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지난해 2월 뇌물, 횡령, 위증혐의로 구속위기에 몰렸을 당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구하기 위해 국내 상당수 언론사의 법조 기자들이 산업부 소속의 삼성 출입 기자들로 교체된 사실이 알려졌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 재판 관련 보도를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종전 법조계 담당 기자들 대신 삼성그룹 담당 기자들로 출입처를 바꾸는 등 국내 유력 언론사의 조직개편까지 직접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은 또 제일모직 상장과 삼성물산과의 합병 등 그룹 현안이 있을 때마다 공중파 방송사 보도국의 뉴스 편집 상황을 들여다보고, 주요 경제지의 사설까지 빼도록 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4일 밤 MBC의 탐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김의성 주진우 진행)가 보도했다.
“저는 대통령보다 삼성이 더 센 것 같아요. 대통령은 언론이 밀어낼 수 있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삼성은 언론이 못 밀어냈으니까. 누가 대한민국에서 삼성을 거스를 수 있겠습니까?”
매체는 이 부회장 재판 당시 출입처가 교체됐던 법조계 담당 기자의 증언을 이렇게 전했다.
매체는 이날 제일모직이 상장된 2014년 12월 장충기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 전달된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른바 '장충기 문자 메시지' 2탄 격이다.
"방송은 K, M, S 모두 다루지 않겠다고 합니다. 종편의 경우, JTBC가 신경이 쓰여서 김수길 대표께 말씀드렸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신문은 말씀하신대로 자극적인 제목이 나오지 않도록 잘 챙기겠습니다. 이인용 드림"
이어 “문자의 내용대로 이날 지상파 3사 메인 뉴스에 제일모직 상장 소식은 나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삼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하던 2015년 7월에 장 사장에게 전달된 문자 메시지도 공개했다.
"사장님, ○○경제 사설은 일단 빼기로 했습니다. 정말로 글로벌 미디어에 이런 이슈가 퍼져나가면 그 때 쓰자고 했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이인용 드림"
여기서 '이인용'이란 인물은 MBC 앵커 출신으로, 삼성그룹에서 12년간 홍보 업무를 총괄했던 이인용 삼성사회봉사단장이다.
특히 지난 2015년 6월 23일 이 부회장의 메르스 확산 대국민사과가 있던 날, 당시 이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이 역시 장 사장에게 보낸 메시지도 공개했다.
매체는 “’금일 이 부회장님 발표 관련 방송 보도 예정. KBS 1꼭지, SBS 1꼭지, MBC는 1꼭지로 '사과 육성 위주 앵커 정리’라고 구체적으로 나와 있었고, 실제로 지상파 3사의 메인 뉴스는 이 문자의 내용과 똑같이 나갔다”고 밝혔다.
편법, 탈법,부정한 방법으로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함은 물론 하늘을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기업으로서 천수를 누릴 수 있도록 밝고 선한 기를 축적시켜야지 기업내에 무겁고 음습한 기류가 팽배해지면 분명 단명해질 수 있슴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