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형 고교학점제] “집에 안 갈래요~”… 학생 맞춤형 공간 ‘쉼마루’‧‘신일다움’
[대전형 고교학점제] “집에 안 갈래요~”… 학생 맞춤형 공간 ‘쉼마루’‧‘신일다움’
[굿모닝충청-대전시교육청 특별기획]-2
교과교실제 ②-동방고‧대전신일여고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04.19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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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고의 2학년 쉼마루 간판 및 외부 전경/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동방고의 2학년 쉼마루 간판 및 외부 전경/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고교학점제 도입이 사실상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내년 고등학교 1학년에 진학하는 학생들부터 고교학점제가 차례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 선택에 따라 과목이 개설되므로, 기존 학급 기준이 아닌 소규모(10여 명) 및 대규모(30명 이상) 수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강의와 토의‧토론 등 다양한 유형의 학습 활동이 늘어나고, 같은 반 학생이라도 과목 선택에 따라 시간표가 달라져 공강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학습 공간 및 공강 시 자습 등이 가능한 공용공간이 뒷받침돼야만, 고교학점제가 안착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그래서 대전시교육청이 새롭고 다양한 ‘학교 공간 조성(교과교실제)’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향후 개설될 학생 선택 교과의 특성을 살린 학습 공간은 물론, 최신 교육기자재를 갖춘 공용 거점 공간조성에 박차를 가한 것.

올해 교과교실제를 통해 새로운 공간이 조성된 대전지역 학교는 ▲서일고등학교 ▲대전여자고등학교 ▲동방고등학교 ▲대전신일여자고등학교 등 4개교다.

지난 14일 동방고와 대전신일여고를 찾아 시교육청의 발자취를 탐색해봤다.

동방고의 '꿈꾸는 도서관' 간판
동방고의 '꿈꾸는 도서관' 간판

동방고등학교

동방고는 학생들의 꿈을 길러주는 학교가 되겠단 뜻이 담긴 ‘동방, 꿈을 드림(Dream)’을 주제로 공간조성에 들어갔다.

‘동방, 꿈을 드림(Dream)’이라는 명칭은 교과교실제가 도입될 때, 사용자 참여 설계 단계에서 학생이 제시한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탄생했다.

올해 동방고 내 바뀐 공간은 총 7곳이다. 그중에서도 ▲각 학년 홈베이스 ‘쉼마루’ ▲꿈꾸는 도서관 등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으로, 아이들이 편히 쉬고 마음껏 꿈을 꿀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홈베이스의 경우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며 쉴 수 있는 마루라는 뜻에서 ‘쉼마루’라는 이름이 붙었다. 학생들은 이름이 지어진 취지에 걸맞게 남는 시간마다 삼삼오오 모여들어, 빈백과 테이블 등에 앉아 편히 쉬는 모습을 보여줬다.

동방고 '꿈꾸는 도서관'에 새롭게 마련된 창가 자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동방고 '꿈꾸는 도서관'에 새롭게 마련된 창가 자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꿈꾸는 도서관은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스터디카페와 도서관, 토론실, 컴퓨터실이 결합된 복합도서관 형태로 꾸며졌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수도 스터디실에서 공부를 할 수도 있으며, 공간이 분리된 ‘소그룹 토론실-북적북적’과 ‘컴퓨터실’ 또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입구 옆에는 빈백이 놓인 쉼터가 있어 휴식을 취하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교사들에 따르면 이처럼 여러 공간이 쾌적하고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자발적으로 남아 공부를 하고 가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동방고의 석식 신청 인원은 지난해보다 230여 명이 늘어났다. 떠나고 싶었던 학교에서 오래도록 남아있고 싶은 학교로 완벽히 변신했다는 증거다.

김가현 학생회장(2학년)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공간이 실현돼 더욱 애착이 생기고, 최신 교육기자재가 도입됨으로써 프로그래밍 관련 장래 희망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김가현 학생회장(2학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김가현 학생회장(2학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새로 만든 도서관과 홈베이스 등의 구조 설계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간판 디자인에도 관여했는데, 그래서 더 애착이 생기고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저의 진로가 프로그래밍 쪽인데, 도서관에 누르면 나오는 콘센트가 새로 생기며 전자기기 사용이 더 편리해져 좋습니다.

머물고 싶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편리한 기자재들이 설치되면서 저의 진로에도 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동방고는 ▲수업 형태에 따라 쓸 수 있는 ‘주제토론실 겸 커리어실’ ▲각종 회의가 가능한 ‘원탁토의실’ ▲교실 4면이 모두 화이트보드로 쌓인 ‘프로젝트실’ ▲전면이 거울로 이뤄진 ‘실내체육실’ 등을 기존 공간을 활용해 새롭게 꾸몄다.

