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또다른 'X맨'이 튀어나왔다. ‘갑툭튀(갑자기 툭하고 튀어나온)’가 아니라, 아예 오래전부터 감춰온 자신의 정체성을 뒤늦게 드러낸 이른바 ‘지각 변종 커밍아웃’이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유성을)은 24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공수처장 거부권(비토권)을 없애는 방향으로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언급, 이미 당론처럼 굳어진 민주당 입장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이날 “법에 마련된 야당의 비토권을 바꾸려고 하거나 또 무력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야당도 비토권을 끝없이 무한정하게 행사하게 되면 그것이야 말로 비토권 오남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도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인물이 아닐지라도 가장 위험성이 덜한, 대한변협회장과 법원행정처장 두 분이 내세우는 중립적인 인물이라면 합의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타협안을 내놓았다.
특히 적절한 공수처창 후보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추천하거나, 또는 논란이 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천한 인물이 아닌 대한변협 회장, 법원행정처장이 추천하는 새로운 인물 중에서 (후보를) 줄여가, (대통령에게 추천할 처장 후보) 두 명을 선정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의 추천 후보는 모두 균형감 잃은 부적격자라는 인식을 전제로, 정치권이 아닌 대한변협 회장이나 법원행정처장 등 제3자가 추천하는 후보 중에서 공수처장이 결정되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 의원 개인의 사견에 불과한 데다, 무엇보다 검찰개혁을 위해 당이 의기투합해 일사천리로 관철시켜야 할 상황에서 5선 중진이 도움을 주기는커녕 뒤에서 뚱딴지처럼 딴지나 거는 비겁한 '적전분열행위'이거나 '해당행위'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해 "두 분이 다 퇴진을 하는 것이 국가 운영에 더 이상 피해를 안 줄 거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빠른 조치가 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극우세력이 펼치는 주장을 데칼코마니처럼 연상시킨다.
심지어 그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두 사람의 문제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사법개혁, 검찰개혁에 관한 문제도 아니고 그냥 힘겨루기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지나친 소음이다. 내가 SNS에서는 ‘쓰레기 대란’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미 정도를 넘어섰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으로서의 리더십에는 위기를 넘어서서 붕괴단계에 이르렀고, 더 이상의 직책 수행은 어렵다."
자신도 추 법무부 장관과 같은 5선 동급인 탓에 그의 눈에는 추 장관의 존재가 그저 하찮고 가소롭게만 느껴진 탓인지, 그는 이날 그냥 제멋대로 정제되지 않은 말을 마구 쏟아냈다.
과연 그의 막말이 검찰개혁을 진정으로 바라는 중진 정치인의 참다운 ‘용기’의 차원인지, 아니면 ‘만용’에서 비롯된 객기인지 좀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