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과 다른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그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해온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 공직자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직성에 결정적인 하자가 발견되고 있다는 점에서, 낙마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극우 논객인 변희재 씨 강연회 초청 사실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박 후보자는 변함 없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지만, 명백한 사실임을 입증해주는 결정적인 증거와 증언이 나왔다.
C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7월 31일 포항공대 기술창업교육센터가 주최한 ‘청년창업간담회’에 극우 논객인 변 씨를 강연자로 초청한 인물이 박 후보자였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을 통해 입수한 초청 공문 사본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한 포항공대 센터장인 A교수는 “(변희재 씨를) 저에게 요청하신 분은 박성진 교수이시다"며 "박 교수가 어떤 절차를 거쳐서 이분을 요청했는지는 모른다. 여하튼 센터에 얘기하신 분은 박 교수가 맞다"고 말했다. 증거와 증언을 통해 박 후보자가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앞서 박 후보자는 8일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강연자 추천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박 후보자가 포항공대 교수(기계공학과) 시절, 뉴라이트와 유사한 역사관이나 창조과학을 신념처럼 적극 설파하고 활동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가 주장해왔던 "무지에서 비롯됐다"는 '무지론'에 대해서는 "무지를 빙자해 자신의 속내를 살짝 덮고 가려는 일종의 '코스프레'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같은 학과 문원규 교수는 지난 7일 대학 내부게시판에 ‘포스텍의 건전성과 박성진 장관 지명자’라는 실명의 글을 올렸다.
그는 “같은 학과 동료로서 본 그는 자주 ‘자신에게 하나님이 준 신념이 있다’며 많은 일에 자신 있게 행동했다”면서 “특히 건국절 등 뉴라이트 역사관과 국정교과서 문제, 심지어 종북세력을 논할 때도 확신에 찬 태도로 임했고 상대방을 설득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뉴라이트 학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2016년도 2학기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정기 세미나’에 초청해 ‘대한민국 건국’을 주제로 강연한 것을 예로 들었다. 문 교수는 “그는 이 전 교수 초청에 문제 제기하는 동료들에게도 ‘학문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며 반발했고, 학생들이 세미나에 선택적으로 출석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결정에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박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활동에 대한 내용도 올렸다. 그는 “종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듣기로는 학생들에게도 (뉴라이트 역사관과) 비슷한 태도로 그 관념들을 설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또 지난 2016년 5월 아시아창조학술대회에서 “창조과학은 창조공학을 통해 인간의 실제 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요지로 강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앞서 박 후보자는 2015년에는 군부 독재를 미화하고 건국절 논란을 일으킨 ‘뉴라이트 사관 연구보고서’를 작성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역사에 무지했다", "건국절 논란을 몰랐다", "어떤 정치적, 이념적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기독교 신자로 창조신앙을 믿는 것이며, 개인적으로 창조과학을 연구한 적은 없다”는 등 해명을 한 바 있다.
그는 뉴라이트 사관 논란에 대해 "역사에 무지해서 생긴 일"이라고 했고, 창조과학회 활동에 대해서는 "저는 창조론이 아니라 창조신앙 자체를 믿는 것으로, 창조론이나 진화론에 대해서 한 번도 연구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극우든 극좌든 자신의 역사관이나 철학이 어떤지에 대한 분명한 소신은 밝혀야 한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어정쩡하게 카멜레온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