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동영상은 지난달 4일 서울MBC 막내기자의 반성문 동영상에 대한 사측의 경위서 요구에 전국MBC 선배기자들이 같은 달 12일 공개한 경위서 동영상)
[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지역MBC가 ‘공영방송 MBC를 되찾겠다’는 반성문을 올린 선배 기자들에게 경위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 등의 보도에 따르면 대전MBC는 특히 동영상에 참여한 소속 기자 2명에 대해 지역MBC 중 유일하게 징계를 내린 것으로 확인돼 지역 언론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4일, 서울 촛불집회 현장을 취재했던 3년차 막내기자 3명(이덕영, 곽동건, 전예지 기자)이 ‘공영방송,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MBC를 욕하고 비난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하자 사측이 이들에게 경위서를 요구했다.
이에 같은 달 10일에 MBC기자협회 소속 기자 90여명이, 12일에는 전국MBC기자회(16개 지역) 소속 기자 79명이 막내기자들을 지지하는 경위서 동영상을 제작, 공개했고 일주일 뒤인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지역MBC사장단 회의가 열렸다.
언론매체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회의 후 대전을 비롯해 안동, 울산, 경남 등 4개의 지역MBC에서 동영상 참여 기자들에게 경위서 제출을 통보했고, 이중 대전MBC만 유일하게 인사위원회를 열어 소속 기자 2명(고병권, 이교선 기자)에게 ‘주의각서’ 징계 결정을 내렸다.
‘주의각서’는 직원에게 줄 수 있는 징계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이지만 MBC기자회는 공영방송이 보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낸 후배기자 및 지역 기자들에게 징계를 주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전국MBC기자회 이해승 회장은 “지역MBC 기자들은 국민 정서를 반영하려고 노력했음에도 현장에서 욕을 먹는다”며 “서울MBC의 보도가 국민 정서를 충분히 담지 못한 것에 대해 지역기자들이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대신 경위를 밝히고 사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반성문 동영상은 MBC가 국민 정서를 담아 보도할 수 있도록 시청자들의 꾸짖음을 요구한 것이다. 국민들에게 ‘경위서’를 낸 것을 사측에서 다시 경위를 밝히라고 하니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논란에 대해 MBC 사측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원들의 일탈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며 “자신들의 의견이 마치 사측의 의견인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해 다수를 선전·선동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진심다해, 국민의 입장에 서서 한 꼭지 제대로 말아놔도 데스크에서 "안돼!" 한 마디에 접어야 하는 게 방송이다.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 또한 국민들만큼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는 말이다. 아니, 어쩌면 시민들보다 더 아플지도 모른다. 현장에서 느낀 감정들과 데스트의 압박을 동시에 가져야 하니... 이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건 방송을 제것인 듯 주물러대는 사람들 때문이지 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이들은 그 누구보다 방송이 제 역할을 다하길 바라는 사람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