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 홍성군이 추진해 논란을 일으켰던 광개토대왕릉비 원형복원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군의회(의장 이선균)가 제동을 건 것.
군의회는 17일 오전 282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집행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 광개토대왕릉비 건립 사업비 5억5000만 원을 전액 삭감해 통과시켰다.
군은 갈산면에 있는 옛 광성초에 건립 중인 고대사박물관에 중국 지린성에 위치한 광개토대왕비 복제품을 실물 크기로 설치할 계획이었다.
홍성의 옛 지명이 광개토대왕비문에 세 군데나 기록돼 있어 지역과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석환 군수도 지난달 22일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시정연설을 통해 “고대사박물관에 광개토대왕비를 건립해 또 하나의 관광상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군의회는 “홍성 지명과 관계가 있다고 하는데 역사학자들에게 물어봐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광개토대왕과 홍성이 무슨 연관성이 있냐?”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군민 공감대 부족 등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이 사업의 지속 추진 여부는 해당 부서에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권과 역사학계 내부에서는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일지라도 군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라며 “군의회가 매우 옳바른 판단을 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밖에 군의회는 ▲홍성의 노래 제작 지원 3000만 원 ▲백월산 영신고천대제 700만 원 ▲사회적 기반조성 2000만 원 등 5건 사업 6억여 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군의 내년도 예산은 7452억여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