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오락가락, 막무가내, 유체이탈, 발뺌하기, 논점회피, 우기기, 덮어씌우기, 황당 궤변…”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내뱉은 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8일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 대표를 겨냥, “이재명 화술의 실체”라며 이같이 할퀴었다.
윤 대통령은 “아마도 이번 국감에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화려하지만 진실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말장난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할 것”이라며 “덮어씌우고, 논점을 회피하고, 발뺌하고, 우기고, 적반하장에 황당 궤변까지 총동원하겠지만 이 사기행각에 놀아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반사시켜 내뱉은 자기고백이자 자아비판”이라고 되레 윤 대통령을 비꼬았다.
윤 대통령은 6일 출근길 문답에서 풍자만화인 ‘윤석열차’ 논란과 문재인 전 대통령 감사원 조사 등 쟁점에 관한 질문에 오불관언(吾不關焉)의 자세를 드러냈다. 민감한 쟁점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버릇처럼 사용하는 '도망치기 화법'이다.
먼저 '윤석열차' 이슈에 대해 "그런 문제에 대통령이 언급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게 보낸 ‘문자’에 대해서는 “문자가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 감사원이 대통령 소속이지만, 업무는 대통령실에서 관여할 수 없도록 헌법과 법률로 정해져 있다”고 딴청 피웠다. '유착 의혹'이 뻔히 드러났는데도 거짓말처럼 발뺌한 것이다.
그러면서 "하여튼 감사원 업무에 관여하는 것은 법에 맞지도 않고 무리할 필요도 없다"며 "철저한 감사를 위해 법에 보장된 장치라, 거기에 관여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문자'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공언한 상태에서 불거진 사안인데도, '잘 모르고, 법적으로 관여할 수도 관여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는 식으로 둘러댄 것이다.
이에 한 정치평론가는 “마치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고 했던 김건희 씨의 말이 오버랩 된다”며 “윤 대통령은 여전히 유체이탈-발뺌하기 답변으로 불신 가중시키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는 지난해 공개된 〈서울의소리〉 기자와 ‘7시간 통화’에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내뱉은 발언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여사는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접대부설' '유부남 동거설' 등의 소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다. 저는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 중독인 사람이다. 그래서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가 도발에 대해 "국민들께서 걱정은 되시겠지만, 우리 정부에서 강력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빈틈없이 다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곧이듣는 이는 대체 얼마나 될까? 강릉이 지역구인 대표적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의원마저 이날 “국민 혈세로 운용되는 병기(兵器)가 오히려 국민을 위협할 뻔했다"며 “재난문자 하나 없이 무작정 엠바고를 취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이고, 여전히 사고에 대한 공식 보도자료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임을 시인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강릉 낙탄’ 사건과 관련, “낙탄이란 말조차 생소할 정도로 이런 사고는 처음이고, 게다가 탄도미사일까지 발사됐다”며 “8시간 동안 엠바고로 언론보도를 통제, 재난을 시민에게 알리지 않다니 어떻게 국민이 윤석열 정부를 믿고 안심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탄두폭발로 2차 재난이 일어날 수 있는데 덮기에만 급급했다”며 “군과 국방부와 대통령실 기강이 해이해졌고, 대체 국민 안전은 어디에 있는 거냐”고 소리쳤다.
번질 번질 해맑은 얼굴로, "오랜 세월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 몸으로 싸워왔습니다”.
속이 뒤집혀 니글 니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