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기자의 눈] 마음의 주파수, 글로 맞추다
    [시민기자의 눈] 마음의 주파수, 글로 맞추다
    • 이희내
    • 승인 2018.07.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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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모닝충청 이희내 방송작가, 대전대학교 외래교수] 新 한류가 다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들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한류에 반해 지구촌 젊은이들은 한국어와 한국 공부에 온 열정을 쏟는다. 그 한글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뛰는 한국 사람들이 있다.

    민간외교관인 그들이 전하는 감동의 현장에는 한글이 있다.

    글,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다

    디지털 시대라 불리는 현재에도 방송국 라디오국엔 아직도 손 편지가 온다고 한다. 한 때는 프로그램마다 하루 300통이 넘었다는 손 편지들. 지금은 문자나 인터넷 사연이 다수를 이룬다.

    라디오는 청취자의 사연으로 꾸며가는 프로그램이 많다. 그러다 보니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들이 모여 편지, 문자, 인터넷을 타고 방송국으로 온다.

    사연을 먼저 접하는 방송작가들은 편지를 보며 눈물을 닦는 게 일과였다. 어제 청취자가 보낸 사연이 오늘 그녀의 마음을 울리고 내일은 또 다른 청취자의 가슴을 두드리는 것이다.

    그 감동은 글 솜씨에 있는 게 아니었다. 편지 안에 살아 숨 쉬는 주옥같은 한 줄의 글, 그 안에 담긴 삶의 무게, 그리고 삐뚤빼뚤한 글씨가 주었던 감동. 그 자체가 바로 지금 우리 시대가 말하는 ‘리얼’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손 글씨는 각각의 사람들 마음속의 주파수를 맞춰주는 것 같다. 글을 읽고, 들으면서 우리는 그의 삶에 공감하고 빠져들게 되니 말이다.

    지구촌 청춘들, 한글에 빠지다

    대전 한남대학교 부속교육기관인 한국어학당은 1985년 설립된 외국인 대상의 한국어 교육기관이다. 외국인 학생들과 재외동포들이 한글, 문화, 역사를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요즘 한글 매력에 반한 외국인들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한국어학당’을 찾는 발걸음 역시 많이 늘었다고 한다.

    과거엔 재외동포 2세들과 주한 외국인 근무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한류가 대세가 된 지금 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이곳을 찾는다.

    한글을 배우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대학교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K-pop스타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도 있다. 심지어 한국에서 아이돌 스타나 배우가 되기 위해 온 청춘들도 있다.

    그리고 그들은 한글의 매력뿐이 아닌, 한국이란 나라에 흠뻑 빠지고 있는 중이다.

    ‘한글’로 한국을 느끼다

    비행기를 타고 2시간이면 가는 일본. 가장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익숙한 일본은 여전히 우리와 불편한 관계이다.

    그런 일본에서 지난 달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올해로 벌써 3번째를 맞이하고 있는 ‘한일문화교류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국 문화와 글을 알리는 이 행사가 일본 오사카와 교토에서 열렸다.

    민간외교관 역할을 자처하며,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전에서 캘리그라피를 연구하는 이화선 캘리그라퍼와 참필글씨예술연구회 회원들이다.

    이들은 매년 자비로 이 행사를 열어 일본에 한글과 한류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이화선 캘리그라퍼는 “한글 캘리그라피는 감정과 마음을 담은 글씨로 서양의 디자인이나 서예와는 다르다. 진정한 캘리는 글씨에 감정과 호흡을 담아낸다”고 말한다.

    참필글씨예술연구회와 일본 고인돌한국어학원이 주관이 된 한일문화교류전의 첫 행사는 오사카코리아국제학교에서 열렸다.

    학생들과 참필 캘리그라퍼들은 한글 문장을 완성하거나 일본, 중국 학생들에게 그들의 이름을 소토리텔링으로 의미를 부여해줬다. 한글로 이름을 써주기도 했다.

    자신의 이름이 한글로 써질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행복해하던 학생들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들은 이야기한다.

    “선생님, 내년에도 다시 와 주실거죠?”

    이어 교토에서 열린 문화교류전 역시 주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마무리됐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도 이 문화교류전을 비중 있게 다뤘다.

    글은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열기도 하고 통역 없이 서로를 이해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의 이어지고, 국제장벽 없이 하나가 되는 순간, 한국과 일본의 관계도 앞으로 그렇게 더 활짝 열어질 것이다.

    한글, 문화로 벽을 넘다

    글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는다.

    단순하게 겨울연가의 배용준이 좋았던 일본 사람들이 한국어와 한글을 배워 우리나라 땅을 밟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한류’의 시작이자 한국문화를 알리는 불씨가 된 것이다.

    2000년대 초에 불었던 한류열풍의 바람도 잠잠해지고, 과도기에 들어선 ‘한류’도 이제 새롭게 변화해야 할 시기가 왔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데 큰 디딤돌이 돼줬던 우리 문화와 한글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는 자리였던 ‘한일문화교류전’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글로 써진 자신의 이름을 보며, 행복해 하던 교포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

    이희내 방송작가, 대전대학교 외래교수

    한글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나누고, 친구가 된 일본인들, 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한글로 하나 되는 시간을 가진 참필 캘리그라퍼들.

    하나 되는 ‘어울림’의 시간과 오늘을 위해 수개월간 고생한 그들의 열정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진정한 화해를 이루는 관계를 기대해 본다.

    칼보다 강하고 펜보다 더 강한 문화의 힘으로 말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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