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D. 2017.12.17 일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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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십칼럼] 잘사는 삶과 좋은 삶

    서상윤
    Talk~톡 스피치 대표
    한국교육콘텐츠개발협회 회장

    [굿모닝충청 서상윤 Talk~톡 스피치 대표] ‘잘사는 삶’과 ‘좋은 삶’을 구별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어찌 보면 ‘그 삶이 그 삶이 아닌가?’라고 쉽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스 윤리학」에서는 잘 사는 삶과 좋은 삶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다. ‘잘 사는 삶’이 경제적으로 넉넉한 삶이라면 ‘좋은 삶’은 명예로운 삶이라고 했다. 흔히 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소크라테스에 비교하곤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둘 다 중요하다고 했다. 즉 잘사는 삶을 유지하되, 그 위에 의미의 탑을 쌓으라는 것이다. 이는 너무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우리의 인생을 섬세하게 설계 하고 하나씩 실행해 나간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세상에 있는 것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과 환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보이는 것 대부분은 돈으로 그 가치가 매겨지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명예이다. 명예라는 말 속에는 도덕적 인격적 존엄과 타인의 존경 등 여러 가지 개념이 들어 있다.

    인간은 어떤 경우에 명예를 찾게 될까? 가난한 나라의 경우는 GDP가 높아질수록 행복감도 상승하지만 부자나라에서는 이런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한 사회가 절대빈곤의 단계에서 벗어나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어서는 시점에 보통 나타난다.

    현재 우리나라가 그 속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소득이 높아진다고 예전만큼 만족스럽지 않다. 과거 돈이면 다 해결되었던 문제가 이제 돈으로 해결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다른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가지고 그 결핍을 채워야 할 시점에 왔다. 그 결핍은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그것은 바로 명예라고 생각한다.


    하위징어의 책 ‘호모 루덴스’에는 놀이를 추구하는 인간은 명예를 추구하는 인간이라고 했다. ‘명예와 노는 인간’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위징어는 ‘잘 사는 삶’을 지향하는, 즉 호구책의 활동인 노동과는 구별되는 인간의 활동을 ‘놀이’라고 불렀다.

    노동과 놀이의 가장 큰 차이는 강제성과 자발성이다. 노동은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일이고, 놀이는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노동은 돈으로 환산되지만 놀이는 돈으로 환산이 되지 않는다. 노동의 세계에서는 누군가 출세를 하면, 즉 승자가 되면 결실을 모두 가져가 버리는 제로 섬 게임이지만 놀이의 세계에서 승자는 돈이 아니라 명예와 즐거움을 얻는다. 그 즐거움은 승자 혼자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 모두의 것이 된다.

    옛 동화에 개미와 베짱이가 등장하는 일화가 있다. 열심히 일만하는 개미와 그를 지켜보며 노래하는 베짱이를 묘사한 것인데 과거 우리는 개미를 좋은 것으로 베짱이를 나쁜 것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지금은 영화, 연극, 음악, 게임, 스포츠 등 문화콘텐츠산업이 발전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류열풍이 세계를 뒤흔들고 벌어들이는 수입도 만만치 않다. 미국은 과거 ‘쥬라기 공원’이라는 영화 한편이 미국 내 자동차 산업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고 했다. ‘해리 포터’라는 동화 한 편은 우리의 삼성전자의 수입과 맞먹는다는 통계도 있다.

    논어의 ‘옹야’편에 의하면 공자의 제자인 옹야가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선생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공자 왈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고 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의 속담에는 ‘기는 놈 위에 뛰는 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는 노는 놈’, 즉 ‘樂之者’가 제일이라는 속담도 있다.

    ‘일하다’와 ‘놀다’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베짱이는 개미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열심히 노래를 불러주고 있는 것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직장에서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을 잘할 수 있는 촉매제 즉 기업차원의 놀이문화가 필요하다. 직원들의 놀이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에 직면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가치인 놀이 즉 명예에 대한 섬세한 감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윤만을 쫓는 경제적 동물이 아니라 놀이와 명예를 지향하는 사람이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최선의 치유책이 아닐까?


    서상윤  5199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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