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장악’ 미련 못 버리는 자유한국당
    ‘언론장악’ 미련 못 버리는 자유한국당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7.09.02 23: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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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홍준표 당 대표f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과 관련,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끝내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이라는 초강력 대여 카드를 꺼내들었다.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대판 싸움을 선언한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2일 "MBC 사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문제다. 이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을 보니 더 이상 지켜보다가는 나라가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선전포고를 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9월 정기국회 일정 전면 거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 하기로 결정했다. 의사일정에 전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국당이 이처럼 흥분한 이유는 무엇일까. 상황을 간추려 보면 이렇다.

    한국당이 제기한 싸움의 단초는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노동부의 체포영장 발부다. 영장 발부처가 검찰이 아닌 노동부라는 점, 김 사장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진술서를 제출했는데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비상계엄도 아닌데 백주대낮에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검찰권 남용’이라는 점, 영장발부 사유가 부당노동행위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불만으로 거론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이런 논거는 팩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노동부도 영장발부 권한이 보장돼 있어, 부당노동행위 발견 시 권한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2016년 발간된 ‘고용노동부 백서’에 따르면, 노동부가 2017년에 발부한 체포영장 건수가 872건이나 되고, 지난 2016년에는 1,459건이나 됐다. 심지어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사례는 올해에만 26건에 이른다는 점에서, 한국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거짓이다.

    체포영장을 비상계엄도 아닌 상황에서 청구한 것을 ‘검찰권 남용’이라고 한 지적 또한 전혀 사실과 다르다. '청구'라는 용어부터 잘못된 것이지만, 비상계엄 상황에서만 체포영장을 청구하도록 규정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인식이다. “수십억 횡령도 아닌 그런 걸 가지고…무슨”이라는 홍 대표의 발언은, 노동의 가치에 대한 극히 왜곡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 받기에 충분하다. 부당노동행위 자체를 대수롭지 않은 사안으로 폄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당의 이런 주장은 표면상 구실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많다. 정작 국회 보이콧의 근본적 배경은 따로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은 지지율이 8% (1일자 한국갤럽여론조사)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반면, 문재인 정부는 76%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이를 막아내지 못할 경우,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질질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07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한 원내 제2당으로서, 야당다운 역할은커녕 허우대만 큰 '비만정당'의 한계를 떨쳐내기가 자칫 요원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민심의 위세가 여전한 것도 부담이고, MBC라는 공중파마저 놓칠 경우, 사실상 마지막 보루를 상실하는 최악의 상황이 불가피해져 한국당으로서는 이를 상상하기조차 싫은 것.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싸움을 벌이기도 전에, 여론전에서부터 밀리면 경쟁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절대적 위기감이 저변에 깔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이명박-박근혜 집권 시절 한국당은 언론장악을 통한 '꿀맛'을 만끽해왔다. 집권하자마자 MBC와 KBS 사장들을 모조리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갈아치웠던 명백한 사실이 있다. 이런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내부적인 민주절차를 통해 이뤄지는 개혁의 움직임을 '정치보복'이라는 극히 부적절한 표현을 동원해 언론장악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꼴이니, 어깃장을 놓는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MBC사태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매우 부조리한 당면 현안임을 깨닫지 못한다면, 민심을 거스르는 반역행위와 다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 일반적 여론은 “자신들의 파렴치한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나 성찰은 뒤로 한 채, 되레 새 정부에게 언론장악 의도가 있다는 식의 공격 논리를 앞세워 한국당 중심의 언론장악 프레임을 고수하려는 것으로, 마치 편집증 환자를 보는 것 같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혹여 그럼에도 한국당이 여론의 뜨거운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면 세상을 읽는 상황판단력이 그만큼 흐리멍텅해졌다는 반증이다.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한 위기상황에 처할수록, 침착하고 이성적인 마인드 콘트롤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그것 말고는 ‘노 웨이 아웃(No Way Out)’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에게 필요한 것은 몰이성적인 ‘국회 보이콧’이 아니다. 터널 붕괴로 암흑으로 변한 공간 속에 갇혀버린 배우 하정우가 어떻게 무사히 생환하는지, 영화 '터널'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면서 벤치마킹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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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씨 2017-09-11 22:02:00
    그동안 MB부터 박근혜씨까지 공영방송인 MBC와 KBS를 장악하고 언론을 호도하며 국민들을 속여왔는데, 홍준표씨는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징징거리는데 정말 보기 싫다. 니그들이 무슨 보수냐? 위선자들!

    김리나 2017-09-03 01:56:50
    그렇기 때문에 홍씨가 들어오고 난뒤 자한당은 더더더 망하는거야 주둥이로 터는 말한마디 한마디가 서민. 노동자 무시하는 발언이 무심코 나오며 필요할땐 서민 코스프레... ㅉㅉ
    국회 보이콧 행태는 한국당이 mbc 장악 인정하는거다
    간만에 제대로 보는 기사나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