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서점가(街)의 에펠탑 효과를 기대한다
[청년광장] 서점가(街)의 에펠탑 효과를 기대한다
  • 권신구 한남대
  • 승인 2017.04.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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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구 한남대 국어국문학과

[굿모닝충청 권신구 한남대 국어국문학과] 에펠탑 효과. 파리에 에펠탑이 처음 들어설 때 파리시민들은 에펠탑을 흉물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에펠탑의 모습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에펠탑에 대한 호감이 증가했고 나중에는 에펠탑을 매력적이라고 느끼기까지 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가 과학적으로 입증해낸 이 효과는 처음에는 싫어하거나 무관심했지만 반복노출을 거듭할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대형서점의 책 읽는 공간으로의 변화는 에펠탑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기존의 서점은 책을 사는 ‘상업적’ 공간일 뿐이었다. 그러나 테이블과 소파를 배치하면서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서점 안에 카페를 설치해서 복합적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변화는 곧 사람들에게 상업적 공간에서 ‘구매’에 대한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주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단순한 변화는 서점이 책이라는 ‘문화’를 즐기는 장(場)이 되어 책에 대한 ‘단순노출’ 효과를 높여주고, 책을 더욱 친숙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단순노출을 통한 호감도의 상승은 출판계 전반에도 도움이 된다. 책에 대한 에펠탑 효과는 독서율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독서율의 상승은 책의 구매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판계의 불황에 가장 큰 이유는 ‘독서율의 하락’을 꼽았다. 독서율의 하락은 책이라는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으로 이어지며, 나아가 출판계 전체의 불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서점을 통해 자연스럽게 책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증가한다면 그들은 ‘잠재적 고객’이 되는 것이다. ‘책을 공짜라고 생각하게 한다’, ‘독서공간을 배치하면서 판매 공간이 줄어들어 판매에 악영향을 준다’ 라는 말이 힘을 얻지 못하는 이유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를 때마다 몹시 뿔이 난다’라는 출판사 대표의 말은 책을 철저하게 일반적 ‘상품’으로만 바라본 말이다. 소비재인 대다수의 일반 상품과는 달리 책은 ‘작품’으로 가치를 인정 받는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상품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책 읽는 공간’으로의 서점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책의 가치를 발견하고 나아가 소비로까지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서점가에 불어올 에펠탑 효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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