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섭의 그림읽기] 희의 풍경·축복의 선물 상징하는 아몬드 꽃
[변상섭의 그림읽기] 희의 풍경·축복의 선물 상징하는 아몬드 꽃
  • 변상섭 충남문화재단 문예진흥부장
  • 승인 2018.05.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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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작 ‘꽃이 핀 아몬드 나무’ 1890. 73.5×92㎝

 

변상섭 충남문화재단 문예진흥부장 직무대리

[굿모닝충청 변상섭 충남문화재단 문예진흥부장] 꽃소식과 함께 오는 봄은 모두에게 꿈이고 희망이다. 얼음 장 밑 졸졸졸 시냇물소리가 그 시그널이다. 뭇 가슴마다 희망이 용솟움 친다. 봄은 꿈과 희망, 그리고 그리움의 상견례 장과 다를 바가 없다.

시인 오광수는 ‘꿈같이 오실 봄’이란 시에서 봄은 백마가 끄는 노란 마차를 타고 온다고 묘사 했다.

‘그대!/ 꿈으로 오시렵니까?/ 백마가 끄는 노란 마차 타고/ 파란 하늘 저편에서/ 나풀 나풀 날아오듯 오시렵니까?…. 중략/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인묵객들은 봄과 함께 움트는 꿈과 희망을 저마다의 필치로 그려냈다.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꽃이 핀 아몬드 나무’(1890·73.5×92㎝)는 막 태어난 조카를 축하하기 위해 그린 작품이다. 건강하게 자라기는 바라는 삼촌의 바람과 사랑, 태어난 조카가 마음껏 꿈을 펼치라는 기원의 의미를 담아 그렸음이다. 어린 조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철철 묻어나는 애잔한 가족사가 담긴 그림이다. 고흐가 지독한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권총으로 자살하기 얼마전에 그렸다고 하니 안타까움이 더한다.

조카의 방에 걸 그림이라는 설렘에 정신질환에 시달리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해 그렸을 것이다. 평생 후원자인 동생이 조카를 낳았다는데 오죽 정성을 들였겠는가. 그래서인지 꿈과 희망을 넘어 신비감마저 주는 듯하다.

작품에서 전해지는 느낌도 고흐의 단골 기법인 거친 표현주의 양식과는 전혀 다르다.

에메랄드 빛 하늘을 배경과 흐드러지게 핀 하얀 아몬드 꽃의 보색대비는 생동감을 충만하게 해준다. 마지막까지 정신 줄을 놓지 않으려는 고흐의 강한 집착과 조카에 대한 그림움과 사랑이 뒤엉킨 결과물이리라.

마치 아몬드 꽃이 보는 사람을 향해 다가오는 듯하다. 꽃들이 솜처럼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환상적이다. 적당한 여백이 있어 눈 맛도 시원하다.

고흐의 애잔한 삶과 함께 강인한 생명력과 봄을 맞는 모두에게 작품에 담겨있는 사랑과 희망, 그림움을 되새겨봄직한 그림이 아닌가한다.

‘꽃이 핀 아몬드 나무’는 일본화풍이 스며있는 작품이다. 19세기 프랑스화단은 일본 목판화인 ‘우키요에 신드롬’이 번졌다. 선명한 원색처리에 반해 모방수준을 넘어 우키요에(浮世)에 홀딱 반했다. 모방수준을 넘어 아예 그대로 베낀 작품이 수두룩하다. 고흐도 그 범주에 속했다.

고흐가 우키요에를 베낀 작품 여럿이 화집은 물론이고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시대적 배경과 문화코드를 알면 그림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기에 감
상 팁을 부연해봤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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