학교 교과교실제 도입을 담당했던 이동훈 국어교사서미연 화학교사는 눈으로도 확연히 보이는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에 뿌듯해하며,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될 때 다양하게 마련된 교과교실이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김동훈 교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이동훈 교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이동훈 교사는 “저희 학교는 ‘동방 꿈을 드림(Dream)’을 브랜드로 학습 공간조성을 실시했습니다. 브랜드는 학생들이 공모한 명칭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학생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한 결과가 실현돼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생들은 층별로 마련된 쉼마루 홈베이스와 도서관을 가장 좋아하는데,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높아진 거 같아 저도 뿌듯하고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미연 교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서미연 교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서미연 교사는 “2025학년부터는 학생들의 개인별 시간표가 나오게 되는 고교학점제가 1학년부터 시행됩니다. 그때부터 공강이 발생하게 될 텐데, 학생들이 그 시간에 홈베이스나 도서관을 자율학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또 다양한 교과 교실이 마련되면서 더 효율적인 고교학점제 운영이 가능해질 것 같아 기대됩니다”라고 전망했다.

대전신일여고의 '신일다움' 간판/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대전신일여고의 '신일다움' 간판/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대전신일여자고등학교

대전신일여자고등학교(신일여고)는 도서관과 무용실, 회의실 등 총 6곳이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특성화고 특성상 전문교과 실습실에 비해 보통교과 수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적었던 기존과 달리, 다양한 형태의 교실이 조성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보통교과 교사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게 학교의 설명이다.

특히 ‘ㅁ(미음)’으로 라임을 맞춘 ▲신일다움 ▲지혜나눔 ▲혜우림도서관 3곳이 가장 특색있는 공간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전신일여고 '신일다움'의 컨퍼런스룸/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대전신일여고 '신일다움'의 컨퍼런스룸/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신일다움은 기존 무용실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무용실의 넓은 공간을 활용해 한쪽은 무용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쪽은 특강 등이 진행되는 컨퍼런스룸으로 나뉘었다.

고교학점제 시행 시 대규모 수업이 발생할 수 있음에 따라, 이에 대비해 넓은 특강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또 분리된 공간은 폴딩도어로 나누어졌다. 컨퍼런스룸의 문을 개방하면 무용하는 학생들을 응원할 수 있는 객석으로 변신할 수 있게끔 해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대전신일여고 '지혜나눔'의 회의실/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대전신일여고 '지혜나눔'의 회의실/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지혜나눔은 기존 회의실을 세 공간으로 분리, 회의뿐 아니라 수업과 동아리 활동이 가능토록 구성했다.

지혜나눔 입구 옆편에는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마련됐으며, 나머지 공간은 수업을 하거나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테이블을 넓게 배치했다.

지혜나눔 역시 공간을 폴딩도어로 분리했다. 폴딩도어를 개방하면 대규모 인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듦으로써 효용가치를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대전신일여고 '혜우림도서관'에 마련된 휴게 공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대전신일여고 '혜우림도서관'에 마련된 휴게 공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혜우림도서관은 기존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보다 넓고 산뜻한 분위기의 도서관으로 재탄생했다.

먼저 학교는 공간 확보를 위해 복도를 도서관과 결합했으며, 기존 서가 공간에 스터디룸과 휴게 공간 등을 만들었다.

특히 도서관 중앙에 배치된 굴 형식의 테이블은 카페 같은 모습으로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게 학교의 설명이다. 휴게 공간에는 계단형식의 자리와 빈백, 흔들의자가 배치됐다.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탈피한 도서관에는 자연스레 학생들이 모여들었으며, 마치 카페처럼 수다를 떨고 책을 읽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이번 교과 교실 구축을 담당하고 간판 디자인에도 참여한 이지희 교사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 또한 상당히 좋아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고교학점제에 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지희 교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이지희 교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이번 고교학점제 학교 공간조성 사업을 통해, 보통교과 수업을 다양한 형태로 할 수 있는 교실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보통교과 선생님들이 많이 좋아하십니다. 특히 국어 교과의 경우 도서관에서 독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저 또한 수업 중 학생들이 자유롭게 누워서 책을 읽는 등의 편안한 모습을 많이 봤는데, 이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능률이 오른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앞으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과목 수도 많아지고 다양한 형태의 수업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습 공간조성 사업을 통해 모둠 학습이나 토의‧토론학습 등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할 수 있는, 또 소규모 학습이나 대규모 특강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규모의 공간이 마련돼 정말 좋습니다”

이온유 학생회장(3학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이온유 학생회장(3학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이온유 학생회장(3학년)은 접근성이 떨어졌던 도서관이 바뀌면서 방과 후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았다.

“기존 도서관은 접근성이 떨어지던 곳이라 사용이 잦지 않고, 그래서 이곳을 관리하던 도서부 학생들이 굉장히 심심해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시설도 쾌적하게 바뀌고 새로운 물건도 많이 들어오면서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게 되고 자연스레 책을 읽는 횟수가 늘게 된 것 같습니다. 또 도서관 한편에 마련된 스터디룸 덕에 자율동아리처럼 학생들이 스스로 이끌어나가는 활동도 더 많아진 거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방과 후에 남아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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