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이 결코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충분히 국민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계뿐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을 많이 보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국민일보〉 계열의 인터넷 매체가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를 쳤다. 매체는 12일 새벽 “국민 10명 중 7명이 이 부회장의 사면을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8~11일간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10명에게 물어봤더니, 전체 응답자 중 68.4%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의견은 고작 25.7%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그래픽으로 묘사하면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확정'하는 뉘앙스로 '사면'이라는 볼드체의 확인도장까지 찍어대는 등 문 대통령 압박에 나섰다.
요컨대, 문 대통령이 궁금해하는 국민의 의견이 이처첨 압도적 찬성으로 나왔으니 사면권자로서 좌고우면할 것 없이 당장 이 부회장을 사면시키는 게 마땅하다고 아우성 치는 한편 맨먼저 삼성에 ‘충성’을 다한 셈이다.
이에 박진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국가의 사법제도를 여론조사로 대처한다?”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김학의 출금이 잘 한 건지, 못 한 건지는 왜 안 하나? 다 잘 했다고 할 거다. 돈 안 되는 여론조사를 언론이 의뢰할 일은 없겠지만”이라며 가자미눈으로 째려보았다.
한편 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