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영의 하드코어》 윤석열의 ‘언론야합’과 ‘얼빠진’ 언론
《정문영의 하드코어》 윤석열의 ‘언론야합’과 ‘얼빠진’ 언론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2.04.05 12: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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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은 지난달 10일 '제20대 대선 특집 다큐 윤석열, 국민이 부른 내일의 대통령'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MBN은 지난달 10일 '제20대 대선 특집 다큐 윤석열, 국민이 부른 내일의 대통령'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아직은 먼 봄, 겨울의 끝자락, 추위를 뚫고 피어난 매화처럼 그는 나타났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강직한 검사 윤석열, 결국 그가 선택한 길은 오직 국민에게 충성을 다하는 길이었다"라고 홍보, 칭송의 극한을 보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MBN/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이색행보 중에서는 주요 언론사의 편집·보도국장 등을 비공개로 만나는 일정을 빼놓을 수 없다. 누가 보더라도 '비정상적'인 행보다.

역사적으로 이런 행보를 보인 당선자는 일찍이 없었다. 문제는 윤 당선자가 만나자고 하면 선뜻 응하하는 언론사 책임자들이고, 이후 어떤 말이 오갔는지 일언반구 기사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비공개 회동 자체부터 이해불가고, 만난 다음 '오프더레코드'를 지키기 위함인지 모두가 입을 악다문 채 침묵수행 중이다.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riendly)'를 넘어선 '언론 야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전날 도하 언론은 윤 당선자 배우자인 김건희 씨 기사를 판박이처럼 경쟁적으로 도배질하기 시작했다. '후드티 입고 동네 나온 김건희, 경호 중인 경찰견 포옹'이라는 가십이다. '윤비어천가'로도 모자라, '김비어천가'를 노래하는 등 보기에 민망하고 당혹스러울 정도다.

앞서 윤 당선자가 최근 인수위 임시천막 프레스룸에 들렀을 때 기자 출신인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현안과 관련된 질문은 하지 마라"고 요청했고, 기자들은 이에 토를 달지 않고 예외 없이 입을 꾹 닫았다. 집무실 용산 이전문제 등 굵직한 현안에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특히 MBN은 지난달 10일 〈제20대 대선 특집 다큐 윤석열, 국민이 부른 내일의 대통령〉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아직은 먼 봄, 겨울의 끝자락, 추위를 뚫고 피어난 매화처럼 그는 나타났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강직한 검사 윤석열, 결국 그가 선택한 길은 오직 국민에게 충성을 다하는 길이었다"라고 홍보, 북한 조선중앙통신사를 방불케 했다.

이어 "공정과 원칙을 중시하는 가풍은 수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무려 11대 직계 조부가 살았던 조선시대 문신 윤황(1571~1639)까지 들추어냈다.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칭송의 극한을 보인 셈이다.

윤 당선자의 '식사정치'나 '서민정치' 등의 신변잡기는 일상적 보도가 된지 오래다. '김치찌개부터 믹스커피까지... 윤 당선인의 파격소통'(머니투데이) '동네목욕탕 찾은 윤석열... 주민, 덩치 있고 뽀얘'(국민일보)라며 윤 당선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중계하다시피 했다.

또 '윤석열, 김치찌개 한번 끓여먹자'(국민일보) '아휴~커피나 한잔 합시다'(이데일리) '프레스룸 냉장고부터 채워라, 언론에 날 세웠던 윤이 변했다'(중앙일보) 등 갈수록 가관이다. 수구언론은 이런 윤 당선자의 행보를 '프레스 프렌들리'나 '소통'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언론은 4일 윤석열 당선자 배우자인 김건희 씨 기사를 판박이처럼 경쟁적으로 도배질했다. '후드티 입고 동네 나온 김건희, 경호 중인 경찰견 포옹'이라는 가십기사를 통해, '윤비어천가'에 이어 '김비어천가'를 노래하기 시작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국내 언론은 4일 윤석열 당선자 배우자인 김건희 씨 기사를 판박이처럼 경쟁적으로 도배질했다. '후드티 입고 동네 나온 김건희, 경호 중인 경찰견 포옹'이라는 가십기사를 통해, '윤비어천가'에 이어 '김비어천가'를 노래하기 시작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일반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하면 어느 정도 기간까지 웬만한 허물에 대해서는 '양해' 해주는 '허니문 기간'이 있다. 야당에서는 정쟁을 벌이기 보다는 국정에 협조하고, 언론에서는 비판적인 기사를 자제하며, 국민들도 새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시기다.

그러나 윤 당선자의 경우는 취임도 하기 전 당선되자마자 허니문이 시작된 셈이다. 가뜩이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현직 대통령보다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국정 수행전망의 역주행 속에서 언론이 이 따위의 비정상적인 보도만 일삼고 있으니,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을까 싶다. 

이런 가운데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가 최근 회사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고, '검언유착'과 '김건희 7시간 음성파일'을 처음 제기한 MBC 장인수 기자에 대한 징계절차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편 중에서 유일하게 비판보도를 주저하지 않았던 YTN의 〈뉴스가 있는 저녁〉 프로그램도 조만간 사라질 조짐이다.

아울러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의 진행자인 이동형 작가 또한 '사임'으로 결론냈다. 탐사취재보도 전문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 정천수 대표도 검찰과 경찰의 줄소환을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의 언론 신뢰도는 세계 40위다. 신뢰도 100점 만점 중에서 21점을 기록하고 있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대한민국의 언론 신뢰도는 세계 40위다. 신뢰도 100점 만점 중에서 21점을 기록하고 있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래픽=디지털뉴스리포트 2020/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대한민국의 언론 신뢰도는 세계 40위다. 신뢰도 100점 만점 중에서 21점을 기록하고 있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래픽=디지털뉴스리포트 2020/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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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22-04-05 17:30:38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행태가 참 처참합니다.
무슨 일이든 정도껏 이란게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것도 없나봐요..

간이역 2022-04-05 16:45:52
국내 유일한 언론인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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