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 시인, 제발 극단적 선택만은 안 된다... 핸드폰 전원 꺼짐
박진성 시인, 제발 극단적 선택만은 안 된다... 핸드폰 전원 꺼짐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10.15 00:44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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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미투'로 숱한 고통의 나날을 보냈던 박진성 시인이 1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살을 암시하는 극단적인 표현이 가득한 내용을 남겨 생사여부가 주목된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가짜 미투'로 숱한 고통의 나날을 보냈던 박진성 시인이 1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살을 암시하는 극단적인 표현이 가득한 내용을 남겨 안타깝게 하고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지금은 대통령으로 계신 한 정치인을 사랑했고, 시를 사랑했고 썼고, 좋은 자식, 좋은 남자,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제가 점 찍어 둔 방식으로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습니다.”

박진성 시인이 1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자살을 암시하는 극단적인 표현이 가득한 내용을 이렇게 남겼다.

그는 이날 “2016년 그 사건 이후, 다시 10월이다. 그날 이후 저는 '성폭력 의혹'이라는 거대한 그림자를 끌고 다니는 것 같다”며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뎌 보고, 견딜 수 없을 때까지도 견뎌 보았다. 매년 10월만 되면 정수리부터 장기를 관통해서 발바닥까지 온갖 통증이 저의 신체를 핥는 느낌이다. 정말 지겹고 고통스럽다”고 적었다.

최근 재판결과 언론을 상대로 모두 승소했음에도, 그가 가짜 미투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로 얼마나 고통스런 삶을 지속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는 “저의 돈을 들여 아무도 읽지 않는 시집을 출판도 해봤다”며 “죽고 싶을 때마다 꾹꾹, 시도 눌러 써 봤다.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다”며 “살려고 발버둥칠 수록 수렁은 더 깊더라”라고 말했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이 생각난다. 평생을 자살 충동에 시달리던 철학자는 암 선고를 받고서야 비로소 그 충동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지금 제 심정이 그렇다. 제 자신이 선택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시집 복간, 문단으로의 복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살부빔, 그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이어 “단지 성폭력 의혹에 휘말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잃는 사태가 저에게서 끝났으면 좋겠다”며 “다만 어떤 의혹과 의심과 불신만으로 한 사람이 20년 가까이 했던 일을 못하게 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그는 “이 삶에 미련이 없는데도 이렇게 쓰다 보니까 미련이 생기려고 한다. 그래서 여기까지만 쓰겠다”며 “다음 세상에서는 저의 시집 〈식물의 밤〉이 부당하게 감옥에 갇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음 세상에서는 저의 시집 계약이 부당하게, '단지 의혹만으로' 파기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멀리 저 세상에서 이곳을 열렬히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곳의 삶은 충분히 행복하다는 걸 아시길. 모두가 행복하진 못하더라도 더 불행해지진 마시길”이라며 “간곡하게 두 손 모아 마지막으로 기도한다”고 글을 맺었다.

그리고 그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전원은 꺼져 있고, 더 이상 페이스북에는 어떤 글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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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sijoni 2020-10-15 01:57:16
정문영기자님...사이다 발언이 아니라..말을 가려 하실줄을 모르셨던 건가요?
만약에 저 제목에 박진성이란 이름을 빼고 정문영이란 이름이 대신 들어간다면 어떨꺼 같습니까?
누가 기자님의 생환을 기도하는게 아니라..생사여부에 주목한다면 좋으시겠어요?
지금 각종 커뮤니티에서 박진성 시인님의 대한 염려가 괜한 헤프닝으로 끝나길 바라며
걱정하는 시민들의 애타는 마음이 안 느껴지신단 말입니까?
정말 실망입니다

Vvv 2020-10-15 01:27:28
맨 정신에 이런 기사 쓰기도 쉽지 않습니다. 기레기는 기레기일뿐.

블랙타이거 2020-10-15 05:08:10
부디 별일없는 해프닝이기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상처만 입고 그만두기에는 너무 억울하지 않으신가요?
성원하는 많은 분들이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클량회원

이석준 2020-10-15 06:01:51
박진성 시인님 힘내세요!!

참된용기 2020-10-15 02:21:52
긴급한 상황중에 기사 제목을 보고 정말 식겁했습니다.
개똥같은 글만 써제끼는 기레기들 속에서 그간 속시원한 기사로 깨어있는 시민들을 달래주고 기운을 북돋하 준 굿모닝충청의 정문영 기자님이 쓰신 제목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굿모닝충청의 정론직필을 응원하며 소액이나마 정기후원 하고 있는 입장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는 구독자들이 이번건 하나만 보고 외면할까 진심으로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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