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D. 2018.6.21 목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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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④ 도자기, 시대 정신을 담아내는 예술이 되다학생기자단과 함께 하는 교실 속 NIE, ‘역사 진로직업 체험’

    굿모닝충청 교육사랑신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역신문활용교육의 일환으로 ‘학생기자단과 함께 하는 교실 속 NIE, 역사 진로직업 체험’을 총 1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직업과 생애를 통해 오늘을 사는 학생·청소년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진로와 직업의 세계를 풍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 주제는 ‘도공(陶工)’입니다. 도자공예는 당대의 미학과 민족성을 반영하고, 흙과 불을 다루는 고도의 기술과 문화가 함축된 예술입니다. 우리 역사 속 도공들은 어떤 인물들이었을지, 그들의 파란만장하고, 찬란한 이야기를 학생기자들과 나눠보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왼쪽부터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제68호), 청자참외모양병(국보 제94호), 청자투각칠보무늬향로(국보 제95호), 청자진사연화문표형주전자(국보 제133호)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흔히 ‘도자기(陶磁器)’라는 명칭은 편의상 부르는 이름이다. 도기와 자기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일단 도기는 흙을 구어 만들며 점토 속의 산화알루미늄이 주체가 되지만 자기는 돌을 소성(燒成)하며 규산이 든 고령토라는 장석 계통이 흙이 주재료다. 투박한 느낌이 드는 도기와 달리 자기는 두드리면 금속성이 나며 표면이 보석 같은 광택이 난다.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든 건 원시시대부터 이어졌지만 자기를 만든 건 중국이 최초다. 이미 3세기 무렵 질 좋은 자기를 만들어 썼다.

    청자의 기원은 중국 은(殷)·주(周)·전국(戰國)시대 무렵까지 거슬러 오른다. 특히 중국 남부지방에서 발달해 삼국시대와 서진(西晉) 무렵에는 회녹색의 고월주요(古越州窯)라는 원시적인 청자가 저장성(浙江省)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당나라 시대는 청자의 질과 양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비색청자’로 불린 월주자기(越州磁器)는 수많은 시인 묵객의 칭송을 받았고, 헤이안시대 일본 귀족들도 비색청자를 구하려고 안달을 했다. 송대(宋代)에는 당대의 비색청자의 흐름을 이어 더 많은 곳에서 청자를 빚었다. 남송은 수도 항저우 근교에 관영 가마를 설치해 보급형 청자를 구워냈으며 해외에 활발히 수출했다.

    중국의 청자기술은 통일신라와 고려에 전해지면서 경천동지할 일이 발생한다. 바로 ‘고려청자’의 출현이다.

    한국에서는 통일신라 후기부터 서해안과 남해안 각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중국 청자를 수입했고, 청자의 뛰어난 아름다움과 실용성, 산업성에 눈을 떴다.

    사진 왼쪽부터 미국 경매시장에서 33억원에 낙찰된 분청사기편호와 조선백자 달항아리.

    청자를 자체 생산하려는 집념은 9세기 서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절강성 월주요의 기술진을 적극적으로 수입한 끝에 마침내 성공하게 된다. 고려 초기(10∼11세기)에는 전남 강진과 부안에서 독자적인 청자를 만들어 냈고, 12세기에는 중국의 비색청자(翡色靑瓷)를 압도하는 청자를 탄생시켰다.

    고려는 청자의 색깔뿐 만이 아니라 다른 색의 흙을 이용해 무늬를 넣은 창조적인 기법을 고안해 냈다. 상감기법을 이용한 고려 상감청자는 당대 최고 도자기술의 집합체다.

    상감청자의 제작공정은 크게 6단계다. 첫째 흙을 반죽해 형태를 빚고, 둘째 약간 말린 다음 무늬를 넣는다. 무늬는 양각, 음각, 투각, 상감 등 용도나 표현 의도에 따라 달라진다. 셋째 초벌구이 전에 모양과 무늬를 완성한 뒤 그늘에서 천천히 말린다. 넷째 가마에서 처음 굽는 초벌구이를 한다. 이때 비교적 약한 온도인 약 600~800℃ 정도에서 굽는다. 다섯째 유약을 바른다. 유약은 도자기의 바탕에 액체나 기체가 스며드는 것을 막고, 광택을 내는 잿물이다. 청자의 경우, 일정 비율로 유약에 철가루를 넣는데 철 성분이 열에 작용해 푸른 청색을 만드는 과학적 비밀이 숨어 있다. 여섯째는 마침구이다. 유약을 바른 도자기를 약 1200~1300℃ 고온에서 한 번 더 굽는 작업이다.

