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노노(老老)간병,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르신 고민 Q&A] 노노(老老)간병,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임춘식
  • 승인 2017.04.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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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뇌졸중과 치매로 4년째 앓고 계시는 시어머니(80)의 병 수발을 시아버지(82 )께서 힘들게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자녀들은 입장은 고마워하면서도 간혹 노노 간병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원치도 않지만 가정 형편상 요양원에 보낼 입장도 아닙니다. 도움의 말씀을 청합니다.(여 46, 논산)

A. 이제는 노년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장수는 재앙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는 고령사회가 필연적으로 간병문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간병 수요가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사회보장이 미약하고 사각지대가 많은 사회에서 간병 이슈는 중차대한 해결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빨간불은 켜졌습니다.
노노(老老)간병의 현실이 우리 눈앞에 다가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고령의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를 간병하거나 60~70 대의 자녀가 80~90 대의 부모를 간병하는 노노 간병은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60대 자녀가 80대 부모를  간병하는 사회가 보편화 되었습니다.

본인이 어떤 형식으로라도 케어를 받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더 건강하지 못한 배우자나 부모를 돌보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은 노화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입니다 .

우리나라에서도 ‘노노 간병’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노노 간병 ”의 많은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는데 보호자분들은 간병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을 이구동성으로 배변수발이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하루에도 몇 번씩 처리해야 하는 기저귀 교환이 “노노 간병 문제”의 출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노인 이 노인을 간병하는 노노 간병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동반자살하거나 배우자를 살해하는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5명중 1명이라는 고령사회의 비극의 비극입니다. 고령사회는 필연적으로 간병 문제를 내포합니다. 늙으면 누구나 아프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2016년 말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약 70만만 명 정도입니다. 이는 전체 노인인구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입니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의 덫에 걸려 있는 것입니다. 수명이 늘어날수록 치매 노인의 수는 더 증가할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에는 치매 노인이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노인 부부끼리만 사는 노인 가구 비율이 높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녀와 별거하는 노인가구의 비율은 1990년에는 27%였지만 2016년 말 68%정도로 급증했습니다.

즉, 우리는 치매에 걸린 노인에 대한 간병을 배우자인 노인이 맡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 간병’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미 70대 노인이 90대 노부모를 간병하는 새로운 형태의 ‘노노 간병’ 시대가 온 것입니다. 상담자의 어르신은 보기 드문 자랑스러운 부모님이십니다.

문제는 노노 간병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간병살인’과 ‘간병자살’도 대부분 노노 간병의 결과입니다. 특히 이런 일이 대부분 남자노인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2015년 10월 전북 익산에서 일어났던 75세 남자노인의 아내 살해와 자살이나  경찰에 구속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이모 노인(78)의 아내 살해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나라 노인의 상당수가 건강 불만(44%), 의사 진단의 만성질환도 3개 이상(46%)인데다 병원 방문은 월평균 2.4회에 달하지만 수발 대상은 전적으로 가족(92%)이 도맡기 때문이다(2014년 노인 실태 조사). ‘간병 파탄→빈곤 절벽’에 성큼 다가선 셈입니다. 그래서 ‘간병 지옥’, ‘가정 파탄’까지 부릅니다. 알고리즘은 단순합니다. ‘고령사회→노인 급증→노환 증가→간병 필요→금전 부담→가족 해체’의 악순환입니다.

실제로 간병을 포함한 의료비는 노년 생활의 최대 난적입니다. 간병 노환에 걸리면 쟁여둔 자산이 순식간에 바닥납니다. 가정 파탄도 많습니다. 본인은 물론 자녀까지 빈곤 함정에 노출됩니다. 부모 간병을 위한 자녀 퇴직도 증가세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이 ‘간병 지옥’이란 유행어를 만들어 낸 이유입니다. 고령사회의 노노 간병 문제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비록 일본의 사례이지만  2013년 이후 최근까지  간병과 관련, 60대 이상의 고령자가 가족을 죽이거나(간병살인) 동반 자살(간병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179건 발생한 했습니다. 숨진 사람이 189명에 달했습니다. 고령 부부가 ‘노노 간병’에 시달리다 비극으로 삶을 마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예기입니다.

노노 간병의 치명적 취약점은 무엇일까? 우선 간병하는 노인들, 특히 남자노인들은 ‘죽을 때까지 내가 아내를 지켜주겠다’는 책임감이 너무 큰 나머지 자기 자신도 노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노인 간병은 마음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간병을 하려면 우선 본인부터 지치지 않아야 합니다. 따라서 치매 간병을 하는 노인들은 자신을 챙길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이 관심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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