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인생이 너무 허무합니다
[어르신 고민 Q&A] 인생이 너무 허무합니다
  • 임춘식
  • 승인 2017.09.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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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79년 동안 힘들게 살았습니다. 큰 병은 없지만 갈수록 몸도 더 쇄약 함은 물론 자녀들의 무관심도 그렇고 아내도 없이, 아니 가까웠던 친구마저 저승으로 가벼렸습니다. 인생이 너무나 허무하여 죽고 싶을 뿐입니다. 부끄럽게도 배운 것도 없고 그렇다고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남, 서산)

A. 생로병사(生老病死),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여정이련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흔히 노년에 겪게 되는 상실감은 지난 세월이나 정이 아니라 ‘기다림’의 부재가 그 원인입니다. 그 ‘기다림’이 없으니 저 멀리에 있는 죽음의 문이 눈에 아른 되는 것입니다.
 노환이 있는 환자에게 그 병이 나을 날에 대한 기다림이 있었다면 공포의 그 문은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때문에 세상이 야속하고 또 어떤 사안에 대하여는 비약하여 결론하니 스스로를 괴롭히는 형국이 됩니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자식들이 학교 졸업 후에는 다 독립을 하지만 우리니라에서는 30이 넘어도 부모에 기대 사는 자녀들이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노후에 부모가 자식에 실망하여 자살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2,500여 년 전의 공자가 효(孝)를 그렇게 강조를 한 것을 보면 그 당시에도 불효자는 있었다는 말입니다.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요즘처럼 경쟁도 없었으니 우선은 요즘의 자식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중국의 명(明)나라 이시진(李時珍)이 쓴 본초강목(本草綱目)에 까마귀가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것을 부모의 은혜를 갚는 것이라 하여 반포보은(反哺報恩) 혹은 반포지효(反哺之孝)라 합니다. 효를 이야기할 때 늘 인용하며 까마귀를 본받으라고 합니다.
노년의 공자(孔子)는 그 자신도 그리 행복한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54세에 벼슬을 잃고 노(魯)나라를 떠나 제자들과 14년 동안 주유천하(周遊天下)를 하였습니다. 말이‘ 주유천하’이지 굶는 날이 밥을 먹는 날보다 더 많았습니다. 외아들은 공자보다 먼저 죽었으며, 후견인을 찾으려고 72명의 임금들을 만났으나 자신의 사상을 받아 주는 제후가 없자 고향 노나라로 돌아와 5년 동안 제자를 양성 하다가 생을 마감 하였습니다.

기다림은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그 활력소를 찾거나 만들어야 합니다. 기다림의 대상이 없을 때는 봄에는 여름을, 여름에는 가을을 기다리다 보면 세월이 야속하다는 기분도 줄어듭니다.
친구는 젊으나 늙어서나 중요합니다. 그러나 친구란 나 혼자만 좋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상대도 나를 좋아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게 여의치 않을 때는 혼자 놀 줄도 알아야 합니다.

미국의 공원이나 호수에 가면 1인용 보트를 가지고 와서 혼자 즐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노년에 꼭 명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근거로 하여 사물을 이해합니다.

때문에 나이만큼 풍부한 경험을 믿고, 자기 확신에 의한 주장이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자식이나 젊은이들에 대하여 그렇습니다. 자신의 주장이 안 먹혀들면 무시를 당했다고 방방 뛰기도 합니다. 그럴 땐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선택은 상대에 맡기는 게 상수입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도 있습니다. 노자가 한 말로서 물을 선(善)의 표본이라 했는데 그 의미가 겸허와 부쟁(不諍)의 덕목입니다. 굳이 겸허까지는 아니라 해도 부쟁지덕(不諍之德), 즉 쟁론은 피해야 합니다. 그게 친구 간에도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기왕에 세상에 왔으니 여생을 더 좋은 추억으로 채울 수 있다면 그게 큰 보람이 아닐는지?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찾아서 살아야 합니다. 지금은 비록 100세 장수시대라고 하지만 일흔 줄 나이는 인생의 황혼기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팔팔하든 청장년 기는 추억일 뿐 가슴에는 회한과 추억만 남습니다. 아무리 노년의 즐거움과 여유를 강조해도 우리들 가슴에는 낙조의 쓸쓸함이 깃들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자연스런 노화현상으로 신체의 대부분이 옛날 같지가 않습니다. 삼삼오오 허물없는 모임에서 화제는 자연히 건강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거나 어떤 약에 특효가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사람 따라 약효가 다를 수도 있고 체질 따라 음식도 궁합이 맞는지 전문가나 상식에 따라야 낭패를 면할 수 있습니다

병은 의사가 잘 알 수 있지만 자기 몸은 자기가 가장 잘 압니다. 예를 들자면 노년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수면제를 먹고 충분한 수면을 취할 것인가 피로를 감수하면서 수면제를 사용 안 할 것 이가는 의사의 조언과 본인이 잘 판단하야할 일입니다. 생로병사의 순리에 따라 우리가  늙었을 뿐 사람에 따라 관점에 따라 해답이 다르겠지만 우리가 버림받은 것이 아님은 확실하지 않는가.

무슨 짓을 해도 부끄럽지 않다는 나이. 남의 눈치 살피지 않아도 된다는 원숙의 경지에서 더 이상 잘 난체, 아는 체, 가진 체 할 필요도 없이 남에게 폐 끼치지 않으면서 내 멋대로 항심을 갖고 살면 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절망과 무기력의 틀 속에 가두어 두지 말고 어느 곳에 있을 자신의 보람, 즐거움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어쨌든 노년의 삶은 우선 자기 스스로 만들어 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산행보다는 평지에서 열심히 걷고 시간되면 스트레칭 잠깐씩 하는 버릇 만들고 장수시대 맞이했으니 사는 날까지 잔병 덜 치르도록 몸 관리 잘하여야 합니다.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되려면 자기 심신관리를 할 수 있을 때까지입니다. 자유롭고 여유 있고 슬기롭게 즐기며 사느냐 힘들게 사느냐는 당신 몫이고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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