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호텔리베라 유성이 사라진 뒤 유성온천의 밤은 암전 사태입니다. 이대론 안 됩니다”
지난 해 호텔리베라 유성에 이어 호텔아드리아가 경영난 등을 이유로 잇따라 폐업하자 인근 상인들이 곡소리를 내고 있다.
하나같이 매출이 떨어졌다고 토로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찾은 옛 호텔리베라 유성 인근 상권은 ‘한 때 대전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했다. 손님을 태우기 위해 택시 한 대가 외롭게 서있을 뿐이었다.
평생을 유성에서 살고 있다고 밝힌 마트 사장 차명호(82)씨는 “호텔리베라 철거 후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주변 상권이 모두 침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열변을 토했다.
호텔 인근 한 유흥업소도 3~4일 동안 손님 한명도 못 받았다고 한다. 명함을 돌리는 웨이터들마저도 그 모습을 감췄다고.
인근 24시간 식당을 운영 중인 조 모(43)씨도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조 씨는 “사실 호텔리베라 유성과 호텔아드리아가 없어진다고 했을 때 우리 가게엔 손님이 많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서도 “정작 철거 후 한 해 1000만 원 정도 매출이 빠지는 등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1년 전만 해도 직원 5명을 썼지만 인건비 아끼려고 아버지와 함께 쪽잠 자며 일하고 있다”며 “건물 주변도 어두워져서 사람들이 지나다니기 무섭다고 할 정도”라며 힘없이 말했다.
상인들은 대전시와 유성구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명품 대중목욕탕을 조성하거나 유성호텔 앞 ‘스승의 공원’에서 빛축제, 먹거리 골목 등 각종 행사를 열어 유동인구를 늘리자는 의견이다.
또 옛 호텔리베라 부지에 주상복합이라도 들어서야 침체된 동네를 살릴 수 있다는 여론도 나온다.
편의점 점주 A씨와 약사 B씨는 “호텔 철거 전에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휑한 수준”이라며 “하루 빨리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유성구는 지난 해 12월 유성온천지구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 대책을 수립 중이다.
한편, 호텔리베라는 모기업 신안그룹이 경영상 이유로 지난 해 1월 1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사측 신안그룹과 노조 간 갈등으로 철거가 미뤄지다 노조 측이 그 해 4월 말 농성을 철회하면서 철거가 가속화됐다.
호텔아드리아는 지난 해 6월 경영상 이유로 Y건설사에 매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