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던진 이 돌 하나는' - 송정란 作
돌을 던지면 어디로 가 박히는지
부서진 상처를 드러낸 채 퍼렇게 뒹굴고 있는지
누군가의 명치끝에 박혀 슬픔의 깊은 수압을 견디고 있는지
거칠고 단단한 기억의 덩어리들을 팔매질한다
늘 겨냥한 곳에 못미쳐 떨어진
나의 돌멩이들
마침표가 세상의 중심을 잡으며 서 있는 과녁
근처에 숱한 말없음표가 된 그것들을,
떨어져 누운 시간의 흔적들을,
내 모든 시선을 모아 힘껏 겨냥해 보았는지
온몸의 무게중심을 실어 던져 보았는지
오늘 내가 던진 이 돌 하나는
가슴 한가운데 박혀
살아온 날들의 부서진 흔적들이
내 삶의 몸뚱이가 얼마나 무력한 것인지,
나는 어둠 쪽으로 쿵 무너지고 말았다
성경에 보면 예수에게 음행 중에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율법에는 돌로 처 죽여야 한다고 되어 있으니 선생께서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고 시험하려 합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손가락으로 땅에 쓰기를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합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모두 사라지고 예수는 그 여자를 향해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을 것이니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들이 벌리고 있는 이 삶의 현장에서 특정인, 혹은 불특정인 이던 간에 수많은 돌을 그들에게 던집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아래 위도 없이 누가 맞는지는 생각지도 않고, 정의의 사도처럼 말입니다. 더욱이 “끝자리에 앉으라”고 했건만 종교인들이 더 앞에 서서 우리 편 아니라고 생각되면 인정사정없이 던져대는 돌이 힘없고 나약한 사람들에게만 하필 떨어집니다.
오죽했으면 예수께서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고 했을 런지요. 다시 한 번 예수가 땅바닥에 쓴 글씨를 쳐다볼 수 있는 눈 틘 사람들이 많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