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이젠 ‘개티켓’이다
[시민기자의 눈] 이젠 ‘개티켓’이다
  • 홍경석
  • 승인 2017.11.07 05: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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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굿모닝충청 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야근 중에 가장 반가운 시간은 단연 새벽이다. 새벽은 새로운 날의 도래와 함께 잠시 후면 후임자와 교대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새벽이 되면 회사 앞 공원엔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입마개를 한 개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

귀엽고 조그만 개들이 압도적이지만 때론 송아지만한 크기에 ‘인상’마저 험악한 개도 보인다. 그러자면 나도 모르게 무서워서 움츠러든다. ‘만약에 저 무시무시한 개가 나를 문다면?!’ 어려서 살았던 집의 근처엔 무시무시한 개들을 전문으로 키우는 사람이 있었다.

한데 개 줄을 어찌나 길게 만들었던지 웬만한 사람은 감히(!) 그 개들의 곁으로 지나갈 수 없었다. 우리 같은 소년 소녀들은 그래서 아예 그 개들을 피해 개울을 건너 학교에 가야만 했다. 때문에 ‘저 개를 기르는 사람은 대체 언제가 돼야만 우리 동네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까?’라는 의문의 시선을 종내 버릴 수 없었다.

얼마 전 80년 역사를 지닌 서울의 유명한 한식당 대표가 개한테 물려서 숨지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따라서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고 하는,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의 말은 허언(虛言)으로 귀착된 셈이다.

우리가 쉬 알고 있는 상식 중에 ‘3가지 대표적 거짓말’이 있다. 먼저 시집가기 싫다는 노처녀의 입버릇이다. 이어선 빨리 죽고 싶다는 할머니의 말, 그리고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의 말이 여기에 포함된다.

따라서 앞으론 이를 확장하여 ‘4가지 대표적 거짓말’로 거론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범위에 드는 건 물론 “우리 개는 안 물어요”이다. 개는 유사 이래 인간에 대하여 무척이나 충성심이 있는 반려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만날 자신에게 먹을 걸 주고 사랑으로 아껴주는 주인에게나 그러하지, 정작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겐 금세 적대적으로 대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제2의 한식당 업주 사망 사건과 같은 충격의 죽음을 막자면 특단의 조치까지 강구돼야 마땅하다.

사람이 동물한테 물리면 패혈증과 파상풍, 광견병(개) 등의 3개 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패혈증은 주로 세균(박테리아)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인데 이게 얼마나 심각하냐면 심지어 개가 핥기만 해도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하고 볼 일이다.

유명 연예인이 기르던 애완견에 의해 애먼 사람이 죽자 이른바 ‘페티켓(펫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에 나는 알아듣기 쉽게 아예 ‘개티켓’을 지켜야 옳다는 주장을 펴고자 한다. 이는 개와 에티켓(étiquette)의 합성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개죽음을 피할 수 있는 때문이다. ‘개죽음’이란 아무런 보람이나 가치가 없는 죽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호랑이나 사자도 아닌, 고작(?) 개한테 물려서 죽는 것만큼 허망한 개죽음이 또 없다.

개는 절대적으로 상전(上典)이 아니다. 개는 언제든 사람을 물 수 있다. 만사불여튼튼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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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7 07:22:44
사람도 사람을 물수있다. 내 입에 입마개를 채워야할것이다.

100kg넘는 남자는 무서우니 몸을 안보였으면 좋겠다. 감히! 피해다니기도 힘이 드는구나. 문신있는자들은 소름을 돋게하니 그 문신들 모두 가려줬으면 좋겠다. 20살 이상 남자는 모두 잠정적 강간범이니 전자발찌를 채웠음 좋겠고, 20살 이상 여자는 모두 잠정적 꽃뱀들이니 늘 cctv와 녹취록을 남겨 감시를 했음 좋겠다. 현대 기아 차는 사고가 잦아 위험한 차들이니 팔지않았으면 좋겠다.

댁들이 말하는 논리라는건 딱 이정도임을 알고 지껄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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