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는 젊은 영부인 이미지에 걸맞게 재클린 케네디가 즐겨 착용하던 목이 긴 장갑과 다양한 스타일로 취임 초기부터 상찬을 받았고, 그가 입은 옷과 신발은 매진행렬을 이어갔다.”
〈조선일보〉는 지난 3월 19일 「무채색 바지정장에 스카프가 돋보이는…그녀는 ‘재키 스타일’?」이라는 기사(이혜운 기자)를 통해 “패션도 정치다. 대통령 부인은 더욱 그렇다”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스타일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젊은 영부인’과 ‘재클린 케네디’를 패션 스타일을 소재로 한데 버무려 지적인 이미지의 영부인으로 동일시하려는 지극히 '외람된' 내용이었다.
이에 백건우 작가/만화평론가가 11일 매우 합리적인 추론을 제기하고 나서 화제다. 그는 먼저 지난 6월 나토(NATO: 북대서양방위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 대통령을 따라 해외 나들이할 때,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찍은 사진 하나를 끄집어냈다. 무슨 책자인지를 뚫어지고 바라보고 있는 윤 대통령을 김 여사가 바로 옆에 서서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는 장면의 사진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치밀하게 의도한 사진일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의도로 보이는 장면이 너무 많다”며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부부 사진을 소환, 비교에 나섰다.
“남편이 대통령이고, 앉아 있으며, 서류를 보고 있다. 대통령의 아내는 흰옷을 입었고, 투피스의 디자인이 매우 비슷하다. 여성은 모두 오른쪽에서 비스듬한 시선으로 왼쪽의 인물을 내려다보고 있고, 거리와 각도가 비슷하다.”
그는 “이쯤 되면 치밀하게 계산된 의도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그렇다면 왜? 무슨 목적으로 아래의 사진을 복사한 것처럼 그대로 따라 찍었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사진 표절’에 모종의 의도가 숨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두 사진의 모티프가 '공교롭게도' 거의 데칼코마니다.
“윤 대통령을 케네디와 비교하고 싶은 게 아니라, 김 여사를 재클린과 동일시하려는 의도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사진에서 중앙에 자리하고, 중심 인물이며, 돋보이는 인물은 서 있는 인물이다. 사람의 시선이 먼저 닿는 곳이 중심인물이라면 여기서는 재클린이다. 따라서 재클린을 모방한 김 여사의 의도는 뻔하다. 자신이 곧 재클린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다.”
이어 “모방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장미와 똑같이 생긴 종이꽃이 향기를 내지 못하는 것처럼, 모방을 아무리 잘 해도, 근본이 안 좋으면 역겨운 냄새만 날 뿐”이라고 꼬집었다.
기도해본다