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87세 친정아버지에게 이성이 생겼어요”
[어르신 고민 Q&A] “87세 친정아버지에게 이성이 생겼어요”
  • 임춘식
  • 승인 2017.08.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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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올해 87세이신 친정아버지께서 81세 여인을 사랑하신다며 노골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십니다. 어머님과 사별하신지 3년 밖에 지나지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외롭다”며 외도를 밥 먹듯이 하십니다. 심지어 동거를 동의해 달라고 하시는데 1남 3녀 자녀들이 상호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모시고 살기가 너무나 힘이 드는데, 이해를 구하고 싶습니다.(여, 65)

A.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수많은 멋진 것들이 그러하듯이 경주와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 꼭 새것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 오래된 거리에 영화가 깃들 듯 이들처럼 저도 나이들 어감에 따라 더욱 아름다워질 수 없나요”

칼 윌슨 베이커(Karle Wilson Baker, 1878-1960)는 미국의 여류시인인데 흔한 일상을 소재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시들을 많이 썼습니다. 그녀의 시는 단조로운 듯하면서도 우리의 가슴속 깊이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단순하고도 흔하디흔한 일상을 소재로 한, 그럼에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가 반짝이고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간절함이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구태여, 이런 시인들의 노래를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모두 태어난 그 순간부터 늙어간다는 사실에 직면해야 하고 때로는 그 사실이 싫다며 도망가고파 불로초를 찾아 헤매기도 하지만 인간이 나이 먹고 늙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좀 더 아름답고 우아하게 나이 먹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그것은 오직하나 사랑 밖에 없습니다.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사랑은 아닐지라도 가끔씩 불꽃을 태우는 그런 사랑을 해야 합니다 불꽃이 사라져 어두워질지라도 그 사랑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몇 일전 영국에서 103세 할아버지와 91세 할머니가 웨딩마치를 올렸습니다. 주인공은 “조지 커비 씨와 도린 루키 씨” 인데 27년간 동거해온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것입니다.

조지는 “지난 밸런타인데이 때 저녁식사를 하면서 도린에게 나와 결혼하고 싶은지를 물었더니 ‘예스’라고 말해 행복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일어나기 힘들 것 같아 무릎을 꿇고 청혼을 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진짜 결혼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내 나이를 느끼지 못한다. 도린이 나를 젊게 한다.”며 즐거워했습니다.

도일은 “부끄럼 타는 신부는 아니겠지만 결혼식을 생각하면 좀 아찔하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 난건 노인들의 친구를 주선해 주는 한 프로그램을 통해서였습니다. 당시 조지는 두 번째로 이혼한 상태였고 도일은 3년 전 36년간 지내온 남편을 사별했을 때였습니다.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가까워졌고 1990년부턴 아예 한집에 살면서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는데 그러나 조지가 ‘이제야’ 청혼을 한 것이라 했습니다.

이들 커플은 조지의 아들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두 사람의 합친 나이는 194년 281일이 되어 세계 최고령 결혼 커플로 등극해 화재가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7명의 자녀와 15명의 손자 손녀들 그리고 7명의 증손을 두고 있습니다. 이렇듯 노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은 낙엽이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듯 깊은 사랑을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건강이 뒤따라 준다면 성생활도 좋은 것입니다.

요즘은 건강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노년기 성생활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발정기가 따로 없습니다. 사시사철 생식과 무관한 성행위를 즐기기 때문에 생명이 유지되는 한 식욕과 마찬가지로 성욕도 존재합니다. 다만 성욕의 강도만 젊은 시절 보다 줄어들 뿐입니다 인간의 생존 본능과 더불어 지속된다는 성생활, 어떻게 하면 노년기에도 성생활을  만끽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의 화두입니다.

“젊을 땐 할머니. 할아버지는 성생활을 안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내가 할머니가 되고 보니 그건 ‘신화’에 불과한 오해였어요.”라고 털어놓는 노인들이 우리 주위에 허다합니다. 한 여성 노인은 77세 남편과 1-2주에 한번은 꼭 잠자리를 같이하면서 사랑을 만들어 간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랑 앞에 나이는 없습니다. 부부간의 정신적 교감 적극적인 자세가 노년의 성생활을 지속시킵니다. 의학적으로 노화가 성생활의 장애물은 아닙니다. 단지 남성의 경우 노화로 인해 성행위를 시작할 때까지 시간이 길어지고 성기의 크기와 강직도가 떨어질 뿐입니다 여성은 질이 위축되고 성교 시 분비물이 감소되는 변화가 오는데 원만한 성생활을 위해선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 절대 아닙니다.

노년기 성생활을 저해하는 주범은 성기능을 악화시키는 당뇨병. 심장병. 고혈압 등 혈관질환인데 이런 지병이 없으면 80대나 90대에도 성생활은 가능하다는 사례가 많습니다. 노년기 성생활을 위해선 노인이 돼도 성에 대한 관심을 유지시키며 성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규칙적인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일 것입니다.

청년 시절엔 몇 년씩 금욕생활을 해도 성기능이 유지되지만 노년기엔 반년만 금욕해도 발기 장애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자리에서의 적극성도 필요한데 특히 노년기에 새로 짝을 찾은 경우보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노인 부부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성행위는 단순한 성욕 분출보다는 사랑을 교감한다는 의미가 큽니다. 실제 젊은 사람들은 애정 없는 부부간에도 성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이가 좋지 않은 노년기 부부가 성행위를 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평상시 배우자에 대한 배려짐. 의견 존중 등을 통해 노부부간의 애정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친정아버지의 이성문제가 자녀들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군요. 그렇지만 전향적으로 경제적인 여건만 조성된다면 부모님의 소원을 풀어드리는 것이 자식들의 도리가 아닐까요. 영국의 103세 할아버지와 91세 할머니가 웨딩마치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보편화 되는 사회적 환경이 이미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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