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미국 구상'은 무엇일까?
이 전 총리는 미국에서 한 달 여 체류하고 귀국 후 23일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표현대로 '무게감 있는 화두'를 던졌다.
오는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천안지역 재∙보궐 선거에 출마 않겠다는 점, 전국 어디든 한국당 후보들의 승리를 위해 지원유세를 아끼지 않겠다는 점과, 故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보도한 <경향신문>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한 점이다. 그러면서 가시 돋친 한 마디를 수차례 끄집어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한번도 우리 당 최고지도부로부터 6.13 지방선거에 관한 어떤 말씀을 들은 바도 없고 제안 받은 바도 없다.”
그리고는 홍준표 대표를 의식,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홍 대표를 흔들지 말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도 “다만 홍 대표도 언행의 무거움과 무서움을 느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요컨대, 이 전 총리는 6월 재∙보궐 선거에 연연하기보다는 그림을 더 크게 제대로 그려보겠다는 자신의 '미국 구상'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지방선거 후 홍 대표의 당 대표직 수성이 불투명해 보이는 상황을 의식, 자신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있는 불명예를 말끔히 떼어내는 한편 수렁에서 허우적대는 한국당의 중심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가 전날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했던 발언에 그같은 강력한 뜻이 내포돼 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다.
그는 전날 개소식에서 '충청권 대망론'을 언급하면서, "자신은 아직 죽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등 정치재개 이상의 큰 뜻을 강하게 밝혔다.
그의 기자회견 중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한번도 우리 당 최고지도부로부터 6.13 지방선거에 관한 어떤 말씀을 들은 바도 제안 받은 바도 없다”는 발언은 다분히 홍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자신의 '출현'을 내심 마뜩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점을 흘리면서 자신의 정치적 가치를 부각시키는 의도로 읽힌다.
과연 그의 당 대표직 도전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이는 '미국 구상'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피부가 까만게 아니라 낯빛이 시꺼먼 사람은 조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