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해미는 존엄성·평등 관철 위한 전장"
"서산 해미는 존엄성·평등 관철 위한 전장"
조광 전 국사편찬위원장 '역사적 장소와 기억, 그리고 내포' 발제 통해 주장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1.12.16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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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국제성지로 지정된 충남 서산시 해미면은 19세기 후반 적지 않은 조선인들이 그리스도교적 믿음과 소망에 뿌리를 박은 인간 존엄성과 평등을 관철하기 위한 전투가 벌어졌던 구체적인 전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료사진: 서산시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천주교 국제성지로 지정된 충남 서산시 해미면은 19세기 후반 적지 않은 조선인들이 그리스도교적 믿음과 소망에 뿌리를 박은 인간 존엄성과 평등을 관철하기 위한 전투가 벌어졌던 구체적인 전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료사진: 서산시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천주교 국제성지로 지정된 충남 서산시 해미면은 19세기 후반 적지 않은 조선인들이 그리스도교적 믿음과 소망에 뿌리를 박은 인간 존엄성과 평등을 관철하기 위한 전투가 벌어졌던 구체적인 전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는 15일 해미국제성지 대성당에서 진행된 포럼에서 ‘역사적 장소와 기억, 그리고 내포’를 주제로 발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조 명예교수에 따르면 당시 조선왕조와 양반 등 지배계층은 천주교 신자에 대한 박해를 “부모에게 불효하고 나라에 불충한 천주교도들을 정당하게 처형한 사건”으로 규정했다는 것.

조 명예교수는 “그러나 1860년대 해미에서 죽임을 당한 자들은 다른 백성 못지않게 나라에 충성하며 국가가 요구했던 각종 조세와 역역(力役)을 묵묵히 부담하던 선량 사람들이었다”고 강조했다.

조광 전 국사편찬위원장 “해미, 인간 존엄성과 평등 관철 위한 전장”

조 명예교수는 그러면서 천주교 전래가 당시 신분제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주목했다.

당시 신도들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해야 하며, 모두가 형제라고 믿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령 출신 백정 황일광은 천주교에 입교한 뒤 당시 양반 명문가 출신이었던 정약종과 함께 지냈다고 한다.

황일광은 특히 “나에게는 천국이 둘이 있다. 하나는 내가 미천한 신분 출신임을 알면서도 형제로 대해주니 지상에서 천국을 누리고 있는 것이고 둘째, 죽은 다음에 갈 천국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는 15일 해미국제성지 대성당에서 진행된 포럼에서 ‘역사적 장소와 기억, 그리고 내포’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서산시 제공)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는 15일 해미국제성지 대성당에서 진행된 포럼에서 ‘역사적 장소와 기억, 그리고 내포’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서산시 제공)

1801년 당시 조선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천주교가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까닭을 바로 신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 때문으로 규정했다는 게 조 명예교수의 설명이다.

조 명예교수는 “19세기 정부 당국자들은 혁명적 주장의 유포를 막으면서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로 ‘불충불효(不忠不孝)’를 제시했다”며 “이에 대해 당시 신자들은 하느님에 대한 ‘대충대효(大忠大孝)’를 위해서는 임금님의 말이라도 거부할 수 있다는 자세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조 명예교수는 특히 “내포지역에서 일어났던 천주교 신앙운동의 의미는 신분제 불용론(不容論)으로 연결됐다”며 “그렇다면 이곳에서 숨을 거둔 많은 사람들은 하느님에 대한 확신을 갖고 기존의 봉건적 권위를 상대화하면서, 신분제가 철폐된 새로운 해방공간을 앞서 산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하느님에 대한 확신 갖고 봉권적 권위 상대화…신분제 철폐 앞서 산 사람들”

계속해서 조 명예교수는 “해미는 19세기 후반 적지 않은 조선인들이 그리스도교적 믿음과 소망에 뿌리를 박은 인간 존엄성과 평등을 관철하기 위한 전투가 벌어졌던 구체적 전장”이라며 “역사 발전에 이바지했던 그들을 본받으려는 결심은 우리를 새 역사 발전을 향해 가는 하나의 공동체로 다시 만들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서산공항을 통해 전 세계 순례객과 관광객이 해미국제성지를 찾고, 가로림만 해양정원과 간월도 관광지, 산림휴양복지숲에서 치유와 휴식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산시 제공)
맹정호 서산시장은 “서산공항을 통해 전 세계 순례객과 관광객이 해미국제성지를 찾고, 가로림만 해양정원과 간월도 관광지, 산림휴양복지숲에서 치유와 휴식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산시 제공)

한편 해미국제성지는 천주교 박해 시기 수 천 명의 신자들이 생매장 등의 방식으로 희생됐으며 이름과 출신지를 남긴 순교자만 132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순교자들을 고문하고 처형했던 해미읍성에는 신자들을 가뒀던 감옥터와 함께 고문대로 쓰던 호야나무가 아직도 남아 있다.

서산시는 천주교, 불교 등 종교자원을 연계한 해미국제성지 세계명소화 마스터플랜 수립비 7억 원을 2022년도 정부예산으로 확보한 상태다.

맹정호 시장은 포럼에 앞서 진행된 해미국제성지 교령 전달식에서 “앞으로 추진하는 ‘해미국제성지 순례길 조성’, ‘해미역사공원 조성’, ‘3대 종교 연계 문화관광 콘텐츠 발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순례길로 이끌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맹 시장은 또 “서산공항을 통해 전 세계 순례객과 관광객이 해미국제성지를 찾고, 가로림만 해양정원과 간월도 관광지, 산림휴양복지숲에서 치유와 휴식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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