    고려청자는 13세기에 금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 넣는 화금청자로 발전했고, 산화구리를 안료로 써서 붉은색 문양을 담아낸 진사청자 등으로 변모해 갔다.

    한국의 도예전통은 이후 조선 초기 분청사기를 거쳐 인류 도자의 정점으로 불리는 ‘조선백자’로 이어진다.

    분청사기는 무늬가 간결하고, 서민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분청은 회색이나 회흑색의 태토 위에 백토로 표면을 마무리한 도자기다. 일제강점기 때 고유섭 선생이 처음으로 ‘분장회청사기’라고 이름 붙이면서 분청사기로 통용됐다. 백토를 이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무늬를 그렸는데 초기에는 꽃과 나비 모양을 도장처럼 찍는 인화기법이나 상감기법으로 그려 넣었다면 후기에는 긁어내는 박지기법이나 풀을 엮어 만든 붓을 이용한 귀얄기법, 철 안료를 쓴 철화기법 등으로 다양해졌다. 분청사기는 고려청자나 조선백자에 비해 덜 유명하지만 조선 초기 진상품 자기였고, 일본에서는 국보로 지정됐을 정도로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16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조선백자’는 선비문화의 정수다. 백색의 점토로 그릇을 만들고, 유약을 입혀 구워내는데 백자의 색깔은 유약의 색과 안료의 성분, 기법 등에 따라 순백자, 청화백자, 철화백자, 진사백자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순백자는 점토와 유약 외에 다른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순수한 백색자기다.

    조선백자는 경기도 광주, 경북 고령, 상주 지역에서 생산됐다. 조선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가마가 파괴되고, 도공들이 일본에 끌려가면서 도자기술이 쇠퇴했는데 다행히 광주관요(官窯)가 유일하게 남게 돼 조선백자를 중심으로 하는 큰 줄기를 이뤄냈다.

    순백의 자기는 유럽에서는 ‘하얀 금’으로 불렸다. 유럽 각국은 17세기 독일의 마이센 도자기가 탄생할 때까지 백자 생산에 거듭 실패했다. 마이센 도자기는 세계 3대 도자기로 꼽히는 덴마크 왕실의 ‘로열 코펜하겐’과 영국 '로열 웨지우드' 등으로 이어진다.

    중국에서 시작된 ‘자기 제조’의 최첨단 기술이 한국에서 꽃을 피운 뒤 일본으로 전해졌고, 다시 유럽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이유가 있다. 유럽은 르네상스 이후 발달된 인문과학정신과 회화미술을 바탕으로 도자기에 패션을 입혔다. 프랑스의 세브르 자기는 로열 블루와 마늘즙으로 금을 착색하는 금채자기로 도자기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오늘날 세계 명품 도자기 시장의 90%를 유럽이 석권하게된 배경이다.

    한 나라의 생활문화를 재료 미학이나 심미적인 가치까지 고려할 때 공예문화는 그 나라 문화의 자존심이다. 특히 도예는 늘 중심에 있다.

    오늘날 도예는 고유한 도자기 기법과 재료를 원칙으로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공예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도자를 가지고 공작하는 기술(도자공예)은 도자예술로 불릴 정도다. 도자기 제작형태 역시 전통도자, 산업도자, 공예도자, 환경도자 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재삼 제3도예연구소장은 책 ‘도벽@환경도예’에서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대도예의 공예성 회복 움직임은 산업디자인에 의해 대체된 도구성에 대한 대응이며 하나의 문화적 기제로서, 또 실용적 공예미의 사회적 소통으로서, 다가올 변혁의 시대에도 더욱 새로운 역할이 기대된다”고 썼다. 도벽(陶壁)은 그림이 든 도자기 타일벽을 말한다.

    오늘날 도자기는 시대 정신을 담아내는 예술은 물론 부가가치가 큰 산업의 모습으로 자리매김했다.

    역사는 돌고 돈다. 1600년대 중반 명나라와 청나라가 교체되던 시기 중국은 도자기 수출을 중단한다. 바로 그때, 일본 도자기는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기회를 잡는다. 일본은 도자기를 통해 유럽과의 무역에 박차를 가했고, 도자기로 번 돈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했다.

    ▲TIP. 자기의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박물관에 가면 고려청자 이름이 길고 복잡해서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약간의 원칙만 이해하면 쉽게 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청자(푸른도자기), 상감(상감기법), 운학문(구름과 학의 무늬), 매병(아래보다 위로 갈수록 전제 모양이 커지는데 입구는 매우 좁은 형태의 도자기)라는 4단계를 이어서 이름을 붙인 것이다. 즉, 색깔-기법-무늬-용도의 순서다. 고려청자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국보 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이다.


    권성하 기자  ni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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