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강영환 전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통계청은 지난 6월 15일 대전인구가 2045년엔 152만명으로, 15년 154만명 대비 2만명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년 152만명으로 줄다가, 25년엔 다시 154만명, 30년 156만명으로 정점을 이룬 후 결국 감소한다는 예측이다. 발표된 통계청의 ‘2015~2045년 장래인구추계’중 충청권, 특히 대전의 전망을 보면 몇 가지 의미심장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대전은 국가전체 인구흐름과 거의 일치한다. 전체인구는 15년 5101만명에서 30년 5294만명을 정점으로 이루다 45년 5105만명으로 줄어든다. 전체흐름이 대전을 따르는 것인지, 대전이 전체 흐름을 따르는 것인지 묘하게 일치한다. 이는 곧 대전이 대한민국 인구정책, 도시정책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같은 충청권이지만 대전과는 달리 세종과 충남북인구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세종은 15년 19만명에서 45년 56만명으로, 충남은 210만명에서 242만명으로, 충북은 159만명에서 172만명으로 증가될 전망된다. 이는 인구 측면에선, 충청의 무게중심이 점차 대전에서 이탈함을 의미한다. 행정 등 수도권의 기능이 세종으로 이전되고, 충북 오송은 8도교통의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충남은 더 이상 대전의 방계도시가 아니라 수도권중부벨트를 형성, 경제·사회·문화 모든 측면에서 수도권화되고 있다.
셋째, 15세에서 64세까지 생산가능인구에서 세종시의 상승(142%)을 제외하곤 전국이 전체적으로 심각하게 감소(-26%)되는 속에 대전 역시 15년 115만명에서 45년 86만명으로 25%감소할 전망이다. 부산(-38%), 대구(-37%), 서울(-33%)보단 덜하지만, 충남(-15%), 경기(-17%), 인천(-19.5%)대비 문제가 크다. 저출산과 노령화문제에 더해 서울과 영호남지역 청장년의 인구가 경기중부권에 유출되는 가운데 대전은 그 경계에 놓여있다.
‘인구문제는 국가전체 문제인데 대전만이 어찌 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모든 문제를 인구문제로 말해선 곤란한 것 아닌가? 과거 잘나가던 서울·부산·대구같은 도시보단 낫지 않은가?’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극적 사고는 결국 대전을 낡은 도시로 만들 것이다. ‘올드하면 다 망한다”는 말처럼, 낡은 패러다임에 갇힌 도시는 도태된다. 위기의식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 나는 대전의 변화방향을 통계청발표에서 나온 3가지 의미에서 찾고자 한다.
우선, 대전의 인구추이는 국가 인구추이의 축소판이라는 인식하에 중앙정부와 대전시는 대전을 국가 인구정책의 척도로 활용하는 노력을 함께 전개해야 할 것이다. 저출산해소와 함께 고령화, 주민복지개선 등 인구정책 노력을 전개하는데 대전을 기준도시화하고 우선도시·시범도시로 활용해야 한다. 대전을 모델로 대전시와 중앙 정부는 다양한 인구 및 도시정책 개발공조, 선도사업 추진, 사업과 인구변화에의 영향측정 등 모니터링사업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인구정책에 관한 한 국가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국가흐름을 끌어가는 대전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국가의 미래에 관련된 문제다.
둘째, 경기도와 함께 확대발전의 길을 걷는 충청권내에 소외되고 있는 대전의 상대적 박탈감을 최소화해야 한다. 호남선 정차문제에 힘이 밀린 서대전역엔 사람이 뜸하고, 서부터미널은 그 기능을 거의 상실했고,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던 유성복합터미널도 무산되었다.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에서 출발, 과학기술의 중심에 국방,행정기능까지 옆에 두었던 대전의 위상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이것은 정치력과 행정추진력의 문제다. 소위 ‘힘’과 ‘깡’이 없는 것이 문제다. 중심기능을 되찾든, 다른 새로운 중심 기능을 만들든 대전 정관계 인사들은 비상한 각오를 세워야 한다.
셋째, 대전은 생산가능인구의 지속적 유입 방안을 만드는데 정책의 최우선을 둬야 한다. 일자리가 없다면 생산가능인구는 빠져나간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가꾸기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이 와서 살고, 외지 사람들이 관광으로 많이 찾기에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고 돈이 돌아가는 대전을 만들어가야 한다. 선거철에나 떠들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유치같은 일, 쉬운 것이 아니다. 건설공사도 포화상태다. 결국 문화가 답이다. 이런 상상을 해보자.
‘젊은 친구들이 대전역에 내린다. 미리 예약한 ‘타슈’를 타고 목척교로 향한다. 가는 길, 광주송정리역 시장보다 더 재미있다는 야시장으로 유명한 중앙시장에 들러 순대와 만두를 먹는다. 목척교 아래 자전거동호인들이 모였다. 대전천을 따라 유성온천까지 이어진 천변코스를 달린다. 가는 길 오정동 수산타운방문은 다음으로 미루고, 드라마타운, 과학박물관을 거쳐, 대전예술의 전당에서 야외공연을 즐긴다. 그리고 레이져쇼 펼쳐지는 갑천을 쌩쌩 달려 유성으로 향한다. 물좋은 유성온천에서 힐링을 하고 저녁맥주를 즐기며, 다음 대전여행을 계획한다. ‘다음엔 목척교에서 반대로 돌아볼까? 칼국수 한그릇 비우고, 보문산을 등산하며 아쿠아랜드도 즐긴다. 관광트램이나 케이블카를 타고 동물원을 투어하고 뿌리공원을 찾는다. 그리고 숲속에서의 캠핑…’
과연 그저 꿈일까? 대전을 지속적으로 찾게 하는 볼거리·살거리·놀거리·먹을거리를 상품화하고, 이를 엮어 스토리화해야 한다. 그리고 마케팅해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다. 구슬만 가진 사람, 꿰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구슬은 단지 구슬일 뿐이다. 도시도 마찬가지 운명이다. 선거용 표를 쫒아서 그때그때의 구슬만지기론 답이 나오지 않는다. 10년, 20년후의 대전의 그림을 준비할 때다. 꿰어진 보배를 그리고, 1년 1년 구슬을 꿰는 작업을 해보자. 상상력으로 첫 구슬을 꿰고, 선도적인 자세로, 추진력 있게.
참된 과학이론은 우주의 운행은 물론 탄생까지 모두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