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아버지 모시기가 힘듭니다
[어르신 고민 Q&A] 아버지 모시기가 힘듭니다
  • 임춘식
  • 승인 2017.07.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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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아버지(70)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무남독녀 미혼 여성(33)입니다. 5년 전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완고한 성격과 특히 의존성이 많으신 아버지를 전에 어머니가 하셨듯이 나름대로 잘 모시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직장까지 그만두었지만 너무나 힘이 들어 죽을 지경입니다. 무엇보다도 저와 살고 있으면서도 이웃과 친척들에게 불효한 여식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녀 더 가슴이 아픕니다. 살림살이 마저 넉넉지도 못한 여건이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모시고 있는데 말입니다. 도움을 청합니다.(서울).

A. 부모-자녀 관계는 일생을 통하여 지속되는 가장 긴 관계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족체계는 노인, 자녀 세대에게 경제적 친밀감과 유대감을 표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가족 내의 유대감은 노인의 육체적, 사회적 및 심리적 안녕을 얻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자녀들은 핵가족의 증가와 노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 급속한 사회변화로 인한 의식의 변화 등으로 과거보다 노부모에 대한 존경심, 부양에 대한 책임이나 의무감이 낮아졌고 노인들은 자녀세대의 이러한 변화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부모와 자녀는 시대적으로 다른 세대에 있는 인간의 관계이므로 역사적, 사회적으로 다른 사건을 경험하게 되고  연령 및 사회적 차이는 이 두 세대의 사상이나 가치, 추구하는 바, 취미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 권위 등에서 좁혀질 수 없는 차이를 나타냅니다. 또한 노부모의 완고한 성격, 생활습관 등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갈등의 요인입니다.

노인은 집안의 최고 어른으로서 그들의 삶을 통해 축적해 온 지혜를 자녀에게 전달하고 자신이 필요한 인물이라고 느끼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과 사회로부터 역할축소 및 상실을 경험하게 되는 노인들은 고독, 소외감을 느끼게 되며 자녀세대들의 행동과 의식이 구세대의 노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되었습니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배우자가 사망하고 직장도 은퇴하면 에너지는 감소하게 되어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특히 아버지의 의존성은 경제적 의존성, 신체적 의존성, 정신능력의 의존성, 사회적 의존성, 심리적 의존성 등으로 구분 될 수 있습니다.

노부모가 자녀에게 의존하는 것은 노년기의 건강 약화와 경제적 취약성이 주요인이며 이 요인들이 가족 간의 갈등을 심화시킵니다. 이제까지 자녀에게 물질적 원조의 제공자로서, 권위의 상징으로서의 역할에 익숙해 왔던 노인이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자신의 물질적, 정신적 원조를 자녀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것에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자녀 또한 실제로 노부모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노부모가 과도하게 의존적이며 개입 적이고 자녀가 한 가정의 가장인 상황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 갈등을 느끼게 되고 노부모가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자녀에게 아직도 충고, 훈계, 지도하려고 고집하는 상황에서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녀가 노부모를 부양하게 되면서 서로의 생활방식의 차이나 의견 차이, 노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 등으로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자녀가 사회활동과 가사를 모두 책임져야 하는 여성들에게 있어 노부모와의 갈등은 서로의 이해가 없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노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미혼 여성의 경우 사회활동을 통한 자아실현의 욕구와 그런 활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노부모 관계에서 갈등이 많으며 가족의 도움 없이 사회활동과 가사활동을 모두 해내야만 하는 여성의 경우 부양에 대한 스트레스가 노부모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노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어느 한쪽이 먼저 사망하지 않는 한 계속되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노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은 가정 안에서 서로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이해와 신뢰로 반드시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입니다. 노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생각이나 가치관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는 나이 뿐 아니라 생각하는 것이나 가치관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전통적 미풍양속을 젊은 세대에게 강조함으로서만 갈등이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볼 때 단순한 환상에 불과합니다. 아버지 측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그들과 화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녀들도 노부모의 생각과 가치관이 고리타분하다고 무조건 무시하는 것보다는 부모세대의 경험과 지혜를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서로의 차이를 이해로서 인정하고 현실과 타협으로 문제에 직면해 나갈 때 갈등은 원만히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합니다. 노부모와 자녀간의 만족스러운 관계는 상호간의 의사소통을 통한 원활한 가치관의 교류에서 형성됩니다. 정기적인 대화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전하며 상대의 입장이나 생각도 이해하고 인정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아버지와 단 둘이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더 소상히 신경을 써야하며 나아가 아버지 입장을 고려한 희생정신이 먼저 뒤 따라야 합니다.

끝으로 새로운 주거형태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노인들은 자녀와 함께 살면 짐이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고, 따로 살면 자녀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서 몸이 불편하고 외로워질 수 있다는 혼란 속에서 선뜻 거주 형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동거와 별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같은 집이나 공간에서 살지만 거주만 따로 하는 수정 핵가족이나 공간적으로는 자녀와 분리되어 살지만 가까운 곳에서 거주하여 서로 자주 방문하는 수정 확대가족이 하나의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절충 형은 자식에게는 부모를 모시지 못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며 노부모에게는 자녀를 가까이에 두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선호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경제적 여건이 수반될 때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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