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현충일’ 하면 떠오르는 표현이 있다.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이라는 구절이다.
일반적으로 ‘순국선열’은 독립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을 가리키고, ‘호국영령’은 6.25 전쟁 때에 희생된 분들이라고들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완전히 틀렸고, 당장 폐기해야 하는 표현이다”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호국영령’은 ‘나라를 지켜주는 영명한 귀신’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에는 본래 이런 개념이 없었다”며 “일본 신토(神道)의 개념인 ‘호국영령’을 국가의 공식 묵념에 추가한 건 2010년 이명박 정권 때”라고 떠올렸다.
그는 특히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에게 감사하고 그분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게 산 사람들의 몫”이라며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의 혼령에게 다시 나라를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부끄럽고 한심한 짓은 일본인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일본군 장교 출신이 중추를 이룬 군대에서는 6.25 전쟁 이후에도 습관적으로 ‘호국영령’이라는 말을 썼지만, 해방 이후 2010년 이전까지 국가 공식 행사에서 묵념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배 열사’ 즉 순국선열에게만 했다”고 일깨웠다.
또 “일본 군국주의자들은 한국인들의 몸에만 만행을 저지른 게 아니라, 한국인들의 정신도 할퀴었다”며 “이명박에게는 우리나라의 공식 국민의례에 일본 신토(神道)의 요소를 집어 넣은 죄도 물어야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그리고는 “식민 잔재가 뭔지 알아야, 식민 잔재를 청산할 수 있다”며 “따라서 ‘호국영령’이라는 일본 신도의 개념은, 당장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고수'하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아 개탄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