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구나, 아빠는 오늘 너를 떠난다…”
결혼 전날 밤, 딸은 아빠에게 편지를 남기려다 아빠의 노트북에 담긴 일기를 보게 된다. 첫 일기는 10년 전쯤 작성된 것이었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딸은 가슴 한 편이 저려오기 시작한다. 아빠의 일기는 10년에 걸쳐 쓴 딸에게 보내는 편지였고, 유서였다.
[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중국, 일본, 대만 등 해외 6개 나라에 번역 출판된 윤희일 경향신문 경제부 선임기자의 책 ‘십 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다산책방)가 중국에서 ‘올해의 영향력 있는 책 100권’에 선정됐다.
딸의 결혼을 앞두고 자살을 결심한 아버지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버지의 자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윤 기자가 도쿄특파원으로 활동하던 2014년 12월 국내 출간됐다. 당시 출간과 동시에 교보문고 ‘화제의 신간’에 선정되는 등 출판계와 독자들의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듬해인 2015년엔 ‘김약국의 딸들’(박경리), ‘목민심서’(정약용),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등과 함께 제4회 사하전국독서경진대회 일반부 지정도서 10권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6월엔 중국에서 ‘爸爸, 我们永远不分离(아빠,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아)’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면서 언론·출판계의 큰 관심 속에 연말 교사와 전문가 등이 선정한 ‘2016년 영향력 있는 책 100권’에 선정됐다.
이어 지난 2월 대만 출판사인 ‘열지문화’를 통해 ‘給十年後決心自殺的父親’란 제목으로 출간된 뒤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마카오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는 올해 봄 이 책을 주제로 한 토크 이벤트가 개최되고, 일본의 일간지인 도쿄신문의 1면 기사로 소개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엔 국내에서 성우 이종혁과 유경선의 목소리로 오디오북으로도 출간돼 판매되고 있다. 정성용 PD의 연출로 제작된 오디오북은 아빠와 딸이 주고받는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원작의 감동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
한편, 윤희일 기자는 경향신문에서 27년 째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사회부 등 사건을 다루는 부서에서 주로 취재활동을 하면서 자살 등 죽음의 문제를 자주 접했고, 노동·인권 문제를 다룬 기사로 한국기자상, 가톨릭매스컴상, 인권보도상 등을 수상했다. 국제부 도쿄특파원을 거쳐 현재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 특파원 경험을 살려 ‘디지털시대의 일본방송’, ‘일본 NHK-TV 이렇게 즐겨라’ 등의 책을 펴냈으며, ‘윤희일 특파원의 기자와 자전거로 일본 한 바퀴’(http://biketrain.khan.kr) 온라인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