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충남 서산시가 청사 신축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조성한 기금이 올해 현재 50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관련 조례에 따라 2024년까지 총 1000억 원을 조성할 계획으로, 청사 신축의 방향을 되돌릴 순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는 당초 현재의 위치에 청사를 신축하기로 하고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를 위해 시는 ‘서산 관아문 및 외동헌 주변 청사 건립’을 위한 현상 변경을 신청했지만 충남도 문화재위원회는 지난해 6월 부결 처리한 바 있다.
“청사 건물은 규모가 비대해 문화재를 왜소화시키고, 전통건축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문화재 주변 역사문화환경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시가 제출한 사업 내용을 보면 청사의 대지면적은 3만5203㎡, 건축면적은 6436㎡(연면적 4046㎡)이며, 건축규모는 지상 5층에 지하 2층으로 확인됐다.
충남도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문화재 지정은 안됐지만 현 청사 외곽에 서산읍성 유적이 있다. 청사 신축 시 규모가 확장되는데 너무 과대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인근에) 동헌과 객사, 관아문도 있어 문화재 주변 경관을 저해할 수 있다고 봐 불허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위치에 신축할 경우 그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시는 현재의 위치에 청사 신축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전 관련 용역을 통해 후보지를 물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26일 보고회가 있었는데 석남동과 예천동, 수석동 일원이 그 대상로 꼽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 규모는 지상 9층에 지하 2층, 소요 예산은 부지매입비를 제외하고 약 12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됐다. 공사 기간은 약 5년 4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공직사회 내부는 물론 시의회 역시 청사 신축의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보고회에 앞서 공직자 3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진행됐는데 무려 92%가 이전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 임재관 의장도 2일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각 부서가 산재돼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큰 만큼 청사 신축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개인적으로는 옥녀봉 자락인 현 위치가 풍수지리적으로도 좋은 만큼 인근을 더 매입해서 신‧증축 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종합해 보면 청사 신축을 되돌릴 순 없는 만큼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축소해 현재의 위치에 조성하던지, 아니면 새로운 후보지를 선정해 추진하는 방안을 조만간 결정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시 관계자는 “관련 조례에 따라 별도의 위원회가 구성돼 있고, 기금도 조성된 것이다. 이 기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순 없다”며 “2024년까지 1000억 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은 그 시점까지는 청사 신축을 완료하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래저래 3일 오전 10시로 잡힌 맹정호 시장의 취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