할 것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대전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수위원회부터 기대를 걸었는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실망으로 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를 반면교사 삼아 성공한 정권으로 남길 바래본다. 임기가 끝났을 때 여론조사에서 50% 이상 잘했다는 평이 나오길 기원한다.

늘 관심을 가져주는 시민들에게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비판과 쓴소리도 관심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따끔한 충고를 인정하면서 지역사회가 좀 더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지켜봐주고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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