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대전만의, 대전다운 사회적 가치를 키워 나갈 때다
[시사프리즘] 대전만의, 대전다운 사회적 가치를 키워 나갈 때다
  • 강영환
  • 승인 2017.11.06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영환 전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굿모닝충청 강영환 전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대전에 큰 기회가 오고 있다. 새정부 모토때문만이 아니더라도 국가의 흐름인 4차산업혁명, 행정서비스 고도화, 지역균형발전 등 시대의 화두가 대전과 무관하거나 멀지가 않다. 가장 어울리는 도시가 대전이고, 각각의 화두에 가장 인프라가 잘되어 있는 선도할 만한 중심도시가 대전이다.

그런데 대전은 이 기회를 놓칠 수도 있겠다. 주변의 환경만큼이나 주변도시의 경쟁력은 커져가는 반면, 대전은 침체된 인상이다. 사실 산업화시대엔 국가가 대전을 키운 측면이 강해 보인다. 교통의 중심이 되었고, 연구단지가 있어 국가의 R&D를 이끌었고, 국방의 도시에   이어 행정의 도시가 바로 옆에 만들어졌다.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여건이 주변에 조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대전이 발전하고 있다고 하기엔 뭔가 좀 부족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국가의존형 발전모델’에서 이젠 발전을 거듭하는 주변 인프라를 대전발전의 기회로 만드는 ‘자강형 발전모델’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혁신과 창의의 DNA’를 이식시키고, 의식의 토양을 바꿔야 한다고 믿는다. 이제 그 시작을 할 때다.

최근 대전에 위치한 조달청의 ‘전자조달지원센터’로 대전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선정되었다. 전자조달시스템의 운영은 물론, 관련 연구개발, 교육, 국제홍보 및 수출, 기타 수익사업 등을 추진하며, 사업예산은 ‘18년 약 31억에 이후 연 50억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센터지정의 의미를 ‘포장’하자면, 대학·정부기관·지자체가 연계된 산학협력의 대표사례쯤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는 더 솔직한 성과는 제3정부청사가 대전에 내려온 지 20여년만에 처음으로 한 대학교가 '자신의 힘'으로 대형사업을 수주했다는 점이다.

제3청사가 있었기에 대전은 행정도시 소리를 듣곤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대전의 일자리로, 부와 자산으로 이어지진 못한 것이 사실이다. 센터가 지속되는 한 대전대생을 비롯, 양질의 청년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관련 IT분야 창업과 교육, 취업연계 부가사업이 만들어지고, 정부기관·지자체·산업계·대학교의 활발한 사업교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도 있으니 획기적 일이다.

제3청사엔 조달청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세청,특허청,산림청,통계청,문화재청을 비롯해 최근 승격된 중소기업벤처부가 있다. 대전대학교 사례가 확산되어 충남대,한남대,배재대,목원대,우송대,건양대와 그 소속 산업협력단이 이들 정부기관과 각기 연결되어 국가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IT사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여, 대전의 유능한 대학교가 국가동맥을 관리하는 중추가 되는 것을 ‘상상’해보라. 더 나아가 세종 정부청사까지 확산되어, 행정중심도시 세종시가 대전 옆에 있다는 자부심만이 아니라, 우리 젊은 대학졸업생들의 일자리가 되고, 창업이 활발해지고, 대전경제와도 함께하는 공생의 도시가 됨을 ‘상상’해보라.    

나는 대전시가 긴 안목을 갖고 ‘상상’을 ‘현실’로 끌어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전시가 4차산업육성, 지방균형발전 등 현정부 국정운영전략을 선도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대전대의 조달지원센터 유치가 단순한 일개 대학교의 일회성·지엽적 성과가 아니라 대전전체로 파급·확산되고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보고, 궁극적으로는 대전만의, 대전다운 ‘사회적 가치(Social Value)’의 확충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희망이다.

대전만큼 사회적 가치 인프라를 잘 갖춘 도시는 드물다. 다양한 정부기관에, 대덕연구단지 등 연구소가 있다. 우수한 교육시설에, 인적자원이 있다. 특히 현직은 물론 연구단지와 공직 은퇴자 등 고학력 고경력 실버전문가가 많다. 그러나 이들 인프라가 지역주민의 경제 및 일자리를 넘어, 사회적 가치 공유로 파급 또는 선순환되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이 많다. 대전이 지닌 ‘과학도시’ 자산을 발판으로, 새정부가 강조하는 ‘4차산업혁명을 통해 과학기술발전과 미래성장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역동적 벤처생태계를 조성, 창의적 벤처기업과 혁신적 창업자 육성에 역점을 두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국정과제 33~35)를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나는 IT 및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이를 사회적 가치로 확산하는 ‘대전디지털밸류센터(DJDC: DaeJeon Digital Value Center)'구축을 제안한다. 어떤 센터인가? 무엇보다 기존의 돈쓰는 센터가 아니라, 일선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돈버는 센터’의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대전 소재 대학교 산학협력단들과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대전·충청·세종권 정부 및 공공기관의 IT행정서비스사업을 공격적으로 유치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정보통신, 바이오, 메카트로닉스, 첨단부품 등 대전시의 특성화산업과, 인공지능(AI),클라우드기반 도시재생, 안전, 환경 등 다양한 사업을 대학교·중소벤처·창업기업의 협업구조 속에 추진해 나가야 한다. 

추진과정 속에서 센터는 대전시발전과 시민의 삶의 증진을 위한 가치를 공유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공경영’기반 활동을 추진하며, 지역발전과 공공이익추구 달성을 위한 강력한 규율이 유지되어야 한다.

‘17년 국정감사가 끝나간다. 2년전 국무총리실 재직시절, 대전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 미래창조과학부(당시명)의 세종시 이전을 강하게 제기하며, ‘약속’을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배석했던 나는 ‘온다는 약속’보다는 솔직히 ‘세종에 오면 뭐가 대전에 도움이 될까?’고민을 했었다. 그 이후로 나는 ‘세종시가, 제3청사가, 각종 공공기관이 대전발전과 대전경제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대전시는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에 고민을 이어갔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4차산업혁명 선도, 지자체 역량강화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은 우리의 미래다. 대전은 가장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선순환 모델이 필요하고, 사회적 자본으로 단단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전디지털밸류센터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